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생활 ‘놀람의 연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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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10-04-06 09:34본문
1년이라는 내 짧은 중국 생활을 한마디로 요약해 보자면 ‘놀람, 놀람 그리고 놀람’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나에게는 그만큼 중국에서의 생활은 충격적인 시간이었고, 매일매일이 새로운 발견의 시간이었던 것 같다. 조금 부끄럽지만 나의 유학 결정은 의외로 간단했다. 목원대학교 역사학과 교수님의 권유에 의해서 우연히 중국어를 접하게 됐고 정신없이 한 학기를 보내다 보니, 나는 어느새 중국 교환학생 선발시험을 통과하고 하얼빈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싣고 있었다. 간단한 중국어 인사말 몇 마디 나눌 수 있는 수준밖에 안 되는 내가 너무나 고민 없이 유학을 떠나게 된 것이다.
하지만 ‘모르는 게 약’이라는 말을 나는 그때 절실히 느끼게 되었다. 중국에 대해서 놀랄 만큼 무지해서 걱정만 앞섰던 것과는 달리, 오히려 아무것도 모르기 때문에 더 빠르고 깊게 유학생활에 흡수될 수 있었던 것 같다. 한자 문화권이라는 환경 속에서 태어나고 자랐음에도 느끼지 못했던 아주 익숙하고도 낯선 언어들, 겉모습은 닮았지만 우리와는 다른 문화와 역사를 향유하고 지켜내면서 살아가고 있는 중국인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마주쳤던 열정으로 가득 찬 각 나라의 유학생들, 이러한 것들을 겪으면서 내가 그동안 얼마나 작은 우물 속에서 살았는지를 깨닫게 되었고 풍요로운 문화와 역사 속을 오가면서 많은 것을 깨닫게 되었고, 더 나아가 앞으로 삶에서 내가 지켜나가야 할 것은 무엇인가, 내가 행복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를 어렴풋이나마 보고 배웠다.
막연히 외국어 공부를 위해 갔던 곳에서 얻은 그 많은 감정들은 돈으로 환산할 수도 없을 만큼의 아주 소중한 것들이다. 요즘 사람들은 ‘유학’이라는 두 글자만 보면 엄청난 동경을 가지면서도 마냥 겁을 먹고 지레 두려워서 포기하기 일쑤이다. 외국어에 자신이 없어서, 혹은 홀로 외국생활을 견뎌낼 자신이 없어서 등등의 너무 많은 이유로 우리들은 내년에, 또는 후년에 그리고 영영 기약 못할 언젠가로 유학의 기회를 멀리 미뤄 둔다. 하지만 나는 내가 만약 ‘무지’하지 않았더라면 중국 유학생활이 그만큼 값지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아직 겪어 보지도 않은 쓸데없는 고민과 걱정으로 지금 이 시간에도 유학을 미루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진심을 다해서 충고해 주고 싶다.
힘든 유학생활을 포기하고 지켜낸 익숙한 일상생활보다는 ‘모름’으로 가득 찬 유학생활이 오히려 나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거라고. 그렇게 도전해서 얻은 열매가 얼마나 달고 풍요로운지는 직접 해보지 않으면 모른다. 그러니, 두려움 때문에 포기하지 말고, 젊음을 내세워서라도 도전해 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