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 만에 한국 단체 관광 상품 등장…한중관계 해빙 조짐
[2017-10-30]
7개월 만에 한국 단체 관광 상품 등장…한중관계 해빙 조짐
당대회서 시진핑 2기 대외정책 가닥
작년 주빈 안보냈던 개천절 행사
올해는 中 외교부 고위간부 참석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이트 ‘시트립’에서 제주도 관광 상품 판매가 재개됐다. 시트립 홈페이지 캡처
10월 27일 열리는 주중 한국대사관 주최 ‘2017년도 개천절 국군의 날 기념 리셉션’에 천샤오둥(陳曉東)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급)가 주빈으로 참석하는 것은 개선되고 있는 한중 관계를 상징한다. 지난해 같은 행사에 중국은 아예 주빈을 보내지 않았다.
이번 행사에는 천 부장조리를 포함해 정치·군사·경제·문화 분야 각계 중국 측 인사가 참석하며 한국 측을 포함해 총 참석 인원이 1500여 명에 이를 것이라고 주중 한국대사관이 밝혔다.
사드 보복으로 올해 3월부터 한국 단체관광을 금지한 중국의 조치에도 변화 조짐이 보이고 있다.
롯데호텔은 이번 주초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 사이트인 ‘시트립(C-trip)’으로부터 한국 여행상품 검색과 판매를 재개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는 연락을 받았다.
시트립 사이트에서는 3월 중순 이후 한국 여행상품 검색 자체가 되지 않았으나 26일 현재 ‘한국’을 검색하자 제주도 5일 여행상품 등이 나오고 있다.
중국 허베이(河北)성의 한 중국 여행사는 24일부터 단체관광객 모집 광고를 냈다. 실제로는 단체관광이 아니라 개별 관광상품을 ‘공동 구매’하는 형식이지만 중국 당국이 이를 묵인하는 것은 눈여겨볼 만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경제의 6개월 선행지표로 불리는 증시는 이미 사드 해빙기다. 2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9월 26일∼10월 26일) 자동차와 화장품, 백화점, 여행 등 사드 관련 업종의 12개 대표 종목 주가는 평균 23.01% 상승했다.
이 기간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4.48%, 5.95% 오르는 데 그쳤다. 김재홍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금까지는 중국이 정치·군사 관련 이슈에 집중했지만, 당 대회를 계기로 시진핑 2기가 출범하면서 사드 문제 해결의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는 기대가 높다”고 분석했다.
특히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 코스맥스 등 화장품 업종의 주가는 최근 한 달 동안 평균 28.75% 올랐다. 백화점과 여행 업종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신세계는 한 달간 주가가 19.63% 올랐고,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27.59% 상승했다. 호텔신라와 파라다이스, 하나투어, 모두투어 등 호텔 및 여행 업종도 평균 23.79% 올랐다.
사드 보복의 직격탄을 맞은 자동차 업종도 최근 중국 생산공장 가동률이 오르면서 바닥을 치고 올라가는 모양새다.
현대차는 이 기간 주가가 8.14% 올랐고, 현대모비스는 10.58% 상승했다. 현대차의 올해 3분기(7∼9월) 영업이익은 1조2000억 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12.7% 늘어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하지만 국내 여행업계는 아직 중국의 사드 보복이 풀릴 것이라 기대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위기다.
이전에도 사드 보복 이후 수차례 중국 여행사 자체적으로 한국 관광상품을 판매했지만 중국 정부 차원의 움직임으로는 이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중국 쪽 자회사 관계자들 역시 아직 현지 분위기에 큰 변화가 없다고 보고 있다”며 “중국 개별 여행사에서 단체관광 상품을 출시했다고 해서 사드 보복이 풀릴 것이라 기대하기에는 섣부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