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EV 이행, 전세계 자동차 부품업계 지각변동 예고
2018.10.18
EV시대에 부품업체들도 변화 中
막강한 기술력 겸비한 업계들
중국 배터리업체에 대한 보조금 폐지로 인한 구조조정 예상
중국 정부 차원에서 차세대 전기자동차 산업에 막대한 투자와 더불어 적극적인 전기차 대중화 정책을 펴면서 중국 자동차 부품 시장도 변화에 발맞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전기자동차
(Electric vehicle, 이하 EV)를 전략적 성장사업으로 육성중인 가운데 중국은 세계 최대 자동차 생산국이자 소비국으로 무한 질주 중이다.
특히, 기술력까지 앞세운 중국 EV 벤처들의 약진은 눈부실 정도다.
지난해 중국 자동차 부품 시장 매출은 전년대비 8.2% 증가한 3조 7천 392억 위안이었고, 수출액은 전년대비 1.2% 감소한 637.8억 달러, 수입액은 1.9% 증가한 370.5억 달러로 267.3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중국 자동차부품 업체는 대표적인 몇몇 업체를 제외하고 아직은 자체 기술이 부족한 OEM 기업이 대부분으로, 핵심 부품은 외국 글로벌 공급 업체가 독점하고 있다.
중국 자동차 부품시장 성장도표차이나미디어DB /일러스트 최은성 업계 1위는 세계 최강 자동차 부품업체 독일 보쉬(BOSCH)가 차지했다. 일본 덴소가 2위를 기록했고, 한국의 현대모비스는 7위를 차지하며 7년 연속 상위10위에 이름을 올렸다.국가별로는 독일이 3개사, 일본 및 프랑스 각 2사, 캐나다∙한국∙미국이 1개사로 구성됐다. 중국 싱크탱크 첸잔산업연구원(前瞻产业研究院)이 상위100 업체의 국가별 매출액을 집계한 것에 따르면, 국가별로는 일본(2206.7억 달러)이 1위, 근소한 차이로 독일(2015.6억 달러)이 뒤를 이으며 시장을 양분 중이다.
3위는 미국(1198.8억 달러), 한국은 531억 달러로 4위를 차지했다.
그렇다면 중국 제조업체는 어떨까? 상위 100에 올라간 중국 기업은 4개사였고, 총 매출액도 190.1억 달러로 일본 매출액의 8.6%에 지나지 않는다.
또한, 중국 시장에 유통되는 핵심 자동차 부품의 생산비율은 외자 기업이 약 90%인데 반해 중국 기업은 10%에 그쳤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은 중국 내에서 △연구개발 부족 및 낮은 기술력 △대부분의 부품업체가 규모가 작은 중소업체라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이 차세대 전기자동차산업에 사활을 거는 상황에서 중국 부품업체들은 이제 첫 발을 내 디뎠다. 여기에 저렴한 가격에 기술력까지 더하며 세계 시장 석권을 노리는 중국발 글로벌 부품 업체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현재 중국 주식시장에 상장된 자동차 부품 업체는 총 134개사로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15.7% 증가한 4252억 위안, 순이익은 18.5%인 328억 위안이다.
이 가운데 최대 매출액을 기록한 업체는 산둥 소재의 엔진 및 엔진관련 부품을 생산하는 웨이차이(潍柴动力)다.
이는 2018년 상반기 매출액 13.8% 증가한 822.6억 위안, 순이익은 65.8% 증가한 43.9억 위안을 기록하며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중국이 2015년부터 강력하게 시행중인 환경 규제로 인한 친환경 대형트럭 시장 급성장이 웨이차이 호조의 요인 가운데 하나로 분석된다.
웨이차이에 이어 2위를 기록한 하스코(HASCO)는 중국 내 시장점유율 1위 상하이자동차그룹(SAIC)의 자회사로, 상반기 매출액은 19.3% 증가한 816.3억 위안, 순이익은 35.3% 증가한 47.7억 위안으로 웨이차이를 상회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2017년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310만 대였다. 이 중 40%가 중국에서 팔렸지만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율은 아직 2.2%에 불과하여 전기차와 전기차 주요 부품인 배터리 모두 성장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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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자동차 부품 산업은 전기차 시장 성장 추세와 맞물려 큰 전환기에 접어들고 있다.지난해 자동차 시장에서 EV 점유율은 2% 미만이지만 2030년이면 신에너지 자동차 비율이 30%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EV로 대표되는 중국 신에너지차 성장 속도는 예상을 훨씬 뛰어넘고 있으며, 중국은 향후 자국내 EV 부품업체를 보호하고, 한층 더 시장을 확대해 나갈 것이 자명하다.
.코트라는 최근 ‘중국 전기차 배터리 기업 동향 분석 보고서’에서 “전기차 배터리 업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시장 점유율 상위 중국 업체들 중에는 보조금 등 정부 지원책에 의존해 온 기업이 많아 2020년을 전후해 중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폐지 시한과 맞물려 전체 기업 중 90%가 위기를 맞을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가오궁산업연구원(GGII)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CATL은 지난해 말 전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출하량 집계에서 오랫동안 부동의 1위였던 파나소닉을 제치고 최초로 1위에 올라섰다. LG화학이 5위, 삼성SDI는 7위였다.
CATL이 주도하는 ‘전기차 배터리 중국 굴기’에는 다른 중국 배터리 업체들도 가세하고 있다. 비야디(BYD)는 CATL과 파나소닉에 이어 3위로 전기 대비 158.4% 성장했다. 점유율은 7.9%에서 10.4%로 뛰었다. 상위 10위권 업체 중 중국 업체만 CATL, BYD, 파라시스(Farasis), 구오쏸(Guoxuan), EVE 등 5곳에 달한다.
출하량만 보면 중국 업체의 상승세가 이어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사정이 다르다. 최근 중국 전기차 배터리 업체 여러 곳이 잇따라 파산하거나 생산 중단을 선언하는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일어나고 있다.
보조금 차별로 인해 엄청난 조정 상황이 예견되는 바 중국 시장 진출을 사실상 포기하다시피 한 국내 업체 입장에서 수세적인 판세를 뒤집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한편 CATL의 사례처럼 향후 자동차 배터리를 비롯한 차세대 자동차 부품 수요가 한층 높아지는 반면 내연 기관을 비롯해 기존 자동차 부품 수요는 급격하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 자동차 부품 산업은 큰 전환기에 접어들고 있다. EV로 대표되는 중국 신에너지차 성장 속도는 예상을 훨씬 뛰어넘고 있으며 중국은 향후 자국내 EV 부품업체를 보호하고 한층 더 시장을 확대해 나갈 것이 자명하다.
내연기관의 종말을 외치는 현 시장 상황 속에서 자동차 부품 업계가 정확한 방향성을 갖고 앞으로 어떤 방식의 투자를 진행할 것인가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