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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마을을 찾아서(4)핑야오고성 (平遙古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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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dmin 작성일11-10-10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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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서역에서 서쪽으로 가는 열차를 타면 철로는 두 갈래로 나뉘어 달린다. 하나는 운강석굴이 있는 따통(大同)방향이고, 또 하나는 산서성의 성도인 타이위엔(太原)과 시안(西安)을 지나 티베트와 실크로드 가는 길로 다시 갈라진다. 이번에는 황토고원과 크고 오래 된 고가(古家)와 아직 주민들이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고성을 만나기 위해 산서성(山西省) 태원으로 간다.

시간과 경비를 줄이기 위해 북경에서 밤에 떠나는 열차에 올랐다. 밤 10시를 넘겨 출발한 열차는 이튿날 아침 일찍 태원에 내려준다. 시간이 좋다. 잠도 잘 잤고 아침 이른 시간이라 온 하루를 시작하는데도 무리가 없다. 역 광장을 건너 시외버스 터미널로 향하는데 광장 한쪽으로 버스가 여러 대 서 있는 것이 보인다. 아니나 다를까. 평요고성 가는 버스도 있다. 터미널까지 가는 발품을 줄이고 남는 시간에 간단한 요기까지 할 수 있다. 순조로운 출발에 기분도 좋아진다. 하지만 세상에 공짜는 정말로 없나보다. 평요고성을 지나서 남쪽의 작은 도시로 가는 이 버스는 고속도로 출구에 나를 내려주고는 제 갈 길로 간다. 터미널로 가는 발걸음을 줄인 대신 고성까지 꼬박 십리나 되는 길을 걸어가야 할 판이다. 

우선은 고속도로에서 벗어나야하지만 차도 외에는 다른 길이 없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망설이는데 고속도로 위 육교 위에서 한 남자가 다가왔다. 나 혼자만 황당해 할 뿐, 고속도로에 내려 길을 찾는 일은 여기서는 일상사인가보다. 가까이 다가온 남자는 눈에 띄지 않게 숨어 있는 길을 일러주고는 자신의 승용차로 안내한다.

잠깐 함께 걷는 동안 고성에 관한 설명을 해 줬고 거리가 얼마나 멀며 걸어가기가 얼마나 힘든지를 강조한다. 자가용 영업을 하는 자의 호객행위다. 너무나 중국다운 상황에 헛웃음이 나온다.

핑야오 고성은 전체 성벽이 6킬로미터에 이르며 한족들이 거주하는 지역에서는 가장 온전하게 보존되어 있는 성곽도시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을 만큼 성곽도시가 가지는 옛 모습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다는 말이다.

사방의 성문을 닫아걸면 외부와는 완전히 단절되는 고성은 가운데 자리한 시루(市樓)를 중심으로 바둑판처럼 길이 잘 만들어져 있다. 시루는 위로 올라가면 사방으로 평요고성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높은 누각이다. 

고성의 좁고 넓은 길을 따라 천천히 걸어 다니면 크고 작은 사원과 오래 된 점포, 구식은행과 여관 등 모든 것이 볼거리가 된다. 그 가운데서도 은행의 전신으로 알려진 일승창표호(日升昌?號)는 '청나라 금융일번지(大淸金融第一街)'라 일컬어지는 평요고성을 대표할 만큼 유명하다. 먼 땅에서 장사로 번 돈을 안전하게 고향으로 가져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임에는 말할 나위가 없겠다. 길 곳곳에서 도적이 출몰하던 이 시기에 안전한 귀향은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 그래서 나타난 것이 일승창이다. 

현지에서 금액만큼 어음을 발행해주고 현금 수송을 맡았다. 상인은 가벼운 몸으로 고향으로 돌아가 어음을 내밀면 그 만큼의 현금을 받을 수 있었다. 지금은 일승창을 비롯해서 몇몇 구식은행들이 은행 박물관으로 변해 있다. 이 밖에도 고성 이곳저곳에는 우리의 칼국수 비슷한 산서성의 특미인 도삭면(刀削麵) 가게도 여럿 있고 분위기가 꽤 괜찮은 여관도 여러 곳이다.

큰 길에서 한 블록만 들어가면 실제로 주민들이 거주를 하고 있어 기념품보다는 생필품을 파는 가게들이 대부분이다. 아침 일찍 거리에 나서면 전날 저녁까지 관광객들로 붐비던 골목골목이 야채며 육류나 빵을 파는 시장으로 변해 있다. 한참동안 골목을 누비다가 아까부터 따라다니던 삼륜자전거를 타기로 했다. 어차피 걸어서는 구석구석 다 보기는 어려울 터, 이 곳 사정을 잘 아는 이의 도움을 받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았다. 경비도 크게 비싸지 않은 것 같아 한 푼도 깎지 않았다. 이른 시간이라 손님도 별로 없는데다가 삯까지 후하게 받아서 그런지 자전거를 모는 아저씨는 아주 신이 났다. 묻지도 않은 말을 해가며 이런저런 설명을 곁들인다. 

한 시간여에 걸친 고성 자전거 투어는 그렇게 기분 좋게 지나갔다. 여행을 하면서 간혹 기대 이상으로 멋진 결과가 생기는데 이번에도 덤을 듬뿍 받은 기분이다. 속으로 횡재를 했다는 느낌은 아마 나나 그도 같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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