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3대 석유회사 휘청대도 구조조정 엄두 못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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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6-03-30 12:34본문

국유기업 대량해고 계획 없어…사회불안 우려 때문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중국 정부가 국유기업의 경쟁력 향상을 정책의 우선순위로 삼고 있지만, 대량 해고로 인한 사회 불안을 우려해 구조개혁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중국의 거대 석유회사들은 저유가 때문에 실적이 부진하지만, 외국 기업들과 달리 대규모 직원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시노펙(중국석화)의 2015년 순이익은 320억 위안으로 전년보다 32% 감소했다. CNOOC(중국해양석유)와 페트로차이나(중국석유)는 순이익이 각각 66%, 67% 줄었다.
이들 3곳은 이익을 늘리기 위해 석유 탐사 등 신규 투자는 줄였다. 하지만 인건비는 거의 줄지 않았다.
중국 국유 기업들은 에너지부터 은행과 통신 등 중요 분야를 지배하고 있는데, 이들 기업을 정책 수단으로 활용하는 중국 정부가 대량 해고로 인한 사회 불안을 우려하고 있어서다.
한 대형 석탄 국유기업의 노동자들이 이달에 밀린 급여를 달라며 거리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였을 때 정부는 임금이 지급되도록 서둘러 나섰다.
또 페트로차이나가 보유한 중국 최대의 다칭 유전에서 올해 1∼2월 8억 달러의 손실이 났다는 보고에 시진핑 국가 주석은 이 지역의 고용을 우려했다.
다칭 유전이 있는 헤이룽장 성의 관영 신문에 따르면 시 주석은 "경제 구조개혁 때문에 노동자의 행복이 희생돼서는 안 된다"면서 "일선 직원들의 임금과 처우를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장완춘 다칭유전 당 서기는 페트로차이나 직원들이 실직 위기에 처해 있지 않다고 안심시켰다.
중국의 석유회사는 고용이나 운영비 지출에서 다른 나라 기업들을 능가한다.
예를 들어 페트로차이나와 엑손모빌은 세계 각지에 조직을 운영하며 대형 정유 부문이 있고 주유소 망 등 매출원이 다양하다.
지난해 엑손과 페트로차이나는 매출이 나란히 약 2천600억 달러(약 300조원) 규모지만 엑손의 순이익은 160억 달러로 페트로차이나의 3배다. 직원 수는 페트로차이나가 50만명 이상인 반면 엑손은 7만5천명 미만이다.
WSJ에 따르면 페트로차이나(53만5천명), 시노펙(35만1천명), CNOOC(1만5천명)의 직원 수는 약 90만명이다. 반면 엑손과 로열더치셸, BP 등 3개사의 직원 수를 합쳐도 24만6천명에 불과하다.
지난해 엑손과 로열더치셸, 셰브런 등은 모두 순이익이 10여 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BP는 52억 달러의 손실을 냈는데 이는 멕시코만 유출로 막대한 적자를 냈던 2010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들 4대 메이저는 올해만 약 200억 달러의 비용을 줄이고 1만명 넘는 직원을 줄일 계획이다.
하지만 페트로차이나는 일부 직원이 조기 퇴직할 수 있다면서도 대량 해고를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시노펙은 유가 하락이 시작된 2014년말 이후 직원이 해고된 적이 없으며 향후에도 해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CNOOC는 캐나다 지역에서 인력을 감축했지만 지난해 중국에서는 1천명을 신규 채용했다.
이들 회사는 대량해고 없이 송유관 등 비핵심자산 매각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는 국유기업을 효율적으로 탈바꿈시키는데 임시방편일 뿐이라고 컨설팅회사 에너지애스팩츠의 미칼 메이단은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