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스캔들, 주중한국교민 배신감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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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11-03-11 04:21본문
주상하이한국총영사관의 핵심 영사들이 현지 한국 교민의 아내인 중국 여성과 불륜 관계를 맺고 비리를 저질렀다. 상하이 한국교민의 아내로 알려진 덩(邓)모씨는 상하이총영사관의 비자 발급과 관련해서 깊숙이 개입했으며 그녀를 통하면 비자발급이 원만히 해결됐다.
그녀가 국가기밀을 유출했는지, 간첩으로 활동했는지는 구체적으로 조사를 해봐야 알겠지만 상하이총영사관이 현지 교민의 아내를 대상으로 불륜 관계를 맺었고 현지 여성에 의해 놀아났다는 것은 이미 사실로 드러났다.
법무부 소속 H(41) 전 영사는 덩씨에게 비자를 부정 발급했으며 지식경제부 소속 K(42) 전 영사는 "내 사랑에는 변함이 없다"고 자필 각서를 써 주며 '불륜의 사랑'을 맹세하기도 했다.
상하이에 거주하는 한국교민을 위해 파견된 그들이다. 그들이 우리 기업의 현지 직원에게 한국 연수를 위해 비자를 부정 발급했다면... 그들이 현지 교민들을 상대로 "내 사랑에는 변함이 없다"고 자필 각서까지는 아니라도 빈말이라도 하고 다녔다면... 이렇게 허탈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현지 교민들이 이번 사건을 지켜보며 허탈한 이유는 우리나라 재외공관의 높은 문턱을 누구나 한번씩은 경험했기 때문이다. 자국민조차도 넘기 힘든 공관의 문턱을 주재국 여성이 자유롭게 넘나들며 외부인은 볼 수도 없는 문서까지 들춰보고 부정으로 비자 발급까지 했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영사는 우리나라의 통상을 촉진하고 또 한국 국민의 보호를 임무로 하는 국가공무원이다. 하지만 일부 영사들은 현지 교민을 곧잘 무시하고 공무를 핑계 삼아서 거리를 두는 것이 보편적인 상황이었다. 그런데 주재국의 여성에게는 사랑을 맹세하고 다정하게 사진을 찍었다니 현지 교민들은 우리나라 공관에 대한 배신감을 느낀다.
잊을만 하면 비자 브로커에 놀아난 총영사관의 비리 사건이 터진다. 현지의 비자 브로커들을 탓해야 하나? 아니면 우리 공무원들의 공무 정신을 탓해야 하나? 중국에서 생활하면서 한국인으로서 오늘만큼 부끄러웠던 날은 없었던 것 같다.
재외국민 보호를 임무로 하는 공무원이 영사라면 중국 현지 총영사관을 굳이 국세를 축내며 유지하고 확대할 필요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