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매담당자를 통해서 본 절강성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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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dmin 작성일11-07-04 08:55본문
우리 회사 구매 담당자의 이야기입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 회사는 절강성의 조그마한 시골에 있었는데 시골이라 하더라도 제품들이 마을마다 특화되어 있기에 마치 특화된 공단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갖는 곳입니다. 이 점이 절강성 공장들의 특징입니다.
반면 외지인들에 대해서는 눈에 안 보이게 차별이 심한 곳이고 눈 앞의 이익에 지나치게 집중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외지에서 사업을 하겠다고 절강성에 오면 처음에는 도와줍니다. 아니 도와주는 척합니다. 물론 사소한 것은 도움도 받습니다. 그러나 나중에 보면 공짜가 아닙니다. 그러니 본지인을 찾아 직원으로 쓸 필요가 있어 이 친구를 채용한 것입니다.
이 친구는 참 특이한 면이 많습니다. 다른 지방과 같이 절강성에서도 차로 1시간만 가면 사용하는 언어가 약간씩 달라집니다. 이 친구는 약 10개 정도의 말을 사용합니다. 나이가 50이 훨씬 넘은 친구인데 구매 경력 30년이 넘었고 젊었을 때 각 지방 말을 공부했다고 자랑삼아 떠들고 다닙니다. 나는 이 친구를 통하여 이 지방 사람들의 특성에 대해 많은 공부를 했습니다.
이 친구는 물건 구입시 아무리 작은 금액이라도 깎지 않으면 직성이 풀리지 않습니다. 또 가격을 깍은 물건에 대해서는 원래의 물건과 다르지 않은지 아주 세심하게 검사를 합니다. 이 친구의 이야기는 절강에서는 가격을 깎으면 대부분 다른 물건을 준다고 합니다. 그냥 가격만 깎았다고 좋아하다가는 오히려 바가지를 쓴다는 것입니다.
이 친구는 물건 구입시 반드시 현지어를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이 친구의 주장은 현지어와 보통어(북경어)의 가격 차이는 반드시 10 % 이상 차이가 난다는 것입니다. 나도 사실이라고 봅니다.
이 친구는 자기 밑에 있는 직원들에 대해서는 마치 노예처럼 부립니다. 상부 지시가 있으면 무조건 따르는 것이 중국 사회라고 떠듭니다. 나이가 있으니 과거 공산정권시절 인민들 교육의 습관이 몸에 배어 있는 것입니다. 물론 요즘 젊은 친구들은 이 점에 수긍을 하지않고 반발을 합니다. 그러면서도 긍정하기도 합니다. 겉으로는 하부 직원이 상사에게 꼼짝 못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물론 이들도 사람이니 속으로는 엄청난 반발이 있겠지만 참습니다. 이 지방 공장들이 직원들을 다루는 방법입니다. 나는 개인적으로 좋은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못 본 척 할 때가 많습니다.
이 친구는 자기가 한 일에 대해 내가 보기에 지나치게 자랑하고 온 동네에 떠들고 다닙니다. 그리고 자기에게 불리한 상황이 발생하면 얼른 몸을 감춥니다. 자기 일이 아닌데 자기한테 불똥이 튈 것 같으면 구매하러 나간다고 핑계를 대고 나갑니다. 이 점도 이 지방 공장들이 흔히 행하는 행태와 같습니다. 구체적으로 지적하고 시정을 요구하고 서면으로 다시 독촉해야 일이 제대로 됩니다. 이 친구나 거래 공장이나 같습니다.
이 친구는 회사에 요구할 사항이 생기면 반드시 서면으로 합니다. 급하면 일단 말로 먼저하고 서면으로 작성하여 줍니다. 이 지방 공장들도 비슷합니다. 자기한테 불리한 사항에 대해서는 꼬리를 감추고 유리한 사항은 반드시 요구합니다. 친하다고 봐주는 것도 없습니다. 그러나 이 지방 공장 사장들은 공부를 하지 않아 이 친구처럼 글을 잘 쓰지 못하고 자기한테 유리한 사항이라면 서면으로 써서 자기 회사한테 팩스를 하라고 합니다.
이 친구는 아침 6시면 회사에 출근을 합니다. 이 지방 공장 사장들은 보통 6시 반에서 7시면 출근을 하니 자기는 그 전에 회사에 나와 준비를 한다고 떠들고 다닙니다. 실제 중국의 공장들은 한국보다 일찍 시작하고 늦게 끝납니다.
이 친구는 술을 좋아하여 구매시 상대가 술을 사주면 흥정을 하다가 더 깍지를 못합니다. 그래서 나는 이 친구가 거래처와 술을 먹었다고 하면 다른 구매 담당자에게 가격 조사를 다시 시킵니다. 중국에 와서 특이하다고 생각하는 점은 바로 옆자리에 있는 동료라고 하더라도 자기와 관계되는 일이라면 봐주는 것이 없다는 것입니다. 옆 동료가 가격 조사를 한 것으로 알고 있더라도 다시 자기에게 가격 조사를 시키면 옆 동료를 완전히 깔아뭉갭니다. 절강성의 또 다른 특징입니다. 완전히 자기 중심입니다.
이 친구한테는 비밀이 없습니다. 물론 자기에 관한 사항은 철저히 함구를 합니다. 그러나 자기가 알고 있는 남의 일이라면 큰소리로 떠들고 다닙니다. 자기 것은 감추고 남의 것은 까발립니다. 특화된 공장들이 모인 곳이니 정보 교류가 많은 것은 이 지방의 특색입니다. 그러나 자기 거래처나 특별한 기술에 대해서는 공장 사장이 직접하고 직원들한테도 안 가르쳐줍니다. 또한 자기가 만든 제품에는 반드시 자기 부속을 쓰도록 아주 사소한 것에 비규격품을 사용합니다. 자기만이 아는 비규격품 때문에 계속 거래를 하도록 유도하는 것입니다. 남의 것은 공개하고 내 것은 감추는 것이 이 지방의 또 다른 특징입니다.
이 친구는 구매할 때 거래처에 재고가 없으면 남의 공장에서 잘 빌려다 사용하고 구매품이 들어 오면 빌려 온 것을 되돌려 줍니다. 이처럼 이 지방 공장들은 자기 물건과 함께 팔리는 다른 공장의 제품을 사다가 함께 팝니다. 물론 수수료를 뒤로 받습니다.
나는 이 친구한테 절대 주요 원자재 구매를 시키지 않습니다. 이 친구는 품질 위주의 구매가 아닌 철저히 가격 중심의 구매입니다. 이 지방 공장들의 특성도 마찬가지 입니다. 누가 가장 저렴한 물건을 만드는지 보자는 식입니다.
이처럼 절강성에서 좋은 물건을 만들기는 참 어렵습니다. 자재 공급 공장에서 검사 담당자를 완전히 자기편으로 만듭니다. 우리 회사는 부품이 들어 오면 2번의 품질 검사를 합니다. 처음 품질 검사는 해당 부품 검사 담당이 하지만 2차 검사는 어제 입고된 자재 목록을 작성하여 아침에 임의로 검사 담당을 지정하여 검사하게 합니다. 마치 한국 세관에서 수입 검사 당당자를 지정하는 것과 같은 방법을 도입한 것입니다.
이 친구는 절강성에서 뼈가 굵은 사람이기에 절강성의 특징을 많이 가지고 있고 나는 그동안 절강성 사람들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고 욕만 했던 것을 이 친구를 통하여 이해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