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출 30% 부동산행 … 집값, 위기 전보다 비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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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09-09-08 09:16본문
중국 베이징의 대표적 주거지인 왕징(望京)의 고급 아파트 ‘화딩스자(華頂世家)’. 올 초 ㎡당 1만5000위안(약 271만원)이던 이 아파트는 최근 1만9000위안 선에 거래되고 있다.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고, 저금리가 유지되면서 투자 목적으로 집을 구입하거나 갈아타는 부유층도 늘었다. 왕징에 150㎡ 아파트 두 채를 보유하고 있던 40대 중반의 여성 리(李)는 최근 이 중 한 채를 팔아 60㎡짜리 아파트 두 채를 샀다. 그는 “대형보다 중소형 아파트가 임대가 잘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초대형 금융위기로 휘청대던 세계 부동산 시장이 위기 발생 1년을 맞아 서서히 안정을 되찾고 있다. 아직 본격적인 회복을 말하긴 이르지만 온기가 돌아오기 시작한 것만은 분명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미국 부동산 정보업체 리얼캐피털애널리틱스(RCA)에 따르면 올 2분기 전 세계의 상업용 부동산 거래액은 628억 달러로 1분기(536억 달러)에 비해 17% 늘었다. 하지만 상반기 전체로는 아직 지난해 같은 기간의 35% 수준에 머물고 있다.
가장 빠른 회복세를 보이는 나라는 중국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8월부터 7개월 연속 떨어졌던 주요 도시 집값은 올 3월부터 상승세로 돌아서 7월까지 다섯 달 연속 뛰었다. 월간 상승률도 3월엔 0.2%였지만 7월엔 0.9%로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제는 주요 도시의 평균 집값이 금융위기 이전보다 더 비싸졌다.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면서 유입되는 돈도 늘고 있다. 올 들어 7월까지 중국의 부동산 개발 투자는 1조7720억 위안(약 320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6% 증가했다. 외국 전문가들은 올 상반기 은행 신규 대출 7조3000억 위안 가운데 30%가량이 부동산으로 흘러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위기 과정에서 ‘유럽의 시한폭탄’으로 꼽히던 영국도 사정이 나아지고 있다. 영국 토지등기소에 따르면 7월 집값은 한 달 전에 비해 1.7% 올랐다. 지난해 5월부터 올 5월까지 13개월 연속 하락했던 영국 집값은 6월 0.1% 오른 데 이어 7월엔 상승률이 확 높아졌다.
일본 부동산 시장은 아직까진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도쿄를 비롯한 수도권 맨션(아파트)만큼은 회복 조짐이 보인다는 평가다. 지난해 11월 전월 대비 1% 떨어졌던 수도권 맨션 가격은 올 6월엔 -0.3%로 낙폭을 크게 줄였다. 특히 수도권의 중고(기존) 맨션 계약은 올 들어 7월까지 1만874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