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마고도위의 장터동네 사계(沙溪, Shax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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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dmin 작성일11-05-23 08:53본문
차마고도위의 장터동네 사계(沙溪, Shaxi)는 천년동안 이어온 먼 산과 고도(古道), 건물, 장터가 세월속의 골목처럼 사람들은 이끌고 어제와 오늘을 오고간다.
청산의 품속에 안긴 나지막한 산 둔덕에 위치한 사계는 산 좋고 물 맑으며 기후가 좋고 물산이 풍부하다. 바이족을 중심으로 많은 민족들이 모여사는 이 동네는 사람들로부터 "산 좋고 물 맑으며 둔덕이 아름답고 처녀는 더욱 이쁜 물산과 노래의 고향"으로 인정된다.
사계로 들어가려면 흑혜강(黑惠江)위에 드러누운 옥진교(玉津橋)를 지나야 한다. 1935년에 건설한 이 다리는 축조시간은 길지 않지만 고풍스럽고 웅장한 모습으로 사등가(寺登街)의 일경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35m길이의 난간에는 위엄있는 돌사자를 조각하고 다리 중앙의 돌에는 용을 새겼는데 용머리가 흑혜강의 원천쪽을 바라본다. 또 강물의 흐름을 비유하여 상류를 향한 교각면에는 자라머리를 조각하고 하류쪽 교각면에는 자라의 꼬리를 조각했다.
그리고 난간의 양쪽 끝머리에는 흑혜강에서 난다는 도룡농 네 마리가 조각되어 있다. 옥진교의 조각물은 교묘한 설계와 정교한 기법으로 높은 예술성을 자랑하면서 사람들의 사색을 불러일으킨다.
수천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통상의 길 차마고도(茶馬古道)의 일부분인 사계에는 차마고도에서 유일하게 지금까지 남아내려오는 장터 사등가(寺登街)가 있다.
무대건물과 여관, 절, 문을 보존한 사등가에 들어서면 말잔등에 상품을 싣고 차마고도를 따라 여기 저기 다니던 행상들의 얼굴이 떠오르고 그들을 통해 장터의 옛 이야기가 들려오는듯 한다.
자자손손 전해지는 이야기에 의하면 사계의 이 사등가는 차마고도위의 중요한 교통요충지로써 매일 수자를 헤아일수 없이 많은 캐러밴 마방(馬邦)들이 이 곳을 경유했다.
말 두 필이 겨우 통과할 정도인 사등가의 동채문(東寨門)은 흙으로 쌓여져 있다. 사등가에 위치한 바이족 가옥인 구양대원(歐陽大院)은 조벽(照壁)에 꽃과 물고기 등을 소재로 수묵화를 그렸다.
나무로 정교하게 지은 건물을 지나면 가든에 이를수 있다. 무성한 숲과 꽃향기 짙은 이 가든의 주변에는 그때 말을 매어두었던 말뚝과 말 주인의 방이 소박하게 자리잡고 있다.
소박하면서도 우아함을 잃지 않는 이 건물은 오늘날 옛것을 모방한 어젯날의 여관으로 사용되어 어제로 돌아가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장소를 마련해 주고 있다.
사등가의 돌길을 따라 조금 내려가면 옛 건물들속에 자리잡은 네모난 장터가 보인다. 사방가(四方街)로 불리우는 이 장터에는 모두 청석을 깔았는데 수백년의 세월속에 청석에는 말발굽 자국이 남아 어제의 번화함을 보여준다.
이 거리에는 세 방향으로 통하는 문 세 개가 나 있다. 남채문을 지나 좁고 긴 골목을 걸으면 머나먼 어젯날 소금을 말잔등에 싣고 마주오는 행상이 보이는 듯 하다.
거리 양켠에는 가게들이 즐비하고 가게마다 특이한 매대를 가지고 있다. 이런 매대의 반은 가게밖으로 나와 있고 상품을 저장해둔 매대의 반은 가게안쪽으로 통한다.
그로 인해 길가는 손님은 가게에 들어가지 않고도 편리하게 상품을 볼수 있고 가게주인은 가게를 나서지 않고 내부에서도 손쉽게 손님이 원하는 상품을 꺼낼수 있다.
사방가의 서쪽에는 중국에서 유일한 바이족의 절 흥교사(興敎寺)가 위치해 있다. 탁발하지 않고 자택수행을 허락하는 이 종파의 불교는 옛날 거의 모든 바이족들의 신앙으로 되어 그 때 이 곳의 바이족들은 집집마다 불당을 만들기도 했다.
세 개의 뜰을 가진 흥교사에서 대웅전은 기둥이 모두 벽체속에 들어 있어 더욱 장엄해 보이고 건축양식은 대궐외곽에 복도를 둔 티베트 불교의 건축구도를 보인다.
대범하면서도 위엄을 보이는 천왕전(天王殿)은 정교하면서도 엄밀한 구도를 자랑한다. 그리고 이 건물에서는 특히 "광흥삼교(廣興三敎)"라는 액자가 일경이다.
사방가의 동쪽에는 괴성각(魁星閣) 무대건물이 있다. 1878년에 보수를 거친 이 건물은 3층으로 되어 있는데 1층은 무대이고 2층이 누각이며 3층이 괴성각이다.
무대는 앞쪽으로 나와 있고 무대위에 누각식 지붕을 만들고 그 뒤쪽으로 더 높은 3층에 누각을 만든 이런 건물양식은 중국에서도 보기 드문 시골의 무대건물이다.
이 곳은 동네의 행사장이기도 하다. 해마다 음력으로 2월 초파일이나 4월 초파일이 되면 동네 사람들이 이 곳에 모여 지방극 공연을 펼친다. "이 무대에서 공연해본적 없으면 사계인이라 할수 없다"고 할 정도로 이 무대건물은 사계인의 마음속에서 중요한 위상을 차지한다.
오늘날 금요일은 사계의 장이 서는 날이다. 이 날이 되면 사계의 동네 곳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와 온갖 물건을 팔고 사면서 번성을 누리던 어젯날 사계의 모습을 다시 보여준다.
명절때마다 바이족들은 명절옷을 차려입고 무대에서 노래하고 춤을 춘다. 그중 가장 성대한 행사가 음력으로 2월 초파일에 하는 태자회(太子會)이다. 불조 석가모니의 출가를 기념하기 위한 이 행사에는 태자맞이와 태자송별 등 다양한 내용이 망라된다.
붉고 푸른 옷을 입은 동네사람들이 흥교사에 와서 태자의 조각을 받쳐들고 거리 퍼레이드를 벌인다. 거기다가 징과 밴드, 불교팀과 도교팀이 어울려 사등가는 밤낮으로 명절의 분위기로 들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