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고장’ 쓰촨을 탐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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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dmin 작성일11-05-19 08:26본문
황륭, 주자이거우...신이 내려주신 선물
지난 4월 중순, 여객기 창 밖으로 내려다 본 쓰촨(四川)성 성도 청두(成都) 시가지 전체에 짙은 안개가 스며들어 있었다. 얼핏 보이는 고층 건물 꼭대기로 그나마 이 곳이 도시임을 알 수 있었다. 1년 열두 달 중 열 달은 안개가 낀다고 하니 ‘촉(蜀)의 개는 해를 보면 짖는다’는 말이 실감이 났다.
공항 밖으로 나오자 후텁지근한 열기가 온 몸을 휘감았다. 안내원은 쓰촨성은 주위에 바다가 없는 내륙지역이지만 비옥한 토지와 호수, 강으로 둘러싸여 있어 지역이 전체적으로 습하면서도 더운 편이라고 귀띔했다.
쓰촨이라는 이름도 양쯔(揚子)강·민(岷)강·자링(嘉陵)강·퉈(蕣)강 등 4개의 강이 흐르는 곳이라 붙여진 것이다. 덕분에 쓰촨성에 ‘신이 내린 선물’이라고도 불리는 주자이거우(九寨溝·구채구)와 황룽(黃龍·황룡)이라는 세계적인 관광 명소가 탄생할 수 있었다.
△ 세상에 단 하나뿐인 오색빛깔 호수
쓰촨성에서 도착한 지 나흘 째 되는 날, 청두에서 비행기로 40분 걸려 주자이황룽 공항에 도착했다. 청두에서 북쪽으로 460km 떨어진 이 곳은 후텁지근한 청두 날씨와 달리 눈발이 휘날리는 겨울 날씨였다.
해발 3100m 고도에 위치한 공항 주변은 온통 황량한 고원뿐이었다. 한라산이 1950m, 백두산이 2750m이니 그 고도가 얼마나 높은지 어림 짐작이 갔다.
공항에서 버스를 타고 남쪽으로 두 시간 남짓 달려 황룽에 도착했다. 케이블카를 타고 15분 정도 올라가자 하늘을 찌를 듯한 원시삼림이 눈 앞에 펼쳐졌다. 울창한 숲은 졸졸 흐르는 계곡물과 완벽한 조화를 이뤘다.
흩날리는 눈발을 맞으며 한걸음씩 발을 내디뎠다. 점차 고도가 높아지면서 공기가 희박해져 숨이 차고 어지러웠다. 들고 온 산소통으로 간간히 산소를 공급해 어지러움을 해소했다. 관광객을 위해 무료로 산소를 제공해주는 휴게소도 곳곳에 눈에 띄었다.
한참을 걸었을까. 저 멀리서 “워더톈아(我的天哦·Oh my god)”하는 탄성 소리와 함께 찰칵 찰칵 카메라 셔터 소리가 연이어 터져 나왔다. 황룽의 하이라이트로 불리는 ‘다섯 빛깔의 호수’ 우차이츠(五彩池·오채지)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4월 중순, 여객기 창 밖으로 내려다 본 쓰촨(四川)성 성도 청두(成都) 시가지 전체에 짙은 안개가 스며들어 있었다. 얼핏 보이는 고층 건물 꼭대기로 그나마 이 곳이 도시임을 알 수 있었다. 1년 열두 달 중 열 달은 안개가 낀다고 하니 ‘촉(蜀)의 개는 해를 보면 짖는다’는 말이 실감이 났다.
공항 밖으로 나오자 후텁지근한 열기가 온 몸을 휘감았다. 안내원은 쓰촨성은 주위에 바다가 없는 내륙지역이지만 비옥한 토지와 호수, 강으로 둘러싸여 있어 지역이 전체적으로 습하면서도 더운 편이라고 귀띔했다.
쓰촨이라는 이름도 양쯔(揚子)강·민(岷)강·자링(嘉陵)강·퉈(蕣)강 등 4개의 강이 흐르는 곳이라 붙여진 것이다. 덕분에 쓰촨성에 ‘신이 내린 선물’이라고도 불리는 주자이거우(九寨溝·구채구)와 황룽(黃龍·황룡)이라는 세계적인 관광 명소가 탄생할 수 있었다.
