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센트 공격적인 투자로 사업다각화 시도, 시장 반응은 미온적
2018.08.24
중국 ‘인터넷공룡’ 기업 텐센트는 유독 중국 국내 라이벌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그룹의 사업을 견제할 수 있는 스타트업에 대한 공격적 투자가 올해도 이어지고 있어 중국 벤처캐피털 '큰손'으로 부각되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실적으로는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텐센트는 벤처 투자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텐센트로부터 투자를 받는 기업들은 알리바바등 경쟁사로부터 투자를 유치 하거나 전략적 제휴를 하지 않는다는 점을 계약에 명시해야 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가 보도한 바 있다.
중국 데이터 플랫폼 IT쥐쯔(IT桔子)에 따르면 텐센트는 올 들어 지난 7월말 현재까지 지난 한해 투자규모를 넘었는데 모두 93개 기업에 1874억7200만 위안(약 30조8000억원)을 투자 한 것으로 중국 경제일간지 제일재경일보(第一財經日報)가 최근 보도했다.
텐센트 투자의 특징은 전자상거래, 게임, 물류,교통, 기업서비스,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교육 등 스타트업 분야의 광범위한 영역에서 방면에서 이뤄지고 있는데, 텐센트의 투자액수로 보면 알리바바나 바이두와 비교시 각각 2배, 3배 많은 투자 규모를 나타내고 있지만 실적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
텐센트가 투자한 대표적인 스타트업으로는 최근 나스닥에 상장한 중국 소셜네트워크(SNS) 기반 신흥 전자상거래 기업 핀둬둬 (拼多多), '배틀그라운드' 게임 개발사인 한국업체 블루홀, SNS 기반 전자상거래 신생 기업인 샤오훙수(小紅書), 하오이쿠(好衣庫),
모바일 고객관계관리(CRM) 기업 샤오서우이(銷售易), 중국 화물트럭 공유기업인 만방(滿幇)그룹, 프랑스 게임업체 유비소프트, 중국 온라인교육 최대 서비스업체 신둥팡온라인(新東方在線), 영화·엔터테인먼트 기업 신리미디어(新麗傳媒),
라이브 동영상기업 후야즈보(虎牙直播), '중국판 유니클로'로 불리는 남성복 SPA 업체 하이란즈자(海瀾之家) 등이 있다. 해외 유망 스타트업 투자는 인공지능(AI) 기반 뉴스서비스를 제공하는 인도 2대 뉴우스앱인 '인도판 진르터우탸오(今日頭條)' 뉴스도그에 50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C 투자에 참여했다.
그러나 이러한 공격적인 스타트업 투자에도 불구하고 텐센트는 2분기 실적 부진으로 주가가 급락세를 보이면서 중국 인터넷 시장에 대한 우려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CNBC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텐센트의 올해 2분기 매출액은 736억8000만위안(약 12조700억원)으로 지난해 동 기간 대비 30% 증가했지만, 순이익은 2% 줄어든 179억위안(약 2조9200억원)에 그쳤다.
특히 게임 부문의 실적이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는데, 온라인 게임 매출은 중국 감독 당국의 규제의 영향과 게임에 대한 검열 강화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한 176억 위안(약 2조 8800억원)에 그쳤다.
텐센트의 순이익이 감소한 것은 2005년 이후 13만에 처음으로 텐센트(T)와 함께 'BAT'로 불리는 알리바바(A)와 바이두(B)의 주가도 최근 부진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텐센트의 현재(16일) 주가는 올해 고점 대비 7개월만에 약 30% 하락하여 알리바바 24%가량 바이두 20%가량 하락과 비교시 가장 큰 낙폭으로 떨어졌다.
이와 관련, 미·중 무역전쟁 여파,위안화 평가절하, 미국의 중국에 대한 지적재산권 강화 움직임 등 외부요인과 함께 향후 중국 인터넷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사실 텐센트가 세계적인 인터넷기업으로 고속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창업 초기부터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사업을 확장한 게 큰 영향을 미쳤지만 향후에는 사업구조를 다각화 하고 사업별 수익구조를 개선함과 동시에 해당 분야에서 기술적인 우위를 주도 하지 못하면 성장 동력을 급격히 상실 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편 미국의 대표적인 IT 첨단 기술 기업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 기업의 최근 주가 하락 요인은 사용자 수 증가 둔화로 투자 심리가 위축된 데 따른 것이라면, 중국의 대표적인 3대 IT 기술주(BAT)의 부진은 미국·중국 간의 무역 분쟁, 위안화 절하 등의 영향을 받고 있어 더욱 유동성이 크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