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정상이 역사상 최초로 판문점에서 회담을 가진 가운데 중국 관영매체인 환구시보(环球时报)가 사평을 통해 “남북한 정상이 만나 연내 종전 선언을 약속하면서 평화의 전기를 맞이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총평했다. ⓒ 환구시보

 남북한 정상이 역사상 최초로 판문점에서 회담을 가진 가운데 중국 관영매체인 환구시보(环球时报)가 사평을 통해 "남북한 정상이 만나 연내 종전 선언을 약속하면서 평화의 전기를 맞이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총평했다. 또한 다음달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미국이 이와 같은 평화의 흐름에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북한이 성공적으로 회담을 이끌었다는 평가와 동시에 우려의 목소리도 높였다. 환구시보는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무대는 열기가 뜨겁지만 여전히 취약하다”며 "남북 관계에서 중요 역할을 도맡은 미국 정부가 아직 등장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남북한 정상회담이 있기 전 "(북미) 회담 자체가 아예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언급하면서 북미 정상간 만남에 일정한 조건이 있음을 시사했다고 환구시보는 지적했다.

환구시보는 또 많은 사람들이 이번 남북한 정상회담을 다음달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의 예고편으로 보고 있다고 전하면서 심지어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 역할로 분장했다고 볼 정도라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이 나눈 협의는 모두 미 정부의 지지를 필요로 하며, 만일 미국이 이를 반대한다면 어떠한 결실도 맺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뒷받침했다.

오늘 비핵화와 전쟁 종결을 핵심으로 한 판문점 선언이 발표됐지만 이는 양측의 희망사항에 불과할 뿐 확실한 계획은 짜여지지 않았다고도 지적했다. 결국 미국이 직접 나서 북한과의 협상을 통해 마무리 지어야 하는 문제라는 논리다. 환구시보는 "한국은 희망을 전할 뿐 (북한과) 정치적 흥정을 하는 데 제한이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역사적 경험에서 비춰볼 때 한 달여를 앞둔 북미회담이 난항을 겪을 경우, 오늘 남북 정상들이 다룬 논의는 물거품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한반도의 경색된 관계를 개선하고 오늘의 회담이 있기까지 한국 정부가 많은 노력을 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지난 수개월간 벌어진 상황이 이를 증명하며 한국 정부는 최근의 남북관계를 주도적으로 이끌어갔다고 평했다. 덧붙여 (한국 정부가) 과거 미국에 지나치게 의존했지만 이제는 스스로의 의견을 견지해나갈 필요성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환구시보는 "문 대통령이 김 노동당 위원장의 손을 잡고 높이 든 순간부터 한반도 평화에 대한 양측의 노력이 헛수고가 되어선 안 된다”고 피력하면서 미국이 남북한 평화 관계를 존중할 것을 강조했다.

사평 끝머리에서는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김 노동당 위원장을 만나지 않는다면 이 같은 결정에는 백악관뿐 아니라 청와대의 의견도 수렴해야 한다”며 "미국이 어떤 결정을 내리든 간에 이는 모두 한국의 국익과 관련이 깊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