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날 없는 가리봉의 밤- 중국동포의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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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09-03-31 10:21|본문
조용한 날 없는 가리봉의 밤 중국동포의 거리
지난 11월 14일 수요일 밤 10시, 가리봉삼거리에서는 자가용 운전자와 술에 취한 행인 2명과 시비가 붙었다. 행인 한명은 차앞을 가로막으며 막무가내로 비켜주지 않았고 또 한명은 목격자라며 자가용운전자가 고의적으로 차로 사람을 쳤다고 우격다짐으로 따져들었다. 자가용 백미러에 팔을 치였다는 주장이다. 자가용운전자는 어이없다는 표정이다. 그러는 동안 사람들이 무슨 일인가 모여들기 시작한다. 30여명의 군중 속엔 구경차 모여든 사람들은 중국동포들이 대부분이었고, 술에 취한 노숙자, 그리고 노점상 왈가닥 아주머니도 끼여들었다.
자가용운전자와 술취한 행인간에 붙었던 시비는 어느새 구경꾼들 간 시비로 번져졌다.
“112에 신고해 경찰을 불러”
하는 험한 소리가 나오기가 무섭게 핸드폰으로 112신고를 먼저 한 사람은 자가용에 팔을 치였다고 주장하는 행인이었다. 1분도 안돼 현장으로 출동한 가리봉지구대 순찰대, 순찰차에서 내린 경찰관 2명은 우선 다른 차량의 소통을 방해하지 않도록 분쟁차량을 골목길 한쪽으로 유인하고나서 분쟁 당사자들의 주장을 들었다.
그러나 운집한 구경꾼들이 조사과정에 끼여들어 이러쿵저러쿵 떠들어대고 저마다 한마디씩 해댄다. 경찰관이 통제하려 해도 막무가내였다.
차에 팔을 치였다 하지만 다친 흔적도 없는데, 술 취한 행인은 경찰이 오자 더 득이양양해져서 자가용운전자를 반드시 혼내주겠다며 또다시 112로 신고한다.
정말 누구도 말릴 수 없는 난장판으로 가리봉거리는 들썩거렸다. 그러는 사이, 술 취한 행인들의 억지주장을 듣다못한 구경꾼 한 사람이 조사에 끼어들어 그 행인에게 뭐라고 해대자, 그 행인은 “니가 뭔데 ××야 껴들어” 험한 욕지거리를 해대며 몸싸움으로 이어질 정도로 분위기가 살벌해진다. 20여분이 지나도록 분위기가 내려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자 경찰관은 끝내 행인과 자가용운전자들을 지구대로 인도해 조사를 펼쳐야했다. 다행히 그 행인은 중국동포는 아니였다.
가리봉동은 지역주민(한국인) 1만7천여명, 중국동포은 7천~1만여명이 집중거주하고 있는 지역이다. 가리봉시장거리는 밤이면 거의 중국동포들의 거리가 된다. 오락실, 노래방, 중국식당, 식품점, 호프집 등이 하나 걸러씩 있는 거리로 주말이면 동포들로 붐비는 거리이다.
“평일이니까 그래도 이 정도이지. 주말이면 정말 순찰 도는 것도 어렵습니다.”
가리봉지구대 경찰관의 말이다. 순찰차가 지나가도 길을 비켜줄 생각을 하지 않는 경우, 무슨 일이 생겨 112신고를 받고 출동해 조사를 하면 떼거지로 모여드는 구경꾼들, 이들 대부분은 중국동포들이다.
이들에게 둘러싸여 시시비비를 가려줘야 하는 경찰관 입장에서는 여간 곤욕스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만약 중국동포가 연관된 사건이라면 더 골치아픈 일들이 벌어진다.
중국동포타운 1번지 가리봉동을 관할하는 서울구로경찰서(서장 윤하영) 가리봉지구대는 62명의 경찰관이 근무하며 하루 20명씩 3교대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지구대 경찰관의 업무는 관할 지역 치안 유지와 112신고를 받고 출동하여 현장조사를 펼치는 일부터 사건사고 예방활동을 펼치는 곳이다.
배성국 지구대장(사진 앞줄 오른쪽에서 세번째)은 "가리봉동 거주 동포들이 법과 질서를 잘 준수해서 편안하게 한국생활을 할수 있도록 돕는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 말하고 "경찰 순찰업무에 중국동포들도 적극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가리봉지구대 배성국 지구대장은 “가리봉동에서 일어나는 사건 중 중국동포 관련된 폭력사건은 18%정도”라고 한다. 그렇게 높은 비중은 아니지만. 중국동포들이 맥주병을 깨고 위협행위를 하거나 소지하고 있던 흉기로 위협하는 상황들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경찰관 업무를 수행하는데 쉽지 않은 곳이라는 것. 그래서 가리봉동은 경찰서내에서도 항상 관심대상이다.
중국동포들이 모여사는 곳에서 사건사고가 자주 일어나면 중국동포의 이미지도 흐려질 뿐만 아니라 자칫 한중간 국제문제로까지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리봉지구대 경찰은 가리봉에서 중국동포과 관련된 사건사고가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며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순찰차로 24시간 돌고 있는 것이다.
윤하영 서울구로경찰서 서장은 동포 관련 사건사고 예방을 위해 일선 경찰관들이 동포 관련 단체들과 협조체제를 이룰 것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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