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밖에서 본 스페인관)

2010년 5월 1일부터 10월 30일까지 중국 상해(上海, Shanghai)에서 개최중인 엑스포에서 각자 국가를 대표하는 다양하고 기묘한 건축과 창의적인 전시이념을 보여주는 국가관, 혹은 국제기구, 도시별 전시관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스페인관은 8524개의 등나무로 무어져 유연한 기복을 이루면서 날 일(日)자와 달 월(月)자 등 한자모양을 나타내기도 한다. 전통적으로 생각하는 네모나다는 개념을 타파한 스페인관은 편리하면서도 선의 흐름이 우아한 공간을 만들어냈다.

(사진설명: 등나무로 만든 외벽)

스페인관의 등나무는 원색과 커피색, 검정색 세가지 색상을 띠는데 화학물질로 색상을 만든것이 아니라 물에 삶아서 원하는 색상을 냈다. 원색의 등나무를 5시간 정도 삶으면 커피색을 띠고 9시간 정도 삶으며 검정색을 띠어서 세 가지 색갈의 등나무를 무어 만든 스페인관은 말 그대로 그린 건물이다.

스페인관은 "자연으로부터 도시로", "우리 부모세대의 도시로부터 오늘로", "우리의 도시로부터 내일의 도시로"라는 어제와 오늘, 내일을 보여주는 세 개의 전시공간으로 분류되어 있다. 어제를 의미하는 첫번째 전시공간에 들어서면 동굴속에 들어선 듯 머리위에서는 별이 빛나고 벽체는 동굴인데 귓가에는 흥겨운 북소리가 들려온다. 그러다가 갑자기 붉은 천을 날리는 투우사가 나타나고 발밑이 진동하는 중에 관객들을 투우현장으로 유도해 흥분의 사육제가 벌어지기도 한다.

(사진설명: 스페인관 내부)

왼쪽의 긴 무대에는 장발의 스페인 여인이 꽃속에서 잠을 자고 있는데 갑자기 머리위에서 번개가 치고 우레가 울면 스페인 여인의 모습이 똑똑하게 보이는데 잠에서 깬 그 여인은 불과 바다, 대지를 배경으로 격정의 플라멩코 댄스를 추기 시작한다.

춤과 노래와 기타가 하나로 어울린 플라멩코 댄스는 투우 및 축구와 함께스페인의 삼대문화에 속한다. 플라멩코 댄스는 스페인의 어려운 생활을 보여주어 어제를 보여주는 전시공간에 모습을 나타내게 되었다고 할수 있다. 오늘을 의미하는 두번째 전시공간에는 거폭의 스크린이 사진과 동영상 등을 통해 스페인 오늘의 생활을 보여준다. 백인과 황색인종, 흑인으로 무어진 가족, 프라도 예술관의 그림, 스페인의 간식 등이 흑백으로부터 컬러로의 변화를 통해 간단하던데로부터 풍부해진 도시생활을 보여준다.

(사진설명: 로봇아기)

내일을 의미하는 세번째 전시공간에는 앉은 높이 6.5m에 달하는 로봇아기가 숨을 쉬고 눈을 깜박이면서 웃는 얼굴로 관객을 맞이해준다. 비누거품이 천정에서 서서히 날아내리는 꿈속같은 환경에서 로봇아기는 이쪽 저쪽 쳐다보기도 하고 아기의 목소리로 "니하오", 혹은 "헬로"를 연말하기도 하면서 관객들와 어리광을 부린다. 이 로봇 아기는 1살미만의 스페인 아기 200명의 표정을 모아 만든 장난감이다. 등나무의 품속에 안긴 로봇 아기는 자신의 요람속에 든듯 낮에는 관객들과 놀고 밤이 되면 잠을 잔다.

(사진설명: 스페인관 내부)

100명을 수용할수 있는 극장에서는 매일 "격정의 스페인"이라는 주제로 노래와 춤이 벌어지며 300명이 동시에 식사할수 있는 식당에서는 정통 스페인 요리가 관객들을 기다린다. 스페인관의 그 어디에나 해설사나 해설문이 없다. 관객들은 각자의 이해에 따라 전시물을 보고 느낄때만이 더욱 재미있고 더욱 풍부하기 때문이라고 스페인관 담당은 대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