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중국인들의 송편 `월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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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dmin 작성일11-09-08 09:57본문
순금으로 만들어 뇌물 성격이 짙은 황금 월병.
명나라를 세운 주원장이 원나라 전복을 위해 최후의 일전을 준비할 때다. 그는 8월 15일을 결전의 날로 잡았다. 문제는 원나라 감시망을 피해 각 지역에 어떻게 군령을 전하느냐였다. 고심 끝에 '월병(月餠.둥근 모양의 작은 케이크)'에 착안했다. 월병 속에 '8월 15일 밤 봉기(八月十五日夜起義)'라고 적힌 쪽지를 넣어 선물이라며 돌렸다. 군령은 신속하게 전달됐고 봉기는 성공했다. 중국인이 중추절 때 월병을 선물로 돌리게 된 유래다.
우리가 추석에 송편을 먹는다면 중국인은 월병을 즐긴다. 월병은 오리알이나 과일.팥 등을 넣은 일종의 떡이다. 송편이 반달 모양인 데 비해 월병은 보름달 형태다. 중국인이 월병을 먹기 시작한 것은 당나라 때부터로 알려졌다. 환하고 둥근 보름달이 떠오르면 보름달처럼 둥근 월병을 만들어 달님에게 제사를 지낸다.
또 이날만큼은 둥글게 모여 앉아 월병을 나눠 먹으며 무병 장수를 빈다. 북송 시기 문헌인 '동경몽화록(東京夢華錄)'에는 '중추절 달을 깨물어 먹듯 작은 떡을 먹는다(小餠如嚼月)'는 기록이 남아 있기도 하다. 월병은 둥근 모양은 비슷하지만 지역에 따라, 또 맛과 재료에 따라 수백여 종으로 나뉜다.
그러나 현재의 월병은 중국 부정부패의 단면을 비춰 주기도 한다. 황금으로 만든 월병이 등장하는가 하면 월병 세트에 보석을 끼워 돌리기도 한다. 청탁이 목적이다. 과거 이민족 타도라는 애국적 대의를 위해 봉사했던 월병 선물이 이젠 중국 사회를 갉아먹는 뇌물로 전락한 것이다. 개혁.개방 이후 돈만 보고 달려온 중국인의 씁쓸한 자화상이 배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