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큼한 탕훨 하나 얼마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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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dmin 작성일11-09-13 10:06본문

▲ 노점상들이 자선거에 꽃처럼 꽂고 다니며 판다. 어떤 거 드실래요? 북경 따샨즈 부근. |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면 으레 솜사탕이나 떡볶이쯤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하다 못해 뭐 하나 손에 들고 먹는 재미라도 있어야 외출의 즐거움이나 축제의 분위기가 나는 것은 어딜가나 마찬가지인가 보다.
북경 겨울의 번화한 거리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탕훨'은 모양새부터가 벌써부터 축제를 연상시키기에 손색이 없다. 마치 꽃이 활짝 핀 모양새를 한 탕훨들을 노점상들이 누구는 자전거에 누구는 긴 장대 끝에 엮은 짚단 사이에 탕훨들을 꽂고 다니기 때문이다. 멀리서보면 알록달록한 꽃들이 거리를 둥둥 떠다니는 것 같이 보인다.
이 탕훨은 겨울에만 볼 수 있는 먹거리인데, 이유는 겉부분에 입힌 엿물 때문이다. 여름이 되면 더위 때문에 녹아내려 만들어 팔 수가 없다고 한다. 보통 탕훨은 붉은 열매를 많이 이용해서 만드는데, 긴 대나무 꽂이에 껍질째 혹은 껍질을 벗겨내고 꽂이구이를 하듯이 일일이 연결해서 그 위에다가 엿물을 뜸뿍 녹여 바른다. 그럼 투명하면서도 약간은 갈색빛깔이 도는 상큼한 탕훨이 된다.
사진의 탕훨은 '샨자'라는 열매로 만들었는데, 이 외에도 귤, 파인애플 등 여러가지 과일을 사용한다. 처음 엿물의 달콤한 맛은 같아도 그 과일 각각의 맛 때문에 제각각 별다른 맛을 가진다.
▲ 샨자로 만든 탕훨. 보통 노점상 것은 포장이 되어 있지 않다.
하나당 가격은 인민화폐 1원(한국돈 150원 정도)이다. 하지만 이런 것도 대규모의 상술과 결합했기 때문인지 요즘은 유명 백화점에서도 이런 탕훨을 하나의 상품으로 만들어 대량으로 포장해서 판다. 이 때문에 지난 여름에도 북경의 유명 백화점에 가서 냉장고에 들어있는 신선한(?) 탕훨을 얼마든지 맛볼 수 있었다.
바야흐로 자본주의의 적극적인 상업성과 수요에 따른 대량 생산체제의 힘이 발휘된 셈이다. 쉽게 하나 사서 겉에 엿물로 만든 바싹거리는 부분은 녹여 먹고 열매가 나오면 씹어먹는 맛이 색다른데, 시큼 달콤한 제 2의 맛이 단맛 뒤에 솟아난다. 그래서 더 기억에 오래남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사람이든 사물인든 너무 단조롭기보다는 톡톡튀는 자기의 안의 개성을 이렇게 가지라는 말 같아서 더욱 그렇다. 그래서 탕훨을 쉽게 지나칠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