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 중국시장서 '굴착기 1위' 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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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dmin 작성일11-10-20 10:11본문
中기업 '사니' 저가 공세, 무섭게 치고 올라와
두산•현대重점유율 올들어 각각 10%로 하락
세계 최대 굴착기시장인 중국에서 두산인프라코어•현대중공업 등 한국 업체들의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그 자리를 중국 현지 업체가 파고들어 약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지 기업의 가격 인하를 포함한 적극적인 영업전략을 한국 기업들의 고전 이유로 꼽고 있다.
18일 중국공정기계협회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의 올 1~9월 굴착기시장 점유율은 10.0%로 2007년 17.4%에서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두산인프라코어는 2009년까지 중국 굴착기시장 1위를 달렸다. 현대중공업도 2007년 14.5%에서 올 들어 10.2%로 감소했다.
반면 중국의 대표적 현지 기업인 사니(SANY)는 같은 기간 2.8%에서 11.0%로 점유율을 늘리며 한국 기업을 처음으로 제쳤다. 사니를 포함한 현지 기업들의 올해 점유율을 다 합하면 31.4%에 이른다. 4년 전 19.2%에 비해 비약적인 발전이다.
사니 등 현지 기업의 공세는 한국 업체뿐 아니라 일본 업체들의 점유율도 끌어내렸다. 일본의 고마쓰와 히타치는 4년 전 각각 14.9%, 13.5%의 점유율로 한국 업체들과 시장을 양분했다가 올 들어 12.0%, 8.9%로 동반 하락했다.
업계에서는 중국의 긴축정책을 틈 타 현지 기업들이 구사한 가격 인하 등의 적극적 마케팅이 시장에서 먹힌 것으로 분석한다. 한국 한화증권 정동익 연구원은 "사니와 같은 중국 현지 업체들은 제품경쟁력을 키운 데다 안정적인 정부 수요를 확보하며 약진했다"고 지적했다.
한국 업체들은 "이제 중국 시장의 경쟁자가 일본 기업이 아니라 가격경쟁력을 가진 현지 중국 기업으로 바뀌었다"며 바짝 긴장하고 있다.
시장 상황도 녹록지 않다. 중국의 굴착기시장은 올해와 내년 한자릿수 성장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긴축정책으로 인한 건설경기 둔화 때문이다. 2000년대 들어 중국의 연간 굴착기 판매대수는 매년 10% 이상의 고성장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올해 총 판매대수는 17만7000대(예상) 정도로 지난해 16만4000대에 비해 소폭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현지 기업과 경쟁하려면 성능 격차를 더 벌리든지 아니면 가격 인하를 단행해야 한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지난달 연비 등이 뛰어난 새 모델 2종을 내놓고 올 연말과 내년 반격을 노리고 있다"며 "머지않아 예전 점유율을 회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