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셌다는 孔子의 주덕(酒德)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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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백두넷 | 작성일 :21-11-16 12:21|본문
술 셌다는 공자의 주덕(酒德)은
논어'의 '향당' 편에 나오는 '유주무량 불급란(唯酒無量 不及亂)'에서 주량 제한 없고 흐트러짐 없어
술로 인한 곤란 경계한 공자
자신의 주량 고집하기보다
술자리 성격따라 적정량 조절
주량과 주덕의 균형감 강조
"주량이 어느 정도인가"란 질문에 당신은 어떻게 응답하는가. 평균 주량 vs 최고점, 어느 것인가. 코로나19 시국에 때아닌 술꾼 논전이 한바탕 뜨거웠다. 진정한 술꾼은 '주량'이 아니라 '주덕(酒德)'으로 판가름 난다. 술로 제압하는 호걸력보다 강력한 것은 술을 '제어'할 줄 아는 자제력이다.
요즘에도 음주운전, 술자리 실수로 패가망신하는 사례가 많지만 예전도 다르지 않았다. 동양의 전통 인재 검증 방법인 '지인술'에서 '술자리 테스트'가 빠지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주량과 주덕의 양수 겸장 롤모델은 공자다. '논어'의 '향당' 편에 나오는 '유주무량 불급란(唯酒無量 不及亂)'에서 앞 문장은 주량, 뒤 문장은 주덕을 반영한다. 논어의 인기 구절이 그렇듯 다양한 해석이 존재한다.
첫째 의미는 '주량에 한도가 없으셨지만, 어지러움에는 이르지 않으셨다'다. 스스로도 주곤(酒困·술로 인한 곤란)에 대해 경계하신 바 있다. 주자는 '술은 사람을 기쁘게 하므로 양을 정하지 않고, 다만 취하는 것을 절도로 삼았다', 정자는 '마음뿐 아니라 혈기조차 어지럽게 해선 안 된다. 몸을 훈훈하게 하는 정도가 딱이다'고 설명한다.
둘째, 일상 음주가 아닌 연회의 특별 매너로서 '술자리에서 술잔 수를 세지 않으시고 마셨다'다.
셋째, 본인의 주량을 미리 정해놓고 고집하기보다 상대방과 술자리 성격에 따라 조절하며 분위기에 맞췄다.
넷째, '유주무량 불급/란'으로 한자 띄어 읽기를 이용한 난센스 풀이다. '술에 정해놓은 양이 없어서 그에 못 미치면/난동을 부리셨다'로 희화화한 것이다.
추상적 주량을 구체적 수치로 나타내야 직성이 풀리는 대중 심리는 고금이 통한다. 중국 민간 속담에 '요순천종 공자백고(堯舜千鐘 孔子百고·요임금은 술 천 잔을, 공자는 술 백 잔을 마셨다)', 즉 '천종백고(千鍾百고)'가 전해 내려왔던 듯하다.
고(고)는 나팔 모양 입구에 허리가 가늘고 높은 원형의 다리가 있는 모양의 술잔이다. 백 잔이란 당시 술이 요즘의 백주와 달리 도수가 약한 것을 감안해도 센 주량이다.
공자의 자손들은 각각 다른 입장을 보였다. 손자인 공급(孔伋)은 "1되(升)를 넘지 않았다", 6대손인 공천(孔穿)도 근거가 없다고 부인한다. 적극 주장한 이는 21대손인 공융(孔融)이다.
후한 말기 반골 정치가인 그는 당대 위정자 조조의 금주령(禁酒令)을 반박해 "공자는 백고의 술이 아니었으면 최고 성인이란 명성을 얻지 못했다"며 술 유용론을 편다.
코로나19 시국이 장기화하면서 혼술과 홈술이 대세다. 오히려 술을 과하게 마시는 고위험 음주로 이어진다는 우려도 있다. 가중독작(家中獨酌)이더라도 '유주무량 불급란'의 절도, 한도, 주도를 잊지 마시길!
[김성회 리더십 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