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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미녀공작'에 홀렸던 모란관식당 다시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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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5-12-28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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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10여년 전 중국 동북3성의 중심도시인 선양 코리아타운 시타에 모란관이라는 북한식당이 문을 열었다. 당시 시타에는 백제원, 경회루 등 전통 한식당이 시타의 대표적 업체로 자리 잡고 성업 중에 있었다.
 
모란관은 기존의 북한식당과 달리 백제원, 경회루 등과 견줄만한 규모와 시설을 갖추고 한국 관광객을 상대로 문을 열었다. 영업방식도 파격적이었다. 모란관 종업원들은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모란관으로 오세요"라는 어깨띠를 걸치고 선양타오셴국제공항에서 한국관광객을 상대로 홍보전단지를 돌리며 모객행위를 했었다.
북한식당의 서비스 특징은 종업원이 공연도 하고 직접 서빙도 하는 것이다. 옛날 잔칫집에서 동네 부녀자들이 노래하고 춤 추며 상을 내오는 전통적 방식이다. 이같은 서비스 방식은 북한식당이 유일하다.
 
개업 당시 모란관 종업원 중에 향옥이라는 평양 아가씨가 있었다. 기타를 치며 '홍도야 울지마라'라는 노래를 멋떨어지게 불렀다. 평양아가씨 향옥이에게 반해 자주 모란관을 찾아 온반과 냉면을 즐겨 먹었다.
 
향옥의 노래는 북한식으로 표현하면 황색바람에 흠뻑 젖어 사회주의 정치적 냄새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그녀에게서 자유로운 사회의 예술적 끼가 넘치는 젊은 여성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주변 사람들은 북한의 '미녀공작'에 홀리지 말라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북한식당 종업원들은 개별행동이 허용되지 않는다. 밖으로 나오면 여러명이 줄을 서서 이동한다. 특별한 일이 없는 이상, 업소와 숙소만 오간다.
나는 당시 "만약에 향옥이를 탈출시킨다면..."이라는 가상의 작전을 틈틈이 모색하기도 했었다.
 
십여년만에 다시 모란관에 가보았다. 시타의 경회루는 몇년전에 문을 닫았고 백제원은 예전만 못한데 모란관은 어떨지 궁금했다.
 
실내 인테리어가 예전과 비교해 많이 바뀌었다. 극장식 레스토랑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테이블도 사각의 식당 테이블에서 원형 테이블로 바뀌었다. 메뉴도 중국고객을 위한 메뉴로 바꿔 온반 등 예전의 북한메뉴가 사라졌다. 특히 종업원들은 하나같이 중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했다. 중국고객과 대화를 자연스럽게 나누는 종업원들이 많았다.
 
북한식당에서는 사진을 못찍게 한다. 모란관을 찾은 중국 고객들은 스마트폰으로 연신 사진을 찍었지만 이를 제지하는 종업원은 없었다.
 
이 모든 변화 중 가장 큰 변화는 수령 뺏지 대신 인공기 뺏지를 달았다는 것이다. 수령 뺏지를 달지 않은 북한식당 종업원은 이번에 모란관 식당에서 처음 보았다. 이는 대단히 중요한 변화이다.
 
북한은 중국 주요 도시에 이같은 식당을 열고 정치공작과 경제사업의 현지 플랫폼으로 활용한다. 특히 종업원들은 식당에서 파악되는 한국인에 대한 정보를 의무적으로 보고한다. 그런데 모란관의 변화는 중국고객을 상대로 한 외화벌이 목적을 위한 콘셉트로 탈바꿈했다.
 
이는 김정은 시대의 북한 내부 변화와 김정은 정권의 의도를 감지하는 신호 중 하나로 읽을 수 있다. 북한식당조차 과거 정치중심에서 경제중심으로 개선됐음을 확인할 수 있다. 가슴에 수령뺏지를 달고 자나깨나 충성을 맹세하던 그들이 수령 대신 인공기를 가슴에 달았다.
 
북한 내부에서는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그 변화의 동기와 내용, 목적, 현황 등에 대해서 주도면밀하고 긴장감 있는 관찰과 파악이 중요하다. 시대사적 변화의 시발점이기 때문이며 변화의 바람을 먼저 읽는 자가 그 바람을 타고 순항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혹자는 북한식당에 가서 왜 돈을 보태주냐며 경계심을 드러내기도 한다. 대학생 형이 유치원생 아이에게 알사탕 준다고 대학생이 되는 건 아니다. 알사탕을 줘야 말을 들을 것이고 말을 잘 들어야 담배 심부름이라도 시킬 수 있는 법이다.
남과 북의 대표적 착각이 있다. 북은 한국의 경제력과 국제적 지위가 어느 정도인지 감을 못잡고 있는 것이며 남은 북과의 차이가 대학생과 유치원생 정도임을 모른다는 점이다.
 
북한의 체제 변화와 함께 동아시아 경제시대의 막이 열릴 것이다. 시대예감에 촉이 발달한 자들이 새로운 시대를 주도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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