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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마을을 찾아서(2) 쉬춘(許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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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dmin 작성일11-10-17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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隱者(은자)처럼 몸을 낮춘채 나그네에 길을 열어주고…
소금무역상들 모여살던 곳
처첩 아편값 감당못해 몰락
관광지로 지정됐지만 한산
'오악(五岳)을 보고나면 뭇 산을 볼 필요가 없고, 황산(黃山)을 보면 오악을 볼 필요가 없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빼어난 산이 황산이다. 황산은 산으로도 유명하지만 산자락에 자리한 오래된 마을과 황산시에 있는 명청대(明淸代)의 오래된 거리로도 유명하다.
그 가운데서도 허촌은 황산 근처의 몇몇 마을 중에서 가장 알려지지 않은, 가장 최근에 개방된 마을이다. 절강성과 안휘성의 경계에 있는 벼루의 산지로 아주 이름난 흡현에서 자동차로 한 시간 가량 떨어진 곳에 있다.
작년 겨울 안휘성에 살고 있는 중국 친구와 황산설경을 보기위해 추위를 마다않고 산엘 올랐다. 2~3일을 함께 보내고 헤어질 무렵 내 취향을 잘 아는 그 친구가 일러준 동네가 바로 허촌이다. 관광지로 지정되어 막 개방된 곳이라 아직은 찾는 이가 거의 없는 실정이라고 한다. 개발되어 더 이상 망가지기 전에 찾아야지 하고 마음먹고 있다가 올해 초 여건이 허락되어 어렵게 찾아 간 곳이다.
황산시에서 허촌으로 가는 길을 몰라 애를 태우다가 하는 수 없이 그곳 친구들의 도움을 구해 현지 여행사와 연결이 되었다. 하지만 여행사에도 모르긴 매한가지다. 허촌으로 전화를 걸어 길을 묻고, 길을 아는 기사를 찾느라 법석을 떨었다. 그렇게 한나절이나 보내고 나서야 겨우 길을 떠날 수 있었다.
작은 버스 한 대가 힘겹게 빠져나갈 수 있을 정도의 도로가 마을 한가운데로 지나고 길 가장자리는 그대로 시장이며 여염집마당이다.
동행한 기사에게 이 길이 맞느냐며 열 번은 더 물어 본 것 같다. 아무리 봐도 그냥 산골짜기로 들어가는 길이다. 가봐야 볼거리가 있는 마을이 나타 날 것 같지가 않다. 그렇게 좁고 흙먼지 날리는 시골길을 구불구불 한 시간 쯤 달리자 제법 번듯한 마을 하나가 나타나고 저 앞에서 중년의 남자 하나가 달려 나온다. 여행사의 전화를 받고는 탐방객을 많이 기다린듯하다. 얼마나 반갑게 대해 주는지 송구스러워 몸 둘 바를 모르겠다. 널리 알려지지도 않은 곳인데다 겨울이라 찾는 이가 그만큼 적다는 말이겠다. 이곳저곳에 볼거리가 흩어져 있어 제대로 돌아보려면 2~3일도 부족하단다.
오래되고 낡은 건물이 많이 모여 있고 골목이 그런대로 잘 보존된 곳으로 안내를 해준다고 하니 고마울 따름이다. 입장료 수입이 부족한지 마을 입구에 있는 매표소에 안에는 아무도 보이질 않는다. 보아하니 이 남자 혼자서 매표와 안내 등의 일을 도맡아 하고 있는 듯하다.
소금 무역으로 막대한 재력을 쌓은 휘상(徽商)들이 모여 살았던 마을이었지만 지금은 시골의 궁벽한 마을로 변했다. 부유한 이들이 흔히 빠지기 쉬운 주색의 길로 접어들어 늘어난 처첩들의 아편 값을 감당 못해서 서서히 망해버린 것이다.
집들은 크고 화려하지만 이미 몰락한 살림살이 곳곳에서 드러나는 궁색한 빛이 역력하다. 미로처럼 얽힌 골목을 이리저리 돌아다녀도 작은 가게 하나 보이지 않는다. 찾는 이도 드물겠지만 돈이 그만큼 귀한 동네라는 말이다. 화려한 휘상의 명성은 역사의 무대 뒤로 사라지고 거부의 화려함은 후손들에게 전설처럼 남았다.
밥그릇을 들고 골목으로 나선 노파와 눈인사를 나누고 한 굽이를 돌아들자 소학교 앞이다. 두어 시간 주어지는 점심시간에는 집에서 밥을 먹고 할아버지가 태워 주는 자전거를 타고 다시 학교로 온다. 수업이 시작되기 전이라 잠시 교실에 들어가 봤다. 아직 저학년인 듯 키 작은 아이들이 콧물이 말라붙은 얼굴로 환한 웃음을 보내온다. 어디서 왔느냐, 뭐하는 사람이냐? 여남은 녀석들이 한꺼번에 터뜨리는 질문으로 정신이 없다. 아이들을 위해서 준비한 것이 아무것도 없어 미안한 마음으로 사진 몇 장을 찍어 보여주었다. 카메라를 통해서 자신들의 모습을 본 아이들은 이제 서로 사진을 찍어 달라고 난리다. 내가 어디서 왔는지, 뭐하는 사람인지는 관심도 없다. 질문은 질문으로 그만이다.
허촌은 아직 이렇다. 아무런 꾸밈도 없이 사람이 사는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는 곳이다.
황산시에서 출발하여 스시엔을 거쳐 허촌으로 가는 한 시간여의 노정에는 안내판 한 개 보이지 않는다. 길이 두 갈래로 나뉘면 차를 세워 길을 묻고 행여나 지나칠세라 저 멀리 작은 동네라도 보이면 고개를 빼고 바라보았다. 작은 개울에 걸린 좁은 다리를 아슬아슬하게 건너고, 논가로 밭 옆으로 길은 있는 듯 없는 듯 계속 되고 있다. 마치 몸을 숨기고 사는 은자처럼 허촌은 그렇게 말없이 찾는 이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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