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수재들 들여다보니…남방 출신 칭화대 상경계 ‘왕씨’ 여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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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6-07-04 08:46본문
[생생中國] 중국 수재들 들여다보니…남방 출신 칭화대 상경계 ‘왕씨’ 여학생
입력 : 2016.07.04 09:26:31
1978년 개혁개방 이후 중국의 고성장은 농촌에서 도시로 일자리를 찾아온 중졸 이하 2억6000만명의 농민공이라 불리는 저임금 노동자들이 외국 자본과의 화학적 결합을 통해 이룬 것이었다. 그러나 1983년 이후 본격적으로 실시된 한 자녀 갖기 운동의 영향으로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드는, 인구 보너스 종료 시점을 계기로 중국의 성장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지금 중국은 ‘인구 보너스 시대’에서 ‘인재 보너스 시대’에 진입하고 있다. 중국의 2015년 대학 졸업자는 749만명으로 2001년 114만명과 비교하면 15년 사이에 6.5배나 늘었다. 최근 10년간 중국의 대졸자는 한국 전체 인구보다 많은 6224만명이나 된다.
중국도 ‘개천에서 난 용’의 스토리가 많은 나라고 또 ‘황금수저’의 사회적 논란이 거센 나라다. 빈부격차가 심해지고 경제 발전에 따른 사회구조의 안정화로 흙수저가 황금수저로 바뀌는 일이 점점 어려워지고는 있지만, 여전히 중국의 명문대 입학이 신분 상승의 중요한 사다리 역할을 한다.
중국의 대입 수능시험 ‘가오카오(高考)’가 6월 7일 시작해 지난 9일에 끝났다. 중국은 문화대혁명으로 중단했던 대입 수능이 1977년에 재개된 이래로 39년이 흘렀다. 한 자녀 정책의 영향으로 대입 수능 응시자도 2007년 1050만명을 정점으로 하락세다. 2015년 942만명이 응시했고 2016년에는 2만명 줄어든 940만명이 대입 수능에 응시했다.
▶칭화대, 수석자들이 가장 선호
2012년 이후 4년간 여초(女超)
의대보다 경상계열 선호도 높아
중국의 대입 수능은 한국과 달리 각 성별로 수석을 발표하고 이들이 어느 학교에 지원했느냐가 명문대의 또 다른 순위 결정 요인이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명문대의 우수 학생 유치 경쟁도 불꽃 튄다.
중국에서는 31개 성에서 수능 1위를 한 수석을 ‘장원(壯元)’이라고 부른다. 2005년부터 2015년까지 중국의 31개 성의 수능 수석인 장원들이 가장 많이 지원한 대학을 보면 402명이 지원한 칭화대가 1위였고, 2위가 400명이 지원한 베이징대, 3위가 푸단대순이다.
중국의 대입 수능 수석자인 장원들의 남녀 비율에도 재미있는 변화가 있다. 1952년부터 1999년까지는 남학생의 수석 합격자 비율이 71%였지만 2000년 이후 2015년까지는 여학생의 비율이 53%로 남성을 추월했다. 2015년에 장원의 남학생 비율은 48%였고 여학생이 52%로 2012년 이후 연속 4년간 여초(女超)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의 장원들은 어떤 과를 선호할까. 중국에서는 경상계열 선호도가 높고 아직 의사의 사회적 지위가 낮아 의대 선호도가 낮다. 1977년 이후 39년간 중국의 수석들이 지원한 학과를 보면 경제학이 343명으로 1위고, 경영학이 324명으로 2위, 전자공학이 113명으로 3위다.
1977년 이후 39년간 장원들의 성씨를 보면 왕(王) 씨가 139명으로 가장 많았고, 2000년 이후 장원을 가장 많이 배출한 도시를 보면 광동성의 광저우(廣州)시와 안후이성 허페이(合肥)시가 각각 15명으로 1위였다. 중국의 대입 수능에서 장원한 학생들의 특성을 고려해 중국 수재(秀才)들을 정의하자면, ‘왕 씨’ 성에 중국 ‘남방 지역 도시 출신’으로 ‘칭화대 경제·경영계열’을 지원한 ‘여학생’으로 요약된다.
대중국 진출 전략의 첫 번째 우선순위는 이른바 ‘관시(關係·관계)’다. 중국 진출을 노리는 한국 기업이라면 중국 수재들의 지형도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늘 눈과 귀를 열어둬야 한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