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 좋아져도 한국 대중 수출 나아지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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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6-04-21 22:23본문
“중국 경제 좋아져도 한국 대중 수출 나아지기 어렵다”
등록 : :2016-04- 21
중국 6% 이상 성장하면 괜찮아
투자에서 소비로 중심 바뀌는 중
중국 경제 성장률 높아져도
중간재 수출 한국 혜택 못받아
구조 변화 맞춰 소비재 팔아야
중국 기업은 대부분 국가 소유
부실 한꺼번에 터질 가능성 작아
“중국 경제가 좋아져도 현 구조로는 한국 수출이 나아지긴 어렵다.”
등록 : :2016-04- 21
중국 6% 이상 성장하면 괜찮아
투자에서 소비로 중심 바뀌는 중
중국 경제 성장률 높아져도
중간재 수출 한국 혜택 못받아
구조 변화 맞춰 소비재 팔아야
중국 기업은 대부분 국가 소유
부실 한꺼번에 터질 가능성 작아
“중국 경제가 좋아져도 현 구조로는 한국 수출이 나아지긴 어렵다.”
중국 경제는 향후 세계 경제 흐름을 가늠하는 핵심 변수다. 올해 초 한국 경제가 불안한 모습을 보인 것도 금융시장을 중심으로 중국발 불안이 덮친 탓이 컸다. 여기에다 자본주의의 길을 걸은 역사가 30년이 채 되지 않고, 시장 논리보다 국가 주도로 경제가 운영되는 터라 중국 경제는 투명성이 떨어진다. 경제 분석가들은 공식 통계도 믿기 어렵다고 토로한다.
그러나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EO)에서 중국의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값을 종전(1월)보다 각각 0.2%포인트 상향 조정하는 등 비교적 긍정적 시각을 드러냈다. <한겨레>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 개막 전날인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국제통화기금 본부에서 이창용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을 만나, 중국 경제에 대한 시각을 들어봤다. 이 국장은 서울대 교수(경제학)와 2008년 금융위원회 초대 부위원장을 지냈다. 한국인으로는 국제통화기금에서 역대 최고위직이며, 중국과 한국, 일본 등 아시아 주요국의 경제 분석 최고책임자다.
■ “중국 6%만 성장해도 OK”
-국제통화기금은 중국의 올해 성장률을 지난해 10월과 올해 1월 모두 6.3%로 전망했으나, 4월에 6.5%로 조정했다. 중국 성장률을 상향 조정한 배경은?
“지난 3월 중국 정부는 경기 부양책을 담은 5개년 계획을 밝혔다. 중국은 국가채무비율이 40%를 밑도는 등 경기 부양을 위한 재정과 통화 여력이 큰 나라다. 지난 1월 발표한 전망치(6.3%)는 다른 기관의 전망에 견줘 낮은 편에 속했다. 중국이 너무 빨리 성장하려다 보면, 신용 위험(부실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판단한다. 빠르게 성장하기보다는 양질의 성장이 더 바람직하다. 이런 메시지를 지난 1월 전망에 반영했다. 우리는 중국이 연 6% 이상만 성장해도 괜찮다고 본다.”
-경제 전망에 ‘정책 권고’의 성격도 있다는 뜻인가?
“100%는 아니지만 배제는 못한다. 우리가 볼 때 바람직한 정책 방향을 판단하고, 그 판단을 담아 국가별 경제 전망에 반영한다.”
-거꾸로 한국을 포함한 중국 인접국 성장 전망은 낮췄는데 이유는?(국제통화기금은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0월 3.2%에서 4월에는 2.7%로 하향 조정했다.)
“중국 성장률이 1%포인트 떨어지면 아시아 전체 성장률은 0.3%포인트 내려간다. 문제는 그 효과가 국가별로 다르다는 점이다. 중국은 투자 부문에서 소비 부문으로 경제 구조를 바꿔가고 있다. 중국 성장률이 올라가면 중국에 소비재를 파는 국가는 이득을, 중간재를 파는 나라는 충격을 받게 된다. 일본과 한국, 대만, 싱가포르 등은 중간재가 대중국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다.(한국은 중간재 비중이 대중국 수출품의 90%가 넘는다.) 여행, 헬스, 성형 등 중국의 경제 구조 변화에 맞춰서 소비재를 만들어 팔아야 한다.”
■ “기업 부실 크지만 연쇄 도산 우려 적다”
-중국의 문제점 중 하나는 기업 부문 부실이다.
