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세주는 자력갱생, 중국 무역전쟁 장기전 대응 체제 강화
정부 언론 재계, 내수촉진 식량생산 확대 한목소리 2018.10.10 중미 무역전쟁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지도부가 잇달아 농업 생산과 내수의 중요성을 강조해 눈길을 끌고 있다. 무역전쟁으로 경기 하강압력에 직면한 중국이 자력갱생(自力更生)을 기조로 경제 성장의 불씨를 살려나가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둥베이 지역 농촌을 시찰 중인 시진핑 국가 주석[사진=바이두]시진핑 국가 주석은 최근 헤이룽장(黑龍江)성의 농지 개간지역을 시찰하는 자리에서 “황무지를 농지로 변모시키는 개간사업은 농업발전의 중요한 방향이다”며 먹거리의 자력갱생을 강조했다.
또 둥베이 지역의 국유 기업을 방문한 시 주석은 “ 무역 보호주의 확산으로 첨단 기술은 갈수록 획득하기 힘들어졌다”며 우리는 반드시 ‘자력갱생(自力更生)의 길’로 걸어가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2인자인 리커창(李克強) 국무원 총리는 “기업의 세금 부담을 대폭 낮춰 시장을 활성화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세수 감면을 통한 내수 진작 의지를 밝혔다. 중국 국무원도 지난 20일 ‘소비 시스템 개선 및 소비 촉진에 관한 의견’ 발표를 통해 내수 확대 의지를 천명한 바 있다.
중국 경제발전의 사령탑 역할을 하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國家發展改革委員會)는 최근 중국 전역의 관광명소 입장료 인하를 골자로 하는 지침을 하달한 바 있다. 이는 관광지 입장료 인하를 통해 국내 소비를 촉진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자력갱생을 강조하는 중국 지도부의 메시지가 무역전쟁을 통해 중국의 굴기를 막으려는 미국의 의도를 무력화시키는 한편 자체 기술력 강화를 통해 내부 경쟁력 제고를 꾀하려는 포석”이라고 해석했다.
우창(吴强) 칭화대(清華大) 교수는 “시 주석의 이번 둥베이 지역 방문은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인해 어느때 보다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식량안보 상황을 직접 점검하고자 하는 의도가 컸다”고 진단했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상당한 곡물 수입 의존도를 감안하면 시 주석이 농지개간 사업을 강조한 것은 식량 자급자족을 강조한 측면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둥베이 지역의 농지개간 사업은 과거 계획경제시대의 산물로 대부분의 경작지가 국가 소유인 것으로 전해진다.
쿵단(孔丹) 중신그룹(中信集團) 전회장은 G2 무역전쟁의 본질을 양국간 산업패권 분쟁이라고 정의했다. 쿵단 전회장은 또 “미국은 중국을 겨냥해 지적재산권을 도둑질하고 국가차원에서 기업경영에 관여해 시장경제 질서를 훼손한다고 주장한다”며 “하지만 미국도 방식은 다르지만 국가 차원에서 기업 경영에 관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쿵단 회장은 그러면서 “중국과 미국 및 서방국가간 첨단 기술분야 격차는 막대하다”며 "결국 핵심 기술분야에서 자체 경쟁력을 키워야 무역전쟁에서 생존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후싱더우(胡星斗) 베이징 이공대학 경제학 교수는 “중국이 자력갱생을 강조하는 것은 시장 개방과 개혁조치를 되돌리자는 의미가 아니다. 시장 개방은 거스를 수 없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후 교수는 그러면서 “경기 하강보다 미 금리 인상에 따른 자본 유출을 방지하는 것이 급선무이다”며 “자본 유출로 위안화 절하압력이 가중되면 투자자들이 중국 경제에 대한 신뢰감을 상실 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딩이판(丁一凡) 칭화(淸華)대 국제전략연구소 연구원은 “미국이 중국에 대한 압박 강도를 낮추지 않는 이상 중국은 자력갱생의 길을 선택하는 것 말고 다른 대안이 없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