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3월 14일 전인대 폐막식 뒤에 가진 국내외 기자회견에서 위안화 환율문제와 관련해 “위안화 가치는 저평가되지 않았으며, 위안화 환율 안정은 세계 경제 회복에 큰 기여를 했다”며 “우리는 강제적 방법으로 한 국가의 환율을 절상시키려는 행위를 반대한다”고 밝혔다.

원자바오 총리는 또 “계속해서 시장수급을 토대로 한 위안화 관리변동환율제를 견지할 것이며, 위안화 환율 형성 메커니즘 개혁을 더욱 심화해 위안화가 합리적이고 균형적인 수준에서 기본적인 안정을 유지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사회과학원 금융연구소 중국경제평가중심 류위후이(劉煜輝) 주임은 “위기 속에서 위안화의 달러 페그제는 약세인 달러를 지탱해주는데 크게 일조했다. 그런데 지금은 유럽 채무위기로 유로화 대비 달러 가치가 꾸준히 반등하고 있어 달러는 더 이상 위안화의 지탱이 필요 없게 됐다.

그러자 미국정부는 자국의 수출압력 때문에 위안화 절상 압력을 강화하게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싱예(興業)은행 자금운영중심 애널리스트 장수(蔣舒) 박사는 “환율의 안정은 그 국가 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피력했다.

◆ 위안화, 달러와 연동돼 이미 7~8% 절상

류위후이 주임은 “유럽 채무위기 이래 위안화는 달러와 연동돼 기타 통화에 비해 이미 7~8% 절상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달러 페그제를 철회하면 위안화가 다른 통화에 비해 더 많이 절상될 수 있으며 이는 수출기업에 큰 압력으로 작용하게 된다”고 말했다.

장수 박사는 “환율 안정은 한 국가의 실물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환율이 변동되더라도 단기 내에 큰 폭으로 변동해서는 안 된다. 단기 내 환율 변동이 심할 경우 국제 핫머니가 유입되어 본원통화에 충격을 주게 되고 국가 실물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 달러의 ‘토사구팽’

오바마 대통령이 얼마 전 미국 수출입은행 연례회의에서 “중국이 환율 시장화 개혁을 실시하느냐 마느냐는 세계 경제가 균형을 회복하는데 상당히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밖에 미국정부가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할지 여부를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원자바오 총리는 14일 기자의 질문에 답할 때 “우리는 각 국가 간에 서로 남을 탓하고 심지어 강제적인 방식으로 한 국가의 환율을 절상시키려는 행위를 반대한다”며 “국제 금융위기가 확산될 당시 위안화 환율이 기본적으로 안정을 유지하면서 세계 경제 회복에 크게 기여했다”고 밝혔다.

류위후이 주임은 “위기 때 위안화의 달러 페그제는 당시 약세였던 달러를 지탱해주는 데 크게 일조했으며 이 점은 미국 경제계도 공감하고 있다. 위안화의 달러 페그제는 달러가치 안정에 크게 기여했다. 현재 미국정부가 위안화 절상에 압력을 가하는 주된 원인은 세계 경제 국면이 바뀐 데다 두바이 채무사태와 유럽 채무사태로 유로화 가치가 계속 떨어지는 바람에 달러가 꾸준히 반등하고 있는데 달러 강세는 미국 경제의 발전과 수출 확대에 불리하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달러는 더 이상 달러 페그제에 따른 위안화의 지탱이 필요없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실용주의 철학을 가진 미국정부는 중국에 대한 환율 절상의 압력을 강화하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 위안화 절상이 중국에 도움이 된다? 

위안화 절상이 중국이 내수를 촉진하고 산업구조 전환을 가속화해 수입을 늘리는데 도움이 되고 이로써 세계 경제가 위기에서 벗어나도록 일조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원자바오 총리는 “한 국가의 환율은 그 국가의 경제에 의해 결정되며 환율 변동도 그 경제의 종합적인 동향에 의해 결정된다”고 밝혔다.

장 박사는 “첫째, 내수 확대, 산업 전환의 경제구조 개혁은 그 자체가 전방위적인 것으로 환율 한 가지만 갖고 전반 산업구조 조정을 완성할 수는 없다. 둘째, 중국의 일인당 GDP가 세계에서 아직 비교적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만큼 중국이 더 많은 국제의무를 지도록 요구하거나 심지어 중국의 재정확대정책이 세계에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을 기대하는 생각들은 모두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원자바오 총리는 “2009년에 중국의 대외무역 수출은 16% 감소한 반면 수입은 11% 감소하는데 그쳤으며 무역흑자는 1020억 달러 감소했다. 위안화 환율이 국제 금융위기가 확산될 당시 기본적인 안정을 유지하면서 세계 경제 회복을 촉진하는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 무역을 환율변동도구로 사용해서는 안 돼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 박사는 13일 워싱턴에서 “중국이 계속해서 환율을 ‘조작’할 경우 미국정부는 중국과의 무역협상에서 더 강경하게 나가야 하며, 중국의 환율 통제를 일종의 수출보조로 간주해 무역구제조치를 실시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피력했다.

원자바오 총리는 “우리는 자유무역을 주장한다. 자유무역은 물이 흐르듯 경제가 원활하게 돌아가도록 할 뿐만 아니라 사람들에게 조화와 평화를 가져다 주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칭화대학 국제문제연구소 천치(陳琪) 교수는 “제임스 스타인버그(JamesSteinberg)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 제프리 베이더(Jeffrey A. Bader) NSC 아시아 선임보좌관이 3월 2일부터 4일까지 중국을 방문했을 때 중미 양국이 환율문제에서 어느 정도 타협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 어찌됐든 양국은 모두 상호 관계를 유지하고 무역 안정을 보호하는 대승적 차원에서 문제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출처: 매일경제신문(每日經濟新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