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동포들이 고국·한국인에 대한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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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09-03-05 16:35|본문
중국동포들이 고국, 한국인에 대한 '이미지'
중국국적을 가지고 있는 소수민족, 일명 중국동포라고 불리는 朝鮮族들에게는 한국이라는 고국과 조선(北韓)이라는 조국이 있다. 1992년 韓中 수교가 건립된 후 중국동포들은 고국인 한국에 대한 동경지심과 더불어 많은 이들이 여러 가지 도경을 통해 한국이 다녀왔으며, 현재 한국에 체류 중인 동포(조선족)수는 약 22만으로 집계되어 있고 <외국인노동자>중에서 가장 방대한 공동체로 자리매김을 해가고 있다. 한국인들이 재한(在韓) 중국동포들에 대한 이미지는 한겨레 · 동포이면서도 ‘중국인’으로, 이중성격을 가진 한(조선)민족으로 각인되어 있지만 (재한)중국동포들에 대한 그들의 시각은 매우 복잡하며, 일구난설(一口難說)이다.
현재 많은 조선족동포들이 한국에서 공동체를 형성하여 생활하고 있고, 또한 고국行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재중)중국동포들 또한 고국인 한국 및 한국인들에 대한 이미지 역시 애증후박(愛憎厚薄)이 뒤섞이고 엇갈린 착잡한 심정으로 그 증애(憎愛)를 한 두 마디로 개괄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가깝지만 멀기도 한 고국인 대한민국은 많은 중국동포들에게 꿈에도 가보고 싶은 곳이자 부자의 꿈을 이룰 수 있는, 동경하는 고국이기도 하다. 또한 경제가 발전한 고국 · 한국이 있음으로 하여 대다수 중국동포들은 자긍심과 민족 우월감을 느끼기도 한다. 예컨대 한국이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창조하였을 때, 많은 중국동포들의 열정적인 응원이 단적인 케이스로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격언을 실증해준다.
하지만 그들이 갖은 간난신고와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고 고국인 한국 땅에 도착했을 때, 그들이 느끼는 생소감과 소원감은 말할 수 없이 크다. 특히 그들이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 입국수속을 할 때, 공항공무원들의 냉대 및 가탈 부리는 언행들은 방금 전까지 비행기 안에서 곧 고국 땅을 밟는다는 부풀어진 마음에 찬물을 끼얹고 만다. 마치 난민입국을 심사하는 듯한 공항공무원들의 냉담한 태도와 불친절에 고국에 대한 이미지는 금세 땅에 떨어진다. 아이러니한 것은 같은 ‘붉은 여권’임에도 불구하고 언어가 통하지 않은 오리지널 중국인들은 무난히 통과되는 반면, 언어가 통하는 중국동포들은 무던히도 곤경을 치른다. 대개 공항사무소에 안내되어 재심사를 받는 주요대상들이 불가사의하게도 중동국가에서 온 ‘테러대상’으로 취급받는 아랍인들과 중국동포들이다. 이는 (한국)공무원들의 편견과 불신이 작용한 것으로 불원천리 ‘코리안 드림’을 안고 온 한겨레인 중국동포들에 대한 지대한 모욕이며, 요즘 시체말로 ‘두 번 죽이는’ 격이다.
그래서 한국에 다녀온 많은 중국동포들이 ‘고국 이미지’로 불친절한 공항 및 출입국관리소의 공무원들을 떠올리고 그들의 차별과 기시를 거론한다. 또한 한국인들의 착잡한 눈길과 편견적인 언행에서 자격지심을 절감하면서 한국인들에 대한 마음의 문을 더욱 굳게 닫고 만다. 그리고 이질적인 문화와 위화감, 부동한 삶의 방식과 사고방식은 장기간 다른 이데올로기와 체제 및 환경여건 속에서 생활한 그들 사이에 쉽게 무너뜨릴 수 없는 장벽이 생기고 그것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현실이다. 따라서 상호이해와 관심, 사랑은 멀어지고 원망과 불신관계가 고착되어 한민족이 ‘두 민족’으로 갈라져가는 슬픈 현실이 고국 땅에서 재현되고 있다. 오늘날 한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중국동포들은 고국을 돈버는 ‘삶의 현장’으로 생각하고 있고, 반면 선입견에 찬 눈길로 이들을 바라보고 있는 한국인들은 이색적인 중국동포들을 단순히 고국에 돈벌러 온 외국인노동자, 값싼 노동력으로 취급하고 있는 상황이다.
간과할 수 없는 것은 현재 대부분의 한국인들과 (재한)중국동포들 간의 관계는 고용과 피고용의 엄연한 관계라는 점이다. 즉 노동력을 파는 일방과 돈을 주고 고용하는 관계로 대등하지 못한 전제를 깔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일찍 사회주의 계획경제시대의 영향을 받아왔고 농촌에서 ‘편하게’ 일해 왔던 대부분의 중국동포들은 고국 땅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부터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치열한 경쟁과 잔혹성에 직면하게 되며, 동포의 정보다 이윤추구를 첫자리에 놓는 한국 업주들의 중국동포에 대한 편견과 몰인정을 절감하게 된다. 비록 언어가 통하고 음식은 입에 맞지만 부동한 사유방식과 생활스타일 및 노동여건과 강도에 바로 적응하지 못하면서, 진일보 고국에 대한 불편함과 괴리 및 소원감을 감지한다. 특히 일부 악덕업주들의 인격기시와 임금체불 등은 중국동포들로 하여금 비정한 고국 및 매정스런 한국인에 대한 이미지를 더욱 나쁘게 만든다.
