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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명윤의 아시아 문화 기행] 베이징 만리장성 금산령∼사마대 구간 트레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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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dmin 작성일11-08-15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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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박자박 밟으며 오른다… 모진 풍파 견딘 이천년 세월 속으로

새벽 5시. 연례행사보다도 드문 일이다. 이 꼭두새벽에 눈을 뜬 것은. 창문 밖 세상을 보니 아직 세상은 잠들어 있다. 이곳은 베이징. 그것도 시끄럽기로 유명한 베이징역 앞의 작은 숙소다.

오늘은 벼르고 별렸으나 이미 세 차례나 바람을 맞은 당일치기 짧은 여행을 떠나려 한다. 만리장성 트레킹. 베이징을 한 번이라도 가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거치는 만리장성 구경을 이제야 가느냐고 물을 수도 있지만, 베이징 근교의 만리장성은 우리가 가장 많이 알고 있는 팔달령을 비롯해 금산령, 모전욕, 거용관, 사마대 등 많은 코스가 있다. 팔달령이야 남녀노소 누구나 찾을 수 있고 심지어 자동차까지 달릴 수 있는 넓이를 자랑하지만, 그 외의 코스는 그리 만만한 동네가 아니다. 휘황찬란한 대로변에서 안쪽으로 한 블록만 들어가면 급격히 1960년대 분위기로 바뀌어 버리는 중국에서 외국인이 찾지 않는 구간을 돈을 들여 보수했을 리가 만무하다.

심지어 아직까지 대중 교통수단 조차 정비되지 않아서, 히치하이킹을 하거나 현지 마을 사람들이 타는 ‘빵차’라는 일종의 합승택시를 이용해야만 한다. 서너 번은 말해야 알아 듣게 만드는 ‘나홀로 중국어’를 구사하는 나에게 현지인, 그것도 시골 사람들과 흥정을 할 일이 생긴다는 것은 결코 편안한 일은 아니다.

금산령 장성. 만리장성의 시작인 산해관에서 장성의 서쪽 끝 가욕관까지 모두 둘러본 터라, 큰 기대는 하지 않고 숙제하는 마음으로 왔다. 하지만 눈앞에 펼쳐진 풍경은 상상 이상이다.

아침 햇살 때문에 더 그랬을까? 황토 고원의 대지를 휘감으며 전진하는 장성의 매혹적인 곡선은 감동적이었다. 갑자기 시간을 뛰어넘어 고대에 도착한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 그리고 이내 혼자라는 두려움이 몰려왔다. 잠시 잠깐 상상이 현실을 압도했는데, 나는 진짜로 병사들의 함성과 불타는 금산령 장성을 보았다.
아주 짧은 시간이나마, 오늘 일정을 취소하고 하루종일 이곳에 앉아 있다 하산할까 하는 충동도 일었다. 하지만 그 놈의 역마살. 여행이 직업이 된 이유는 한곳에 진득하게 앉아 있는 재주가 없어서다. 그냥 묵묵히 걷다보면 더 나은 곳이 나온다는 막연한 기대는 언제나 나에게 길을 재촉한다.

길은 험했다. 아니 험한 정도가 아니라, 인간이 직립보행한다는 사실을 잊게 해 줄 만큼 계단은 가팔랐고, 어떤 곳은 발을 디딜 만한 곳도 없어 ‘네발 보행’을 해야만 했다. 외국인들이 이곳을 찾는 이유는 바로 이런 거친 길 때문이다. 이것이 장성의 실제 모습이었을 것이다. 현대 중국의 아버지인 마오쩌둥이 남아로 태어나 장성에 한번 오르지 못한다면 대장부가 아니라고 했다는데, 사실 장성은 우리가 보는 것처럼 멋있는 공간은 아니었다. 이렇게 길게 쌓은 성은 방어 용도였고, 이는 장성 너머에 강력한 세력이 존재했다는 의미를 지닌다. 중국 역사에서 장성이 중요했던 왕조는 늘 약소국이었다. 전국 시대를 통일했지만 기반도 다지기 전에 멸망해 버린 진(秦)이나, 왜구 하나 변변히 막지 못해 해안지대 모든 주민을 소개한 명(明)이 그랬다.

진시황이 쌓은 만리장성은 모두 유실되어 버렸고, 우리가 밟고 있는 모든 장성 구간은 명나라 때 만들어졌다. 명의 뒤를 이은 청나라는 장성 바깥까지 판도를 넓혔던 나라니 장성이 중요하지 않았을 터. 때문에 장성의 적은 바깥의 적군이 아니라 비바람과 세월의 때였다. 아니 그들은 장성을 천천히 갉아 먹었으니 진정한 장성의 적은 만리장성 안쪽에 사는 사람들이었을 게다.

만리장성은 지역에 따라 건설한 자재가 달랐다. 베이징 일대는 벽돌이지만, 서쪽 실크로드 쪽은 짚을 섞은 흙벽돌이고, 그냥 흙반죽을 올려버린 곳도 있다. 장성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던 시절에 장성 안쪽에서 살던 사람들은 벽돌을 파내 자기 집을 짓고, 짚이 섞인 흙벽돌을 부셔 비료로 사용했다. 요즘 들어서는 장성의 골동품적 가치 때문에 벽돌을 빼가는 사람이 점점 늘어난다고 하니, 군데군데 길이 끊어지고, 때로는 깜깜 절벽과 조우하는 일은 금산령 장성이 별나서가 아니다.

나무 한 그루 없는 완벽한 돌길은 오르막과 내리막이 만나는 지점에 돈대(墩臺)라는 건물을 세워 그나마 지친 다리를 쉬게 했고, 이 돈대 20여개를 지나면 완만한 내리막이 되며 금산령 장성은 끝이 나고, 사마대 구간으로 접어든다. 금산령이 둥글게 반원을 그리며 이어지는 코스라면, 사마대는 보다 더 직선적이다.

지난 4∼5년간, 그나마 여행자들의 관심을 받아온 탓인지 금산령보다는 훨씬 정돈된 길을 자랑하고 있었다. 심지어 로프를 타고 장성의 이쪽과 저쪽을 넘나드는 플라잉 폭스(Flying Fox)라는 탈거리를 비롯해, 자그마한 유원지를 꾸며 유람선도 운영하고 있었다. 사람들이 모여들며 이곳 또한 불편했던 소박함이 영악한 편리함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금산령에서 느꼈던 감흥이 싸늘하게 식어간다고 하면 너무 심한 표현일까? 개발이 진행 중이라는 말은 언제나 김을 빠지게 한다.

내가 본 곳을 남도 보는 것이 싫어서가 아니라, 여행이 너무 쉬워지면 감동이 옅어지기 때문이다. 죽어라 내달려 하루에 하나만 보는 것은 비효율이지만, 하루에 열댓 군데씩 찍고 와서 어디가 어딘지조차 모르는 불경을 저지르지는 않게 한다. 이런 편안함이 싫어서 오지를 찾는 여행자는 더 떠돌게 된다. 다시 갔을 때, 왜 그때의 향기는 사라져 버리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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