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 구해달라"…중국서 '인터넷 중독' 치료 캠프 성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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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9-07-08 15:11본문
"내 아이 구해달라"…중국서 '인터넷 중독' 치료 캠프 성행
2019.07.08
게임 중독된 자녀 보다 못한 부모들 요청으로 수용
비용 비싸지만 만원 사례…독방 감금 등 '가혹 행위' 논란도
여느 날처럼 온라인 게임에 몰두하고 있던 리자저우(14)는 지난달 갑작스레 나타난 건장한 체격의 두 남성에게 끌려갔다. 그가 끌려간 곳은 '청소년 심리 개발 기지'로 이름 붙여진 인터넷 중독 치료 캠프였다.
중국 베이징 인근에 있는 이 캠프는 인민해방군 심리전 부대 장교 출신인 타오란이 지난 2003년 세웠다.
리자저우의 '수용'을 요청한 사람은 바로 그의 부모였다. 끼니를 거르고 잠도 제대로 자지 않은 채 하루 20시간씩 게임에 몰두하는 그를 보다 못한 부모가 캠프 측에 리자저우를 수용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캠프의 비용은 월 1만 위안(약 168만원)에 달한다. 올해 1분기 화이트칼라 월평균 임금이 8천50위안에 불과한 중국에서 이는 만만치 않은 돈이다. 하지만 캠프는 100여 명의 청소년으로 가득 차 있다.
캠프를 세운 타오란은 홍콩의 한 현지매체에 "인터넷 중독은 이제 10대만의 문제가 아니다"며 "대부분 청소년이지만, 9살 꼬마도 있고 30살 어른도 수용돼 있다"고 밝혔다.
인터넷 이용자 수가 8억 명을 넘어서고 게임산업 연 매출이 300억 달러(약 35조원)를 돌파한 중국에서 인터넷 중독은 이제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최근 '게임사용 장애'(게임 중독)를 새로운 국제질병분류체계에 포함했지만, 중국은 이보다 10년 앞선 2008년에 이를 정신질환으로 분류했으며 최근에는 청소년의 게임 이용을 강력하게 규제하고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보급과 함께 게임 중독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으며, '청소년 심리 개발 기지'와 같은 인터넷 중독 치료 캠프는 중국 곳곳에서 생겨나고 있다.
여기에 수용된 청소년들은 약물치료, 심리 상담, 체육 활동, 가족 활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통상 3개월가량 수용된다. 게임에 중독된 청소년은 물론 그 부모나 보호자도 함께 머무르면서 가족 활동에 참여하며, 이들은 자녀 교육법과 같은 강의도 듣는다.
지난 1년간 캠프에 머무르면서 15만 위안(약 2천500만원)의 돈을 썼다는 공장 노동자 왕궈창은 "내 아들의 생명을 구하고자 돈을 썼기에 아깝지 않다"며 "게임에만 빠져 살던 내 아들이 이곳을 졸업하면 사회에 적응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캠프에 수용된 청소년에게 가혹 행위가 행해진다는 증언도 나와 논란을 낳고 있다. 캠프에 자녀를 보낸 한 부모는 "수용된 청소년이 말을 듣지 않으면 침대에 묶어놓기도 하며, 심한 경우 독방에 열흘 동안 감금시키기도 한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전기충격 요법을 사용한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에 '청소년 심리 개발 기지' 설립자 타오란은 "침대에 묶는 등의 체벌은 하지 않는다"면서 "우리는 전국의 여러 캠프가 사용하는 인터넷 중독 치료 과정을 처음으로 개발해 적용했다"고 말했다.
장신신 기자 kiraz0123@126.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