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쑤저우 공장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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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10-12-20 10:27본문
대만 비지오의 생산 메카..1·2층의 수직적 통합생산 '눈길'
LCD TVㆍ모니터 시장의 '글로벌 넘버원' 생산기지 목표
비단과 정원의 도시로 이름난 중국 쑤저우(蘇州).
이곳 북서쪽의 고신공업구에는 LG디스플레이가 운영하는 중국 법인 라켄 테크놀로지가 있다.
LG디스플레이와 대만 암트란이 51대 49의 지분으로 합작해 2008년 9월 설립한 이 회사는 원래 암트란의 TV 공장이 있던 자리에 LCD 모듈과 BLU(백라이트유닛) 조립라인을 추가로 짓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쑤저우에서 가장 먼저 개발된 공업구인 고신공업구에는 주로 일본과 대만계 기업들이 입주했고, 한국계 기업으로는 라켄과 만도기계가 있다.
지금은 R1(라켄1)과 R2 등 2개 공장이 가동 중이고, R1 공장에서는 26~72인치 TV를, R2 공장에서는 19~26인치 모니터를 주로 생산하고 있다.
지난 16일 오후 이 공장을 둘러봤다.
공장 같지 않은 깔끔한 분위기의 사무공간을 거쳐 R1 생산라인으로 들어서자 푸른색 작업복과 방진모를 쓴 100여 명이 6개 라인으로 구성된 컨베이어 벨트 앞에서 바쁘게 손을 움직이고 있었다.
한국의 LG디스플레이 공장에서 들여온 LCD 패널에 빛을 확산시키는 확산판과 프리즘판을 겹쳐서 붙이고서 가느다란 형광등으로 만든 백라이트 위에 포개서 조립하는 작업을 하는 중이었다.
전체적인 작업 공정이 컨베이어 시스템으로 이뤄져 한 직원이 동일한 작업을 반복하는 방식이었다.
공장 1층에서 1차 조립과정을 마치고 2층으로 올려 보내면 TV 완제품을 만들어내는 '수직적 통합생산 프로세스'로 작업이 진행됐다.
라켄 테크놀로지 관계자는 "라켄의 가장 큰 경쟁력은 하나의 공장에서 LCD BLU와 모듈, TV를 일관 생산하는 수직적 통합생산 방식"이라며 "한 곳에서 부품부터 제품 생산까지 모두 이뤄지기 때문에 포장과 물류비용의 획기적 절감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특히 핵심 부품과 완제품을 한 곳에서 동시에 개발하고 생산하기 때문에 공동 디자인과 개발을 통해 더욱 효율적인 생산이 가능하고, 생산량을 탄력적으로 조절할 수 있어 재고 관리가 쉽다고 했다.
라켄은 북미 LCD TV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1, 2위를 다투는 대만 비지오의 생산 메카이다.
현재 비지오 전체 생산물량의 70%를 라켄 공장에서 OEM(주문자상표 부착생산) 방식으로 납품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비지오는 지난 3분기 북미 LCD TV 시장에서 16.8%의 시장점유율로 15.5%의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비지오가 이처럼 북미 시장에서 뛰어난 판매성과를 올릴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저렴한 비용으로 높은 품질의 TV를 생산해 내는 라켄 공장의 뛰어난 생산시스템 덕분이라는 것이다.
라켄은 비지오뿐만 아니라 필립스와 LG전자에도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소니와도 현재 납품을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라켄은 올해 지난해 대비 25% 가까이 증가한 26억 달러의 매출을 달성, 출범 2년 만에 쑤저우 공업지구에서 2번째로 큰 매출을 올리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30% 이상 증가한 34억 달러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TV는 올해 1천만대에서 내년에는 1천300만대로, 모니터는 올해 150만대에서 내년에는 1천만대로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모니터 생산량을 대폭 늘려 잡은 것은 라켄이 야심 차게 개발한 '블레이드 모니터'를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생산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모니터의 두께가 면도날처럼 얇다고 해 '블레이드'라는 이름이 붙은 이 모니터는 부품 수 절감을 통한 슬림 디자인뿐 아니라 생산공정 단축으로 탄소 배출량과 에너지 사용량을 줄였다.
그 결과로 세계적 인증기관으로부터 친환경 인증을 받기도 했다.
라켄은 R2 공장에서 TV도 생산해 왔으나 내년부터 R1은 TV 전용으로, R2는 모니터 전용 공장으로 운용할 방침이다.
빼어난 디자인과 성능을 겸비한 '아트 TV'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양산,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라켄 최고경영자(CEO)인 김병수 상무는 "효율적인 생산시스템을 바탕으로 최근 급성장하는 LCD TVㆍ모니터 시장의 '글로벌 넘버원' 생산기지가 될 수 있도록 회사를 이끌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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