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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마을을 찾아서(12)푸롱쩐 (芙蓉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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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dmin 작성일11-09-26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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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에서 두부를 팔던 가게자리는 지금도 두부를 팔고 있다. 하지만 따스해 보이던 주인공 부부의 잠자리가 있던 곳에는 냉기만 흐를 뿐 사람 사는 냄새가 사라진 듯하다. 흥청거리던 나루의 소란함이 없어서 일까, 떠나간 사람들이 함께 가져간 마음 때문일까.
"여기가 북적이던 영화속 '왕촌'이던??
인적 끊기고 쓸쓸함만…

60년대 초반 호남성 서부의 작은 강가 마을. 푸롱쩐(芙蓉鎭). 호옥음(胡玉音)은 착한 남편과 함께 이곳에서 쌀 두부 가게를 차린다. 장사를 마친 밤마다 한 푼 한 푼 모이는 돈을 보며 피곤도 잊은 채 열심히 일해 새 집을 지어 가게를 확장한다. 우연하게도 신임 정치공작반장의 취임식이 있던 날 호옥음도 새집들이 잔치를 연다.

열심히 일을 한 대가로 돈을 벌었지만 호옥음은 공작반장에 의해 지주계급으로 몰리고 이에 옥음은 옛 연인에게 모은 돈을 모두 맡기고 친척집으로 몸을 피한다.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뒤 집으로 돌아와 보니 남편은 처형당하고 폭풍처럼 몰아닥친 '문화대혁명(文化大革命)'의 거센 바람은 옥음을 거리로 내몰았다. 새벽에 길가의 돌담을 청소하는 일이 그녀에게 주어진 것이다.

한편 지식인 진서전도 극우분자로 몰려 옥음과 같은 일을 하게 되고 두 사람사이에는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한 연민의 정이 싹튼다. 이에 두 사람은 동거에까지 이르러 옥음은 아이를 가지지만 각각의 징역으로 인해 헤어지고 옥음은 혼자서 아기를 낳는다.

10년에 걸친 '문화대혁명'은 이렇게도 모진 상처를 남긴 채 막을 내린다. 진서전도 명예회복이 되어 부용진으로 돌아오고 세상과의 모든 인연을 끊고 옥음과 함께 하기만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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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줄놀이를 하는 아이들과 가게를 지키는 상인들. 좁고 가파른 골목과 낡은 기와집 몇 채가 그나마 과거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하다. 투지아주(土家族)들이 주로 사는 동네라서 그런지 생강엿을 파는 곳이 눈에 많이 띈다.

얼마 전 타계한 중국 영화의 거봉 시에진(謝晉)감독이 88년도에 만든 영화 '부용진'이다.

봉황고성을 떠나 장가계로 돌아오는 차 안이었다. 길가에 서 있는 이정표를 습관처럼 나직하게 읽어 보는데 옆 자리에 앉아 있던 승객이 한마디 거든다. 원래 이 동네의 이름은 '왕춘(王村)'이었는데 지금은 '부용진(芙蓉鎭)'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부용진이라니…귀가 번쩍 뜨인다. 7~8년 전 처음 본 이 영화에서 받은 감동이 그대로 남아 있어 늘 부용진이라는 지역이 궁금하던 차였다.

적각루(吊脚樓)라고 부르는 낡은 2층 다락집이 서 있는 나루터하며, 길바닥에 깔아놓은 돌이 반질반질하게 닳아빠진 석판가(石板街)가 마치 오랜 필름처럼 항시 머릿속을 떠나지 않고 있었다. 특히 여행길에 나서면 어디선가 불쑥 나타날 것 같은 부용진의 좁은 골목이 환영처럼 따라 다녔다. 그런데 그 부용진이 바로 지금 내가 지나치고 있는 '왕촌'이라는 말이다. 다음 일정을 생각할 겨를도 없이 나는 버스 천정을 두드리며 운전수를 불렀다.

당연한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슬프게도 영화 속에서 보았던 부용진은 찾을 수가 없다. 낡은 적각루가 서 있던 나루터는 시멘트로 뒤덮이고 그 나루에서 옥음이 두부를 팔던 가게까지 이어진 골목만 어렴풋이 남아있다. 예전에는 가까운 귀주성에서부터 멀리 상해까지 물길을 이어주었다는 나루터는 몇 년 전 다리가 생기면서 주인공의 자리를 내줘 마치 은퇴한 배우 같은 느낌을 준다. 나루에서 바라보는 강은 물이 줄어 그 속살을 다 드러내고 있다. 드러낸 속살은 그대로 햇볕을 다 받고 있어 마치 내 살갗이 오그라드는 듯한 기분이 든다.

이제 세월은 흐르고 세상도 변하여 사람들은 떠나고 뱃길은 뜸해졌다. 영화 때문에 유명세를 얻어 관광지로 변했다고는 하나 예전의 흥청거림은 볼 수가 없다. 영화 속에서 옥음이 장사를 하던 두부가게 앞은 항구의 파시를 연상케 했지만 지금은 새로 만든 나무의자에 쓸쓸함만 묻어 있다. 가끔 찾는 관광객들의 호기심으로 한 두 그릇을 팔뿐 정말 요깃거리로 찾는 이는 드물겠다. 그래도 옥음의 가게에서는 지금도 여전히 쌀두부를 팔고 있다. 이곳을 찾았던 영화 관계자들의 사인이 들어있는 하얀 종이가 액자 속에 붙어 있고 이곳을 찾았던 유명인들도 액자 속에서 웃고 있다. 

니스를 칠하여 번들거리는 나무의자 하나를 당겨 앉았다. 어떻게 해서라도 분위기를 찾아보려고 아이들이 뛰어노는 골목을 내다보며 쌀두부 한 그릇을 주문했다. 처음 먹는 두부인데도 마치 나는 그 맛을 잘 알고 있는 사람처럼 천천히 음미하며 옛맛을 찾으려 해본다. 두부를 삶아 내는 동안 주인에게 영화에 나오던 가게가 맞느냐고 물어보았다. 별다른 대꾸도 없이 요란하게 붙어 있는 사진들을 가리킨다.

기억 속에 남아있는 낡은 나무기둥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가 없고 살아있는 소란함도 없다. 호옥음과 진서전이 새벽마다 쓸어내던 돌담도 보이질 않는다. 설사 같은 장소라고해도 이미 지난날의 이야기가 되어버린 것을 되돌릴 수는 없는 일. 차라리 버스에서 혼자 중얼거리던 말이 그대로 흘러가는 말이었더라면 부용진은 영원히 변함없는 모습으로 내 안에 남아 있었을 것을. 지나치던 왕촌(王村)이 부용진이라는 것을 몰랐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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