“지난 10년간 빨리 성장하면서 기업 부채가 많이 늘었다. 그 부분을 이번에 연구했다. 이자보상배율이 1이 되지 않는 기업(한해 번 돈으로 이자를 다 내지 못하는 기업)들의 부채를 위험 부채로 간주하고 계산했다. 위험 부채가 국내총생산의 7% 정도 된다. 자본주의 국가에선 한 기업이 무너지면 연쇄 부도 현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중국 기업은 대부분 국가 소유이다. 그래서 부실을 다른 쪽으로 넘길 수 있다. 부실이 한꺼번에 터질 가능성이 작다는 이야기다. 중국은 맥도널드도 국가 소유다.”
-중국 정부의 기업 부실 관리 역량은?
“(부실기업) 구조조정은 안 되고 성장률이 떨어지면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중국 정부도 기업 구조조정을 매우 중요한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 중국은 1990년대 후반 아시아 외환위기 때 대규모 기업 구조조정을 한 경험이 있다. 2002년 국제통화기금 분석 자료를 보니, 당시 기업 부실채권이 국내총생산의 100%가 넘었다. 지금이 그때 이후 두번째 구조조정이 필요한 시기인데, 당시보다는 부실 규모가 적고 중국 정부는 앞서 더 큰 부실을 구조조정한 경험이 있는 셈이다. 여러 언론에서 중국이 기업 부실 때문에 넘어질 수 있다고 지적하지만 나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 “구조개혁, 정치적 의지 없으면 못해”
-중국에 필요한 구조 개혁의 우선순위는 어떤 건가.
“중국은 앞서 말한 대로 기업 부채 조정이 중요하고, 금융시장 쪽에서는 환율 시장을 안정시키는 개혁이 필요하다. 어떤 순서를 가지고 갈 것이냐가 관건이다. 일단 통화정책은 수량(통화량) 중심이 아닌 가격(이자율) 중심으로 운영하고, 인플레이션 목표제를 확립해야 한다. 외환 부문도 환율 변동성을 허용하는 쪽으로 좀더 개편해야 하며, 자본시장도 더 개방해야 한다. 그 외에 중앙·지방 정부의 재정을 좀더 투명하게 공개하는 작업도 중국에겐 중요한 구조개혁 과제다.”
-한국 정부도 4대(노동·교육·금융·공공) 부문 구조개혁을 강조하고 있는데 어떻게 평가하나.
“구조 개혁을 위해선 정치적 의지가 중요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아무리 작은 구조개혁이라도 정치적 의지가 없으면 못한다’고 짚고 있다. 이런 정치적 의지는 (상황이) 급박해질 때까지는 잘 안 생긴다. 그만큼 구조개혁은 어렵다. 전 세계 어디든지 공짜로 구조개혁에 성공한 나라는 없다. ‘구조개혁을 하지 않고 버티면 한계상황에 내몰릴 수 있다’는 공감대가 필요하다. 한국이 구조개혁이 잘 되지 않는다고 한다면, 아직까지는 먹고 살 만하다는 인식이 있어서다.” 워싱
그러나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EO)에서 중국의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값을 종전(1월)보다 각각 0.2%포인트 상향 조정하는 등 비교적 긍정적 시각을 드러냈다. <한겨레>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 개막 전날인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국제통화기금 본부에서 이창용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을 만나, 중국 경제에 대한 시각을 들어봤다. 이 국장은 서울대 교수(경제학)와 2008년 금융위원회 초대 부위원장을 지냈다. 한국인으로는 국제통화기금에서 역대 최고위직이며, 중국과 한국, 일본 등 아시아 주요국의 경제 분석 최고책임자다.
■ “중국 6%만 성장해도 OK”
-국제통화기금은 중국의 올해 성장률을 지난해 10월과 올해 1월 모두 6.3%로 전망했으나, 4월에 6.5%로 조정했다. 중국 성장률을 상향 조정한 배경은?
“지난 3월 중국 정부는 경기 부양책을 담은 5개년 계획을 밝혔다. 중국은 국가채무비율이 40%를 밑도는 등 경기 부양을 위한 재정과 통화 여력이 큰 나라다. 지난 1월 발표한 전망치(6.3%)는 다른 기관의 전망에 견줘 낮은 편에 속했다. 중국이 너무 빨리 성장하려다 보면, 신용 위험(부실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판단한다. 빠르게 성장하기보다는 양질의 성장이 더 바람직하다. 이런 메시지를 지난 1월 전망에 반영했다. 우리는 중국이 연 6% 이상만 성장해도 괜찮다고 본다.”
