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서 '빽'없으면 사업을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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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9-03-30 09:44본문
-공공기관 '꽌시' 사라지고 투명성 향상 평가
-사업 '결실'까지 10년 기다리는 인내 있어야
-사업 '결실'까지 10년 기다리는 인내 있어야
베이징 시내에 서면 멋스럽게 뻗은 고층빌딩들의 모습과는 어울리지 않게 곳곳에서 무단횡단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중국인들의 의식 수준은 아직 낮다는 게 일반적인 평이다. 하지만 현지 한국기업체 사람들은 "중국의 저력이 대단하다"고 입을 모은다. 빛의 속도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사업을 할 때 '꽌시(關係, 소위 '빽')'는 필수적인 요소였다. 힘센 사람에게 연줄이 닿아야 입국절차도 간단해지고, 서류처리도 빨라지는 것이다. 그러나 현지 한국기업체 사람들은 "의외로 투명성이 보인다"며 변화에 놀라워했다.
지난해 7월 중국법원은 전 식약청 국장을 제약사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사형 선고했다. 또한 중국 정부는 9월에 국가예방부패국을 만들고 12월 부패공직자 고발 사이트를 열며 '꽌시' 악습 없애기에 나섰다.
이처럼 중국이 발빠르게 변하고 있어 한국의 기업들이 기존의 관행에 기댄 채 '열매'만을 기대하고 섣불리 덤벼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많다.
현지 한국 기업체 사람들은 하나같이 "인내심을 갖고 10년은 기다리라"고 강조했다. 이들의 말은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오랜시간 현지 기업활동을 통해 몸 속 깊이 체화한 것이다.
중국 경제가 시장경제 모습을 띠고 있지만, 그 밑바닥엔 사회주의라는 엄연한 현실이 있다. 또한 중국인들에겐 반드시 이해해야할 특유의 기질이 있다.
근래 급격한 경제성장 속에 중국에서 결실을 맺고 있는 외국업체들이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기업 중 큰 성과를 내고 있는 업체는 많지 않다.
결실을 맺고 있는 모토로라, P&G 등은 이미 20~30년 전부터 연구개발(R&D) 센터를 세우는 등 투자를 시작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신뢰'를 쌓았다. 신뢰는 중국인들이 일상생활뿐 아니라 비즈니스에서도 매우 중요시하는 덕목이다.
주희곤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여기선 단기로 승부를 못본다"고 말했다. 이 증권사는 최근 중국에 정착하기 위해 리서치 센터를 세웠다. SK텔레콤도 2006년 차이나유니콤에 투자를 하고, 컨설팅을 돕는 등 협력관계를 유지하며 '상호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
↑ SK와 SK텔레코 베이징 법인이 자리잡고 있는 샤윈루의 짜청꿩창 빌딩 내부 전경. 내부 장식이 매우 화려하다.
개방화 과정에 있으나 여전히 정부통제력이 강하다는 것도 꼭 알아둬야 한다.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한 페트로차이나를 비롯 국영기업에는 공산당 간부가 상주한다. 이들의 기업활동 내용은 국가기밀처럼 관리돼 알기가 힘들다.
현지의 한국 기업들은 현재의 중국을 과거의 한국과 비교해 이해하고 있다. 한국 역시 과거에 국유기업이 대부분이었고, 지금도 통신, 방송 등 여러 분야에서 외국기업의 진출을 막는 규제들이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중국의 상황을 받아들일 수 있고 공략법도 세울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