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LCD투자 승인 지연，속타는 삼성·L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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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10-04-21 09:49본문
“중국 정부만 ‘꽃놀이패'를 쥔 격이죠.”
12일 만난 국내 액정표시장치(LCD)업계 관계자의 하소연이다. 여기엔 중국 정부의 ‘만만디(慢慢的·행동이 굼뜨거나 일의 진척이 느림을 이르는 말)식 행보'로 인해 한국 LCD 기업들이 4개월여째 속만 태우고 있는 데 따른 불만이 녹아 있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12월 한국 정부의 승인을 거쳐 중국 현지에 대규모 LCD패널 생산라인 건설을 추진해왔다. 삼성전자는 2조6000억원을 투자해 중국 쑤저우에 7.5세대 LCD패널 공장을, LG디스플레이는 4조원을 투자해 중국 광저우에 8세대 LCD패널 공장을 각각 건설하는 투자계획안을 중국 정부에 제출해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올 초까지 중국 지방 정부들은 앞다퉈 호조건을 제시하면서 투자 유치를 위해 호들갑을 떨어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별다른 걱정을 하지 않았다. 이런 이유에서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늦어도 올 3월 내로 중국 정부의 투자 결정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다. 지난 2월 만난 LG디스플레이 권영수 사장도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지만 중국 정부가 3월 말 최종 사업자를 결정할 전망”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3월을 넘긴 현재까지 뚜렷한 결과를 내놓지 않아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발을 동동거리게 하고 있다. 한국을 포함한 해외 LCD기업 6개 정도가 한꺼번에 투자요청서를 제출하면서 중국 입장에선 투자 기업을 입맛대로 고를 수 있어 급할 게 없다. 게다가 오는 2012년 LCD TV시장 규모가 4080만대(디스플레이서치 분석)로 성장할 정도로 거대 시장을 보유한 중국으로선 보다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해외 기업을 고르기만 하면 되는 ‘꽃놀이패'를 쥔 모양새다.
사정이 이렇자 중국에 LCD 생산라인 투자를 신청한 국내외 LCD기업간 자존심을 건 물밑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게다가 중국은 투자를 신청한 해외 6개 기업 중 한국·대만·일본에서 2곳, 중국 자국 내 업체 1곳 등 총 3개 업체만 허가를 내줄 가능성이 높아 해당 기업들로선 막판 총력전을 펼치는 분위기다. 심지어 국내외 LCD기업들은 당초 중국 정부에 제시한 투자 조건을 대폭 손질해 승인을 유도하는 등 출혈경쟁도 불사하고 있다. 일각에선 삼성전자가 중국에 LCD패널과 함께 반도체 생산라인까지 패키지로 투자하는 파격적인 조건을 담은 최종안을 제시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맞서 LG디스플레이도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중국 LCD TV기업인 스카이워스와 제휴해 LCD패널 생산라인 투자를 추진하는 등 유리한 조건을 만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국내 LCD업계 관계자는 “최종 생산라인 투자 제안서를 제출한 국내외 LCD기업들은 중국 정부의 승인 여부에 대한 발표만 기다리고 있다”면서 “우기를 앞둔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빨리 승인 여부를 알려줘야 생산라인 공사를 서두를 수 있다”고 토로했다. 한편, 중국 정부는 이르면 이번주 LCD투자 승인 기업을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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