△ 세상에 단 하나뿐인 오색빛깔 호수
쓰촨성에서 도착한 지 나흘 째 되는 날, 청두에서 비행기로 40분 걸려 주자이황룽 공항에 도착했다. 청두에서 북쪽으로 460km 떨어진 이 곳은 후텁지근한 청두 날씨와 달리 눈발이 휘날리는 겨울 날씨였다.
해발 3100m 고도에 위치한 공항 주변은 온통 황량한 고원뿐이었다. 한라산이 1950m, 백두산이 2750m이니 그 고도가 얼마나 높은지 어림 짐작이 갔다.
공항에서 버스를 타고 남쪽으로 두 시간 남짓 달려 황룽에 도착했다. 케이블카를 타고 15분 정도 올라가자 하늘을 찌를 듯한 원시삼림이 눈 앞에 펼쳐졌다. 울창한 숲은 졸졸 흐르는 계곡물과 완벽한 조화를 이뤘다.
흩날리는 눈발을 맞으며 한걸음씩 발을 내디뎠다. 점차 고도가 높아지면서 공기가 희박해져 숨이 차고 어지러웠다. 들고 온 산소통으로 간간히 산소를 공급해 어지러움을 해소했다. 관광객을 위해 무료로 산소를 제공해주는 휴게소도 곳곳에 눈에 띄었다.
한참을 걸었을까. 저 멀리서 “워더톈아(我的天哦·Oh my god)”하는 탄성 소리와 함께 찰칵 찰칵 카메라 셔터 소리가 연이어 터져 나왔다. 황룽의 하이라이트로 불리는 ‘다섯 빛깔의 호수’ 우차이츠(五彩池·오채지)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해발고도 3576m에 위치한 황륭 우차이츠. 주변 눈 덮인 숲과 에메랄드빛깔 물이 환상의 조화를 이뤄낸다.
해발 고도 3576m에 위치한 우차이츠는 계단식 밭처럼 완만하게 경사진 작은 연못 693개가 이뤄낸 기이한 경관이다. 석회암에 고인 맑은 물은 깊이와 보는 각도, 햇빛의 정도에 따라 갖가지 색깔을 빚어냈다. 연못 둘레의 바위와 나무에 뒤덮인 흰 눈과 옥색 빛깔 연못의 조합은 말 그대로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 했다.
△ 인간의 손때가 묻지 않은 동화나라
다음 날 버스를 타고 도착한 주자이거우(九寨溝). 골짜기 안에 짱(藏)족 마을 9개가 있다는 데서 이름이 유래했다.
주자이거우는 총 면적 643㎢로 거대한 규모를 자랑했다. 곳곳에 있는 크고 작은 호수 114개, 폭포 17개 등을 모두 보려면 족히 사흘은 필요하다. 이에 따라 관광지 곳곳을 수시로 오가는 친환경 셔틀버스를 타고 대표적인 장소 10여 곳을 둘러보는 게 일반적인 코스라고 안내원은 설명했다.
주자이거우에서 제일 길다는 길이 4.5km의 창하이(長海), 맑은 날씨면 호숫가 전경이 물에 그대로 비치는 징하이(鏡海), 햇빛에 비친 호수 빛깔이 담황색, 녹색, 푸른색 등 다채로운 색상을 띠는 우화하이(五花海), 그리고 다섯 가지 영롱한 색깔을 띠는 우차이츠(五彩池).
△ 인간의 손때가 묻지 않은 동화나라
다음 날 버스를 타고 도착한 주자이거우(九寨溝). 골짜기 안에 짱(藏)족 마을 9개가 있다는 데서 이름이 유래했다.
주자이거우는 총 면적 643㎢로 거대한 규모를 자랑했다. 곳곳에 있는 크고 작은 호수 114개, 폭포 17개 등을 모두 보려면 족히 사흘은 필요하다. 이에 따라 관광지 곳곳을 수시로 오가는 친환경 셔틀버스를 타고 대표적인 장소 10여 곳을 둘러보는 게 일반적인 코스라고 안내원은 설명했다.
주자이거우에서 제일 길다는 길이 4.5km의 창하이(長海), 맑은 날씨면 호숫가 전경이 물에 그대로 비치는 징하이(鏡海), 햇빛에 비친 호수 빛깔이 담황색, 녹색, 푸른색 등 다채로운 색상을 띠는 우화하이(五花海), 그리고 다섯 가지 영롱한 색깔을 띠는 우차이츠(五彩池).