현재 한국에서 주로 3D 업종에 종사하고 있는 중국동포들은 열악한 노동조건과 긴 노동시간동안 강도 높은 체력노동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이 받는 보수는 한국인에 비해 퍽 적고 또한 임시직이다 보니 퇴직금을 비롯해 상병에 대한 보상 같은 복지여건이 마련되어 있지 않으며, 업주로부터 수시로 잘릴 위험성을 감수해야 하는 불안한 환경 속에서 힘든 나날들을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한국경제의 장기불황에 따른 중소기업들의 불경기가 지속되고 있고 외국인노동자들을 대량 고용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이윤창출이 부진함에 따라 임금삭감과 체불현상이 보편화되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중국동포들은 생존을 위해 일자리를 자주 옮기게 되며, 한국기업 및 업주에 대한 불신과 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따라서 노동환경에 대한 개선과 임금보장은 중국동포들이 바라는 최대의 희망사항이자 한국기업과 업주에 대한 불만의 이유가 된다.
중국현지에 진출한 한국기업 중, 초기 중국동포들의 도움을 받지 않은 기업은 거의 없다. 현재 한국기업에서 근무하고 있는 (在中)조선족동포들은 현지사정에 밝고 대부분이 고등교육을 받은 엘리트들로 2~3개의 언어를 장악하고 있는 조선족사회의 우수한 젊은이들이다. 하지만 그들이 받는 월급은 한국인관리자들에 비해 형편없이 적으며, 아울러 인격적인 기시와 불신을 받아 중용되지 못하고 있다. 일부 협애한 한국(기업)인들은 사업이 잘못되면 진심으로 도와준 조선족들을 탓하며, 그들을 폄하하고 무시하며 원망한다. 물론 일부 조선족들의 불미스러운 언행 및 사업태도가 문제되기도 하지만 우선 그들을 인정하고 신임해주며, 공헌한 만큼 대우를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몇 년 전부터 북경, 상해 등 대도시의 조선족 해외유학파 및 고급엘리트들이 한국기업에서 사직하고 중국의 대기업이나 다른 외국기업에 취직하는 현상들에 대해 한국인들은 모름지기 심사숙고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 외에도 한국인들에 대한 중국동포들의 불신과 혐오는 여러 가지 원인에서 기인된다. 현재 조선족사회에 만행되고 있는 브로커들의 출국사기협잡에도 거개 한국인브로커들이 개입되어 있고, 일부 몰지각한 한국인들이 출국을 미끼로 조선족들을 사기치고 기편하는 행위가 많은 조선족동포들이 분개하고 경멸하는 이유가 된다. 일부 한국인들은 중국에 가서 동포들에게 무엇이나 다 해결해준다고 장담한 후 한국에 돌아와서는 ‘꿩 구워 먹은’ 소식이다. 현재 많은 중국동포들이 한국인가정에서 가정부로 일하고 있는데, 그들은 가정부를 하인취급을 하고 있고 심지어는 한자리에서 식사를 하는 것도 거부하면서 중국동포들에게 난생 처음 받아보는 설움과 심각한 ‘자격지심’을 심어준다. 많은 선량한 중국동포들은 중국에서 평생 받지 못했던 수모를 한국에서 받고 있다. 故 정판룡 선생의 “며느리론” 탁견을 빈다면 “시집”인 중국에서 받지 못했던 모욕과 괄시를 “친정”인 한국에서 받고 있으니, 더욱 서럽고 울화통이 터져 돈벌어 ‘모국’ 중국에 가서 잘 살겠다고 결심을 하는 것이다.
현재 여러 가지 원인으로 재한 조선족을 비롯한 중국동포들과 한국인들의 관계는 모합신리(貌合神離)로 분열과 불신의 파열음은 커져만 가고 있다. 서로의 잘못을 상대에게만 찾고 자기잘못은 인정하지 않고 있어 흡사 ‘이혼을 앞둔 부부’를 방불케 한다. 지구상 유일한 분단국가에서 살고 있는 것만 해도 불편한데, 말로만 한민족인 우리민족은 ‘두 민족’ · ‘세 민족’으로 사분오열(四分五裂)되고 있으니 실로 슬프고 통탄한 일이다. 물론 한편의 짧은 칼럼에서 한나라의 국민에 대해 전면적으로 평가를 내리는 데는 창졸하고 일방적인 무리가 있다. 그리고 상술한 견해가 ‘많은’ · ‘적지 않은’ · ‘일부’에만 국한되는 것으로 전체를 대표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한두 마리의 미꾸라지가 전체 도랑물을 흐리는 것처럼, 때론 일부가 전체 ‘이미지’를 대표한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현재 조선족사회에서 핫이슈로 부상하고 있는 ‘방문취업제’가 한국정부에 의해 바야흐로 추진되고 있다. 그리고 절대다수의 한국인들은 선량하고 동정심이 많으며, 아울러 많은 중국동포들이 고국인 한국에서 돈을 벌어 ‘코리안 드림’을 이뤄가고 있는 것도 실재하는 작금의 사실이다. 이에 대해 <하편> [韓國人과 朝鮮族의 ‘상생관계’]에서 진일보 밝히려고 한다. 아울러 <상편>은 필자가 한국네티즌들의 일부 관점을 종합하고 정리한 것이라면 본문은 본인이 잘 알고 있는 사실이나 주위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실을 적은 것임을 부언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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