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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韓中) 사우나 문화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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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09-03-31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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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다년간 고국인 한국에서 (유학)생활하면서 저도 모르게 사이에 커피와 사우나(sauna, 桑拿浴)에 인이 배기게 되었고, 특히 사우나 '중독' 증세가 매우 심한 편이다. 사우나는 필자에게 있어 일상의 피로를 풀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데 불가결의 생활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 최근 들어 매년 몇 차례씩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필자는 한중 두 나라의 사우나 문화를 동시에 경험하고 있고, 아울러 양국의 관련 문화 차이를 체감하게 되었다.
 
아래에 사우나에 투영된 한중 두 나라의 문화적 차이를 나름대로 피력해본다.
 
현재 필자는 한국의 숙소(宿所) 근처에 있는 '진주사우나'에 자주 드나들면서 한국 사우나의 문화적 특징을 나름대로 이해하고 있다. 사우나는 한국인들에게 부담 없이 피로를 풀 수 있는 매력적인 장소로, 입장료가 싸고 종류가 다양하며 시설이 구전하다. 특히 24시간 영업하는 곳이 많고 사우나에서 밤을 보내는 이들이 많다. 유니폼을 착용한 남녀들이 어우러져 넓은 휴식대청에서 부담 없이 잠자는 이색적인 진풍경을 보면서, 가끔 지방출장을 가서 사우나에 들리는 필자는 어지간히 놀라고 난해하게 생각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한국사우나는 입장료가 보통 4~5천원(30~40위안)으로 일반 한국인의 수입(150~250만원)에서 보면 별로 부담되지 않는 싼 가격이며, 이는 대중화의 원인이다. 특히 사우나 종류가 많고 물로 된 탕(湯)으로 온탕, (급)냉탕, 침탕, 금(은)탕, 이벤트탕 등으로 다양하며, 땀을 빼는 황토사우나, 옥사우나, 자수정사우나, 증기사우나 등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 사우나의 온도도 중국의 70~80도에 비해 한국사우나는 90~100도로 높은 편이다. 평소 '빨리빨리'를 추구하는 한국인들이지만, 숨이 막히는 사우나 속에서는 오히려 차분하고 인내성이 강하다.
 
한국직장인들은 대부분 사우나를 즐기며 사우나를 통해 일상에서 쌓인 피곤을 푸는 경향이 강하다. 그들은 대개 연장근무를 하거나 외지출장을 갔다 늦게 돌아오게 되면 사우나에 들려 하루 밤을 보내는 것을 선호한다. 그것은 사우나에서 외박하는 한국인들이 적지 않고, 휴식과 피로를 풀 수 있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우나는 샤워와 탕 및 (무료)청옥휴게실이 모두 1층에 마련되어 있어 땀을 빼고 금방 휴식할 수 있지만, 늦은 밤에는 땀을 빼고 유니폼 착용 후 난방설치가 되어 있는 (2층)휴식대청에서 밤을 보낸다.
 
필자가 사우나를 선호하는 또 다른 이유는 거의 모든 사우나에 이발소(理髮所)가 설치되어 있고, 이발을 한 후 즉시 목욕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발비는 중국에 비해 비싼 편(8000~9000원/70~80위안)이지만 단골손님이 많아 대기 순서를 예약할 정도이다. 대개 한국이발사들은 나이 지긋한 베테랑으로 서비스를 잘 해준다. 신 닦아주는데 2000~2500원(15~20원)이고 때밀이 가격은 보통 만원이며, 간단한 지압과 안마를 받으면 2~3만 원대로 비싼 편이다. 따라서 한국의 인건비가 중국에 비해 많이 비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중국에서도 필자는 피로하거나 숙취(宿醉)해소를 위해서 우선 사우나에 들리는 것이 정해진 순서다. 중국에는 사우나가 상대적으로 적고 입장료도 비싼 편이며, 대중화되어 있지 않다. 평소 중국인들에게 있어 사우나는 단순히 ‘땀을 빼고 목욕하는 곳’만은 아니며, 귀빈을 모시고 술상이 끝난 후 여러 명이 함께 가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이 경우 대부분 공금으로 계산되며, 목욕만 하는 것이 아니고 발마사지나 기타 서비스를 받는 것이 보통이다. 한마디로 중국사우나는 귀빈 ‘접대용’이며, 서민들에게는 출입이 부담되는 ‘호화로운 장소’이다.
 
