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앱으로 주문한 배달음식, 라면업계 위협한다”
온라인 배달 앱 등장 후 라면 수요 줄어...저렴한 인건비, 높은 보급률로 배달 선호
[2017-11-23]
전 세계 라면 수요량이 부단히 증가하고 있는 국내와 달리 최근 중국에서는 배달 앱(app) 서비스를 통한 배달 음식이 라면을 대체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중국 언론 매일경제신문(每日经济新闻)는 21일 보도에서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발전으로 한국은 이미 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 등 수십 개의 음식 배달 앱이 등장했지만 한국의 국민 음식인 라면을 이기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라면협회에서 공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1인당 라면 소비량은 13.3개다. 이중 국내 1인당 라면 소비량은 76.1개로 다른 나라들보다 월등히 높은 반면 중국은 3위 안에도 들지 못했다.
매일경제신문은 지난 5년간 라면 수요가 꾸준히 증가해온 한국과 달리 중국은 오히려 감소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2012~2013년 중국의 라면 수요는 440.3억개에서 462.2억개로 늘어났지만 2014~2016년에는 444억개에서 385.2억개로 13% 이상 줄어들었다. 3년간 전 세계에서 라면 수요량이 가장 많지만 증가속도는 오히려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반면 국내 라면 수요량은 중국에 못 미치지만 증가폭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으며 일인당 수요량은 오히려 중국보다 훨씬 높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매일경제신문은 "중국이 한국만큼 라면을 즐겨 찾지 않는 데다 온라인 주문배달 서비스가 빠르게 대중화되면서 라면업계를 위기에 빠뜨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온라인 주문배달은 이미 전 세계 트렌드라고 볼 수 있다. Coatue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배달업의 거래액은 780억 달러에 육박했다. 이중 중국∙미국∙영국∙한국∙독일 등 12개국이 315억 달러로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해 국내 최대 O2O(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결합) 주문 플랫폼인 배달의민족 거래액은 16.1억 달러로 전 세계의 2%를 차지했다. 배달의 민족이라고 부를 만큼 배달 문화에 익숙하지만 값비싼 노동력과 낮은 보급률로 인해 온라인 주문배달 거래 규모가 크지 않은 편이다.
한국에서 유학 중인 중국인 왕리(王丽)씨는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한국에서는 모바일 배달 앱이 수십 개에 달할 정도로 다양하지만 자주 이용하지는 않는다”며 "그 이유는 무엇보다도 비싼 가격 때문”이라고 말했다.
저렴하면서 맛도 우수한 라면과 비교했을 때 배달 음식의 가격이 몇 배 이상 높다. 게다가 24시간 운영하는 편의점에서 도시락, 디저트 등 다양한 음식이 등장하면서 많은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전국 어디든 쉽게 찾을 수 있을 정도의 높은 보급률도 편의점의 강점이다.
한편 중국의 3대 온라인 주문 플랫폼의 지난해 거래액 합계는 173억 달러로 전 세계 22.1%를 점유했다. 이중 메이퇀(美团)이 85.4억 달러로 가장 많았고 어러머(饿了么)가 62.6억 달러, 바이두가 25억 달러 규모였다.
왕후이원(王慧文) 메이퇀 상품평가 부총재는 배달 O2O가 중국에서 빠르게 발전할 수 있었던 주요 요인을 3가지로 꼽았다.
먼저 중국에서는 처음부터 전화 주문이 발달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중국음식은 종류가 다양하고 주문 방법이 복잡해 사람들이 예전부터 전화로 주문하는 것을 그다지 선호하지 않았다.
그 다음으로 인건비가 저렴하다는 점이다. 식당들은 손쉽게 배달원을 구할 수 있기 때문에 배달 서비스 대중화가 빠르게 이뤄졌다.
마지막으로 탄탄한 수요의 뒷받침이다. 특히 인구 밀도가 높은 대도시의 경우 배달 수요가 안정적으로 확보되면서 배달 인프라 구축이 수월하게 진행됐다.
왕 전 총재는 "중국의 저렴한 노동력과 높은 보급률이 온라인 배달 서비스 확대를 가속화하고 있다”며 "1~2선 도시에선 이미 보편화됐고 3~4선 도시에서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향후 로봇과 드론이 배달원을 대체하게 되면 값싼 노동력의 강점이 사라지겠지만 온라인 주문배달 서비스는 더욱 활개를 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봉황망코리아 차이나포커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