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자는 곤궁에 처해도 자기의 할 도리를 지키지만 (君子固窮 小人窮斯濫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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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백두넷 작성일21-01-17 17:37본문
"산다는 게 다 그런 거지. 누구나 빈손으로 와. 소설 같은 한 편의 얘기들을 세상에 뿌리며 살지…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이면 돼…아모르 파티!"
트로트 가수 김연자 씨가 부른 `아모르 파티` 가사 일부다. 아모르 파티, 즉 네 운명을 사랑하라. 순응하지도 대항하지도 말고 적극 대처하라는 게 니체가 말한 본래 의미일 것이다. 운명 두 글자에서 `운(運)`이 중립적 개념이라면, `명(命)`은 거부할 수 없는 숙명적 개념이 강하다. 혹자는 명을 인수분해해 사람(人)이 살면서 한 번은(一) 두드려 맞는(叩) 일로 풀이한다. 자원(字源)을 살펴보면 우두머리(令)의 입(口)에서 나오는 명령이다. 목숨을 명이라고 하는 데서 알 수 있듯이 선택 사양이 아닌 타율적 숙명이라는 뜻이 담겨 있다.
좋은 운은 감사와 겸손으로 보전하지만, 힘든 고난이 따르는 명은 어떻게 반전시킬 것인가. 아모르 파티에 해당하는 고사성어는 군자고궁(君子固窮)이 될 듯하다. 공자는 14년 동안 중원을 돌아다니며 8개국 이상 군주들에게 왕도정치 마케팅을 했다. 받아들여주는 군주가 없는 것은 고사하고, 일반 민중도 등을 돌리며 `상갓집 개`라고 조롱했다. 세상 구제는커녕 자신 앞가림도 힘든 지경이었다.
견디다 못한 제자 자로가 "군자인데도 왜 이렇게 어려움을 겪어야 합니까?" 하며 불평했을 때 공자는 결연하게 답한다. "군자는 곤궁에 처해도 자기의 할 도리를 지키지만 소인은 어려워지면 경계를 넘어 못하는 일이 없어진다(君子固窮 小人窮斯濫矣)."
`군자고궁`의 해석은 다층적이다. 먼저 `군자는 원래 어려운 법`이란 해석이다. 세상은 어차피 교과서 속 권선징악·인과응보의 원리 원칙대로 돌아가지 않는 법이니 군자로서 대접받을 기대를 접고 본연의 가치를 지키자는 이야기다.
둘째, `군자는 어려움을 지킨다`로 풀이된다. 어렵더라도 떳떳한 역경을 선택한다는 적극적 의지가 강하다. 소인은 쉬운 길을 택하지만 군자는 어렵더라도 옳은 길을 택하는 법이다.
셋째, `역경을 통해 더 단단해진다`는 풀이도 있다. 공자는 구시렁거리는 제자들에게 관점을 전환할 것을 주문한다. 팔을 꺾여봐야 좋은 의사가 되고, 곤경을 겪어봐야 좋은 선비가 될 수 있고, 위기에 처해봐야 좋은 군주가 될 수 있다는 사례를 든다. 요컨대 역경에 KO당하는 것이 아니라 OK, 경력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불행한 시절에 행복한 시절을 추억하는 것이 인생에서 최고의 고통이라면, 반대로 행복한 후에 불행한 때를 추억하는 것"이 큰 기쁨이 될 수도 있지 않겠는가. 역경에서 이점을 찾아내 극복하려는 군자고궁의 자세는 코로나19를 안고 살아야 하는 오늘날 우리에게도 통하는 뉴노멀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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