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교민, 딸 안고 모의재외선거 참여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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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10-11-15 11:10본문
"중국에서 오래 생활하다 보니깐 우리나라 선거에 참여할 기회가 없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소중한 권리를 행사할 수 없어서 안타깝게 생각했다" 베이징에서 15년째 거주하고 있는 한국인 박세현 씨가 14일 오전, 모의재외선거에 참여한 동기이다.
이날 6세 된 딸을 데리고 아내와 함께 모의선거에 참여한 박세현 씨는 "영사관에 여권 업무 차 갔다가 모의투표에 관한 공지를 보고 미리 한번 해보면 나중에 실제 선거에서 도움이 될 것 같아서 가족들과 함께 왔다"며 모의선거 참여 소감을 말했다.
그는 또한 "이와 같은 모의선거가 널리 알려져 더 많은 교민들이 참여할 수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며 "실제 선거에는 많은 교민들이 참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모의선거에 참여하는 교민들의 표정은 흥분과 기대에 찼다. 비록 모의선거지만 참여를 통해 한국인으로서의 자긍심과 정체성을 갖는 기회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 중국 현지에서는 홍보가 충분히 되면 박세현 씨와 같이 가족들이 함께 참여해 예상보다 투표율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베이징 소재 주중대한민국대사관에서 14, 15일 이틀간 열리는 모의재외선거는 2012년 총선 때부터 해외에서 열리는 재외국민선거를 실질적으로 준비하기 위한 예행 연습이다.
모의투표소는 실제와 똑같이 기표소, 투표함, 선관관리위원, 투표사무원, 참관인 등을 구성했다. 이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대표해서 베이징 모의선거 현장을 찾은 청주시상당구선거관리위원회 이경구 사무국장은 투표소 책임위원 자리를 지키며 모의선거에 직접적으로 실사하기도 했다.
이 사무국장은 "해외에서 열리는 재외국민선거의 실질적 상황을 점검하고 유권자의 투표 참여에서부터 한국에서 개표까지 전 과정을 점검하기 위해서 이번 모의선거를 갖게 됐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그는 또한 "이번 모의선거는 재외국민선거 전과정의 시스템 점검에 초점이 맞춰져 실제 선거와 같이 광범위하게 모의선거를 알리는 홍보에 집중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이날 모의투표소는 국내의 주요 방송사를 비롯해 신문사 특파원들이 모의선거에 참여하는 교민들의 반응과 모의투표소의 분위기에 대한 취재열을 올리기도 했다.
투표관리관 표찰을 목에 걸고 오전 9시 시작부터 모의투표소 전반을 책임진 주중한국대사관 영사부 이영호 총영사는 모의선거를 통해 발견된 문제점으로 "베이징의 대사관에서는 베이징 교민뿐만 아니라 톈진의 교민까지 참여하는데 투표를 하기 위해 베이징까지 와야하는 불편함이 있다"고 밝혔다.
톈진은 한국교민 3만 여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베이징과 약 120킬로미터 떨어진 거리에 있다. 이 총영사의 설명에 따르면 중국 현지 한국교민은 주로 대도시에 거주하고 있어서 중국 전역의 8개 공관에서 투표소를 설치하면 많은 교민들이 참여할 수 있다.
하지만, 동북3성과 같이 한국인이 여러 도시에 분포된 지역에서는 선거를 위해 몇 백 킬로미터 떨어진 공관까지 찾아가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부산에서 서울까지 거리보다 더 먼 도시로 투표를 하러 가야 한다. 특히, 재외선거를 신청하기 위해 공관을 방문하고 투표를 하기 위해 공관을 방문해야 하기 때문에 정상적 투표 참여가 불가능해 보인다.
미국, 일본 등의 일부 도시에서는 교민수에 비해 투표소가 하나 밖에 없어서 시간 내에 투표를 할 수 있을 지에 대한 문제점이 제기됐지만 중국에서는 이같은 문제가 없을 것으로 밝혀졌다.
이 총영사는 "대사관에서 선거 관련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 하루 최대 6천명이 참가할 수 있는데, 6일 동안 투표를 진행할 수 있다"며 "투표인이 한꺼번에 몰리지만 않으면 투표에 참여하는 모든 유권자가 정상적으로 투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