-경제 전망에 ‘정책 권고’의 성격도 있다는 뜻인가?
“100%는 아니지만 배제는 못한다. 우리가 볼 때 바람직한 정책 방향을 판단하고, 그 판단을 담아 국가별 경제 전망에 반영한다.”
-거꾸로 한국을 포함한 중국 인접국 성장 전망은 낮췄는데 이유는?(국제통화기금은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0월 3.2%에서 4월에는 2.7%로 하향 조정했다.)
“중국 성장률이 1%포인트 떨어지면 아시아 전체 성장률은 0.3%포인트 내려간다. 문제는 그 효과가 국가별로 다르다는 점이다. 중국은 투자 부문에서 소비 부문으로 경제 구조를 바꿔가고 있다. 중국 성장률이 올라가면 중국에 소비재를 파는 국가는 이득을, 중간재를 파는 나라는 충격을 받게 된다. 일본과 한국, 대만, 싱가포르 등은 중간재가 대중국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다.(한국은 중간재 비중이 대중국 수출품의 90%가 넘는다.) 여행, 헬스, 성형 등 중국의 경제 구조 변화에 맞춰서 소비재를 만들어 팔아야 한다.”
■ “기업 부실 크지만 연쇄 도산 우려 적다”
-중국의 문제점 중 하나는 기업 부문 부실이다.
“지난 10년간 빨리 성장하면서 기업 부채가 많이 늘었다. 그 부분을 이번에 연구했다. 이자보상배율이 1이 되지 않는 기업(한해 번 돈으로 이자를 다 내지 못하는 기업)들의 부채를 위험 부채로 간주하고 계산했다. 위험 부채가 국내총생산의 7% 정도 된다. 자본주의 국가에선 한 기업이 무너지면 연쇄 부도 현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중국 기업은 대부분 국가 소유이다. 그래서 부실을 다른 쪽으로 넘길 수 있다. 부실이 한꺼번에 터질 가능성이 작다는 이야기다. 중국은 맥도널드도 국가 소유다.”
-중국 정부의 기업 부실 관리 역량은?
“(부실기업) 구조조정은 안 되고 성장률이 떨어지면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중국 정부도 기업 구조조정을 매우 중요한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 중국은 1990년대 후반 아시아 외환위기 때 대규모 기업 구조조정을 한 경험이 있다. 2002년 국제통화기금 분석 자료를 보니, 당시 기업 부실채권이 국내총생산의 100%가 넘었다. 지금이 그때 이후 두번째 구조조정이 필요한 시기인데, 당시보다는 부실 규모가 적고 중국 정부는 앞서 더 큰 부실을 구조조정한 경험이 있는 셈이다. 여러 언론에서 중국이 기업 부실 때문에 넘어질 수 있다고 지적하지만 나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 “구조개혁, 정치적 의지 없으면 못해”
-중국에 필요한 구조 개혁의 우선순위는 어떤 건가.
“중국은 앞서 말한 대로 기업 부채 조정이 중요하고, 금융시장 쪽에서는 환율 시장을 안정시키는 개혁이 필요하다. 어떤 순서를 가지고 갈 것이냐가 관건이다. 일단 통화정책은 수량(통화량) 중심이 아닌 가격(이자율) 중심으로 운영하고, 인플레이션 목표제를 확립해야 한다. 외환 부문도 환율 변동성을 허용하는 쪽으로 좀더 개편해야 하며, 자본시장도 더 개방해야 한다. 그 외에 중앙·지방 정부의 재정을 좀더 투명하게 공개하는 작업도 중국에겐 중요한 구조개혁 과제다.”
-한국 정부도 4대(노동·교육·금융·공공) 부문 구조개혁을 강조하고 있는데 어떻게 평가하나.
“구조 개혁을 위해선 정치적 의지가 중요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아무리 작은 구조개혁이라도 정치적 의지가 없으면 못한다’고 짚고 있다. 이런 정치적 의지는 (상황이) 급박해질 때까지는 잘 안 생긴다. 그만큼 구조개혁은 어렵다. 전 세계 어디든지 공짜로 구조개혁에 성공한 나라는 없다. ‘구조개혁을 하지 않고 버티면 한계상황에 내몰릴 수 있다’는 공감대가 필요하다. 한국이 구조개혁이 잘 되지 않는다고 한다면, 아직까지는 먹고 살 만하다는 인식이 있어서다.” 워싱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