최근 한중 문화를 동시에 체험하고 있는 조선족들은 예외로, 연변도시들에는 한국사우나를 모방한 사우나들이 육속 오픈 되었다. 입장료가 보통 10~20위안으로 저렴한 편은 아니지만 낮과 밤 모두 손님이 적지 않으며, 이 또한 연변의 높은 소비현상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기도 하다. 흔히 한국인들은 술상 전 사우나에 들려 피로를 풀지만, 중국인들은 술상 후 ‘술을 깨기’ 위해 사우나에 가는 경우가 많다. 술상친구 여러 명이 동행하는 사우나행차는 목욕 및 서비스 향수를 ‘함께 한다’는데 의미가 있고, 관시(關係)형성에 비중을 둔다.
 
필자가 중국에 가서 가끔 들리는 사우나는 북경 왕징(望京) 성강(盛江)사우나로, 입장료는 낮 기간 38위안이고 저녁에는 48위원(뷔페음식 포함)으로 누구나 부담 없이 자주 다닐 수 있는 곳은 아니다. 한편 연길의 (고급)사우나의 입장료는 보통 20위안(온천 · 지중해 등)이지만, 소비수준이 높은 조선족들은 대부분 사우나를 선호한다. 그래서인지 연길 사우나에 가보면 항상 고객이 붐빈다. 사우나 종류는 한국에 비해 적고 수질조건도 차하다. 때밀이는 10~20위안으로 한국보다 싼 편이지만 안마(按摩) 비용은 50~100위안으로 저렴한 것은 아니다.
 
중국사우나에 가면 가끔 부딪치는 볼썽사나운 장면들을 있는데, 술이 거나해서 간 일부 몰지각한 고객들이 옆 사람을 의식하지 않고 큰 소리로 떠들어 매우 분주하다. 그리고 사우나에서 땀투성이 된 몸으로 샤워를 하지 않고 그대로 냉탕에 뛰어드는 경우를 자주 목격하게 된다. 북경 성강 사우나에는 “탕(湯) 안에서 소변을 금함(湯內不許小便)”이란 사색적인 문구가 적혀있다. 반면 한국의 경우 사우나의 용도와 성능을 설명하는 문구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한국인들은 사우나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고 피로나 스트레스를 푸는데 큰 비중을 둔다.
 
대개 중국인들은 여러 명이 함께 오면 목욕보다 마사지가 주목적으로, 간단히 목욕 후 유니폼을 갈아입고 2층 휴식실이나 안마방으로 향하는 경우가 많다. 중국인들은 짧은 시간 내 사우나에서 땀을 빼고 금방 냉탕에 뛰어드는 경우가 드문 반면, 한국인들은 사우나에서 많은 땀을 빼고 샤워 후 급히 냉탕에 뛰어들어 몸을 식힌다. 그것이 ‘급한 성격’의 한국인의 적성에 맞는 것이다. 대부분의 중국인들은 온도가 높은 사우나보다 온탕에 들어가 천천히 몸을 풀면서 피로를 해소한다. ‘만만디’ 중국인의 느긋한 성격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사우나는 한국에서 대중화된 목욕장소로 한국인들에게 일상화되어 있고 피로와 스트레스를 푸는 일상수단으로 애용된다. 평소 한국인들은 사우나 ‘외박’에 대해 별로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다. 하지만 중국인들은 사우나를 크게 선호하지 않으며, 사우나에서 밤을 새면 ‘불미스러운 외박’으로 오해의 소지가 다분하다. 그것은 중국인들에게 있어 사우나는 비싼 돈을 내고 각종 ‘고급서비스’와 향수를 누리는 ‘호화로운 장소’로 각인되어 있기 때문이다.
 
요컨대 사우나(桑拿浴)는 호화로운 ‘서비스장소’보다는 땀을 빼고 일상피로를 푸는 단순한 ‘목욕장소’로 이용되어야 바람직하다는 것이, 필자의 어리석은 소견(所見)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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