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0억에 팔린 한시대 의자, 조사해보니 짝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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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12-01-29 02:20본문

▲ [자료사진] 한대청황옥룡풍통화장대
최근 열린 중국 경매에서 2억2천만위안(390억원)에 낙찰된 한나라 시대의 의자가 가짜라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베이징에서 발행되는 파즈완바오(法制晚报)의 28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베이징중자(中嘉)국제경매회사에서 주관한 '2011 고대 옥기(玉器) 경매회'에서 화장대와 의자로 구성된 '한대청황옥룡풍통화장대(汉代青黄玉龙凤纹化妆台)'가 최고가인 2억2천만위안에 낙찰됐다는 소식이 인터넷에 알려진 후, 전문가들의 의혹이 잇따라 제기됐다.
고대 가구 전문가인 난징임업대학(南京林业大学) 샤오샤오펑(邵晓峰) 교수는 "중국의 가구 발전사를 보면 한나라 시대에는 바닥에 앉는 방식이 보편화돼 있었으며, 설령 앉더라도 침대, 탁자 위에 앉기 때문에 의자가 있을 수 없다. 또한 경매된 의자의 구조상 문제의 의자는 청나라 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후베이민족학원(湖北民族学院) 역사학과 황칭민(黄清敏) 교수 역시 "한나라 시대에는 무릎을 꿇고 앉는 것이 예법이었다"며 "귀족 여성들이 다리를 뻗고 앉는 것은 천박한 것이었기 때문에 화장대 앞에서 의자를 사용했을 리가 없다"고 단언했다.
또한 "서진(西晋) 이후, 외국과의 교역이 활발해지면서 외국 문화가 중국에 유입되기 시작했으며, 수당 시대에 이르러 의자 보급이 보편화됐다"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들도 "역사적 배경 지식과 골동품에 안목이 있는 사람이라면 골동품의 진위 여부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며 "왜 이렇게 비싼 가격에 (한나라 시대의 화장대와 의자가) 거래됐는지 의문이다"고 밝혔다.
논란이 커지자 베이징중자국제경매회사 관계자는 "소유주가 제시한 금액으로 시초가를 정해 경매에 부칠 뿐, 낙찰 여부는 우리가 관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베이징중자국제경매회사는 지난 2008년 경매했던 자기와 옥기가 가짜인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