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아파트 분양업자 얄팍한 상혼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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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09-11-06 08:56본문
46층 짜리 아파트에 '88층'과 '68'층 버젓이
홍콩의 부동산 개발업자들이 숫자에 관한 미신을 맹신하는 소비자들을 상대로 얄팍한 상혼을 펼쳐 비난의 표적이 되고 있다.
AFP 통신 온라인판이 22일 전한 바에 따르면 최근 헨더슨 랜드 디벨롭먼트가 분양을 개시한 고급아파트 '39 칸두이트 로드(39 Conduit Road)'는 기록적으로 높은 가격에 매진사례를 보이고 있다.
그런데 48층 짜리 아파트의 최상층에 중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숫자인 '68'과 '88'을 붙여 판매하는 전략을 써서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8'은 중국 표준어와 광동어로 '재물을 얻는다'는 의미인 '발(發)'과 발음이 같아 중국인은 특히 8이 두 개 겹치는 '88'이란 숫자를 좋아한다. '68'의 발음도 '부가 계속 이어진다'는 단어와 비슷한 발음이어서 선호도가 아주 높다.
헨더슨 측이 '39 칸두이트 로드'의 43층과 44층 2개 층을 '68층'으로 해서 분양해 지난주 팔았는데 가격은 1평방피트 당 8만8,000홍콩달러로 무려 4억3,900만 홍콩달러(약 672억원)라는 천문학적인 액수로 매각됐다.
또한 아직 분양을 시작하지 않은 45층과 46층으로 이뤄진 '88층' 경우 판매가격이 1평방피트당 10만 홍콩달러로 책정돼 최소한 우리 돈으로 700억원 이상을 호가하고 있다.
이렇게 비판 여론이 고조되는데 대해 헨더슨의 홍보 담당자는 AFP에 "우리만 이런 아파트 판매전략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특별히 문제될 일은 없다"고 변명하고 있다.
이에 민주당의 호쭌얀(何俊仁) 입법의원은 홍콩 정부가 이 같은 상황을 시정하지 않는다면 부동산시장의 무절제한 관행을 장려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호 입법의원는 곧 정부 당국자와 관련 대책을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며 다른 의원도 아파트 구입자가 부동산업체가 붙인 숫자에 현혹되선 안된다며 특단의 조치를 추진하겠다고 다짐했다.
홍콩에선 대부분의 건물에 14층이 없다. 이는 '14'의 발음이 광동어로 '반드시 죽는다'는 의미의 단어와 동일한 탓이다. 또한 '죽음(死)'을 연상시키는 4층이 없는 건물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