주자이거우(九寨溝)에서 가장 아름다운 색채를 가진 호수로 유명한 우차이츠(五彩池). 우차이츠는 '다섯가지 영롱한 푸른 빛깔을 띤 호수'라는 뜻이다.
코발트색부터 옥색까지 다양한 색깔을 띠고 있는 맑은 호수들이야 말로 관광객으로 하여금 저절로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 최고의 볼거리였다. 특히 호수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숲과 조화를 이뤄 호수는 마치 동화 나라를 방불케했다. 단풍이 물드는 가을이나 흰 눈이 사방을 뒤덮은 겨울에 이곳을 방문하면 호수의 푸른 빛깔과 어울려 더욱 환상적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푸른색 물빛에 잠시 취해있던 중 문뜩 왜 호수인데 이름 끝에 바다를 뜻하는‘하이(海)’를 붙이는지 궁금했다.
이유인 즉, 과거 이곳에 살던 짱족들은 산으로 둘러싸인 골짜기에서 바다를 볼 수 없어 어떻게 생겼는지는 몰랐지만 바다가 푸른색인 것만은 알았다고 한다. 그래서 이곳의 물을 바다라고 여겨 이렇게 이름 붙였다고 안내원이 설명했다.
주자이거우에서 또 하나 놓칠 수 없는 것은 바로 이러한 중국 소수민족 중 하나인 짱족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푸른색 물빛에 잠시 취해있던 중 문뜩 왜 호수인데 이름 끝에 바다를 뜻하는‘하이(海)’를 붙이는지 궁금했다.
이유인 즉, 과거 이곳에 살던 짱족들은 산으로 둘러싸인 골짜기에서 바다를 볼 수 없어 어떻게 생겼는지는 몰랐지만 바다가 푸른색인 것만은 알았다고 한다. 그래서 이곳의 물을 바다라고 여겨 이렇게 이름 붙였다고 안내원이 설명했다.
주자이거우에서 또 하나 놓칠 수 없는 것은 바로 이러한 중국 소수민족 중 하나인 짱족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호수를 한 바퀴 둘러보고 내려오는 길에 이곳 9개 짱족 마을 중 가장 크다는 수정자이(樹正寨)를 방문했다. 정문 입구 곳곳에 홍·백·황 녹·청 다섯 가지 색깔 깃발이 빼곡히 걸려있었다. 안내원은 홍색은 태양, 백색은 구름, 황색은 토지, 녹색은 강, 청색은 하늘을 뜻한다며 모두 짱족의 대자연과 종교를 숭상하는 신앙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짱족이 운영하는 기념품 가게마다 사람들이 북적거렸다. 매년 평균 100만명의 관광객이 이곳을 찾는다고 하니 장사도 꽤 잘되는 듯 했다.
다만 지난 2008년 쓰촨 대지진 이후 1년은 관광객 수가 절반 이상 뚝 떨어졌다고 한다. 당시 지진으로 교통길이 모두 끊기면서 이곳에는 관광객 7000명이 갇혀있었다고 안내원은 말했다. 장쩌민 전 주석이 "쓰촨성은 한 번 오면 떠나고 싶지 않은 곳"이라고 말했지만 지진 발생 당시 쓰촨은 한 마디로 "한 번 오면 나가지 못하는 곳"이 돼버린 것이다.
안내원의 설명을 들으며 '그래도 지진이 이곳까지 덮치지 않아 아름다운 원시자연과 짱족의 정취가 그대로 남아있구나'라고 하늘에 감사해하며 천천히 발걸음을 돌렸다.
짱족이 운영하는 기념품 가게마다 사람들이 북적거렸다. 매년 평균 100만명의 관광객이 이곳을 찾는다고 하니 장사도 꽤 잘되는 듯 했다.
다만 지난 2008년 쓰촨 대지진 이후 1년은 관광객 수가 절반 이상 뚝 떨어졌다고 한다. 당시 지진으로 교통길이 모두 끊기면서 이곳에는 관광객 7000명이 갇혀있었다고 안내원은 말했다. 장쩌민 전 주석이 "쓰촨성은 한 번 오면 떠나고 싶지 않은 곳"이라고 말했지만 지진 발생 당시 쓰촨은 한 마디로 "한 번 오면 나가지 못하는 곳"이 돼버린 것이다.
안내원의 설명을 들으며 '그래도 지진이 이곳까지 덮치지 않아 아름다운 원시자연과 짱족의 정취가 그대로 남아있구나'라고 하늘에 감사해하며 천천히 발걸음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