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통하는 ‘중국속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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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10-01-25 10:55본문
옌지(延吉·연길)는 ‘중국 속 한국’이다. 중국 동포들의 집거지로 중국내 도시 중 유일하게 한국어가 통하는 옌지는 간판에도 한국어가 표기되고 공식문서에도 한국어를 사용한다. 음식과 상품도 한국산이 많다.
이곳의 경제도 한국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다. 이만하면 중국 속 한국이라고 해도 별 무리가 없을 것 같다.
옌지에 한국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은 한·중 수교 이후로 백두산 관광을 위한 한국인 방문객이 급증하고 돈을 벌기 위해 한국으로 가는 동포들이 늘어나며 중국 속 작은 한국으로 변모하게 된다.
이전에는 작은 농촌 도시였던 이곳에 한국으로부터 돈이 들어오고 백두산 관광의 거점도시 역할을 하게 되며 조선족 자치주의 중심소비도시로 급부상하게 된다. 옌지의 급격한 한국화는 생산보다는 소비문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며 옌지 3다(多)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졌다.
옌지에는 노래방, 안마방, 양 꼬치집이 건물마다, 골목마다 없는 곳이 없을 정도로 많다. 정확한 통계는 아니지만 중국내 도시 중 인구밀도와 규모면에서 볼 때 이들 3개 업종이 가장 많은 곳이 옌지라고 한다.
한국에서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것은 노래방. 돈을 벌기 위해 한국으로 갔다 돌아온 사람들이 앞다퉈 비교적 큰 노력을 들이지 않고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노래방을 차린 것이다.
한국에서 돈을 벌던 사람들은 옌지에서 다시 취직을 하지 않는다. 공사장 막일을 하더라도 한국에서는 7만-8만원 정도는 벌었지만 이곳에서는 하루 일당이 30위안(한화 3600원) 정도여서 한마디로 성에 차지 않는다. 결국 이들은 쉽게 돈을 벌고 편하게 지낼 수 있는 유흥업에 눈을 돌린 것이다.
한국에서 돈을 벌어온 사람들 상당수가 일은 하지 않고 매일 놀고 먹고 마시며 이들이 쓰는 돈을 벌어들이는 데는 유흥업만한 것이 없다.
노래방 문화도 한국과 별반 다를게 없다. 노래방마다 도우미가 있으며 술도 팔고 있다. 노래방 이용료는 방 크기나 시설에 따라 50위안에서 500위안까지 다양하다. 도우미는 100위안.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장사가 좀 될 경우 제법 돈이 되는 사업이다.
안마방도 한국의 돈이 들어온 후 급속도로 늘었다고 한다. 워낙 안마를 좋아하는 중국인들이지만 옌지에는 건물마다 안마방이 있을 정도로 중국내 최고 밀도를 자랑한다.
안마요금은 30위안에서 100위안까지 다양하다.하지만 가장 저렴하게 계산해도 하루 일당에 해당하는 금액이지만 안마방마다 이용객들이 많다. 이곳의 안마방은 원래 안마만 하는 곳이었지만 한국인들의 영향으로 퇴폐영업을 하는 곳도 하나둘씩 늘어나고 있다. 이곳에 가장 먼저 퇴폐 안마방을 차린 사람도 바로 한국인이라고 한다.
옌지를 대표하는 음식인 양꼬치구이는 현지인들이 가장 즐겨 찾고 선호하는 음식 중 하나다. 거의 매일 양꼬치 구이를 먹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이며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즐겨 먹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삼겹살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현지인들의 양꼬치 선호도와는 비교가 되질 않는다.
한국 관광객들도 이곳에 들르며 한 번쯤은 맛 볼 정도로 옌지의 대표음식이다. 같은 민족인 중국동포들의 입맛에 맞는 음식이라 그런지 한국인들에게도 입에 맞는다.
한국인들이 외국에 갔다 돌아오면 가장 먼저 먹고 싶은 음식이 김치찌개나 된장찌개인 것처럼 옌지 사람들이 한국 등 외국에 장기간 거주하다 돌아오면 양꼬치나 연길냉면을 가장 먼저 찾는다고 한다.
옌지에 노래방, 안마방, 꼬치집에 많다보니 밤 문화는 이들 3개 업종을 중심으로 이뤄진다.친구나 애인을 만나거나 가족모임, 회식을 할 경우 가장 기본적인 코스는 양고기 꼬치집에서 1차를 한 후 2차는 노래방으로 향한다. 마지막으로 들르는 코스는 안마방. 안마방은 심야시간대에 손님이 더 많으며 새벽까지 영업을 하는 곳이 많다. 한국인들과 비교하면 안마코스가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