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족과 사고 지향성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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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09-03-05 16:51|본문
조선족과 사고 지향성의 문제
일제강점기에 백의민족의 가장 큰 목표는 쉽게 정의될 수 있었다. 외세를 몰아내고 자주국가를 재건하는 것이었다. 이를 외부지향성 사고라고 할 수 있다. 공동체 내부에 대한 분석보다는, 공동체를 긍정하는 기반 위에서 그 공동체에 가장 큰 위협이 되는 요인을 제거하는 방향으로 힘을 모으는 쪽이었다. 요약하면, 국가독립이라는 단어로 표현할 수 있다.
6.25가 터져 남북으로 갈라진 후에는 사고의 기본 방향이 공동체 내부를 향하게 되었다. 남쪽은 북을 겨냥하는 사고에 익숙해졌고, 북은 남을 겨냥하는 사고를 정상적으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이를 내부지향성 사고라고 할 수 있다. 한 몸통이 두 개의 순환계통으로 분화되어 각자를 도모하면서도 가장 큰 당위로는 그래도 통일을 지향하는 방식이었다. 요약하면, 남북통일이라는 단어로 표현할 수 있다.
냉전이 종식된 후 남북 양쪽은 각자의 내부에 보다 역점을 두는 쪽으로 흘러가는 듯 하다. 내부지향성이 더욱 작은 내부지향성을 향하는 방식이었다. 이를 내부지향성 내부의 내부지향성이라고 할 수 있다. 남은 좌와 우, 보수와 진보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많은 정력을 보다 축소지향적인 방향에다 소모한다. 북 역시 마찬가지이다. 전제정치와 체제유지의 긴박성과 백성의 최저한 생계유지라는 딜레마로 21세기에 들어섰고, 지금도 그러하다.
이러한 과정에서 그 흐름을 유심히 살펴보면, 외부지향성의 사고가 점차 내부지향성으로 방향을 바꾸고, 내부지향성에서부터 더욱 작은 내부지향성을 향하는 폐쇄된 성향이 전반 조선반도의 큰 맥락으로 된다.
지정학적 입장에서, 조선반도를 떠난 동족들이 일제강점기에는 독립을 위해 반도 쪽으로 정확히 일치하게 궁극적 지향점을 두었다면, 6.25이후에는 일부가 북으로, 일부가 남으로 자신의 근원적 존재근거를 두는 쪽으로 갈라졌으며, 냉전종식 후에는 각자가 그 성향에 따라 점차 더욱 분화된 각 특수 집단과 이념이나 가치관으로 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만주와 일본, 러시아대륙과 미국 호놀룰루, 그쪽에 기거한 동족은 구심점의 분열이 가져온 패턴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가 없었다. 누가 맞고 누가 그릇되다는 논리를 펴기에 앞서, 이미 갈라지기 시작한, 그리고 외부지향성에서 점차 내부지향성, 나아가 내부지향성 내부의 내부지향성으로 바뀌어진 사고의 전반 흐름이 가장 큰 문제점이다.
갈라진 사고지향성은 더욱 복잡해져 가끔은 외부지향성으로, 가끔은 내부지향성으로, 가끔은 내부와 외부지향성의 혼재로 표출되며 더욱 문제를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정확하고 틀린 결론이 있기 전에 문제 조망의 범주를 새로 정하는 것이 보다 중요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같이 모여 도대체 무엇을 하겠는가를 논의하려면, 범주부터 명확해야 한다. 그리고 그 범주와 목표를 정하고 나서 무엇부터 어떻게 해나갈 것인가 차근하게 풀어보는 것, 그것이 필요하다.
조선족 역시 마찬가지이다. 단계적 목표가 있어야 하거니와, 보다 높은 지향성도 갖추어야 할 것이다. 단순히 동족 내부의 문화이질성만 들먹이지만 말고, 지금 하고 있는 행위와 발전방향이 어디에 귀착점을 두고 있는가를 따져봐야 하는 것은, 사고지향성의 통일을 위해서 필요한 조치이다.
사고지향성의 외부와 내부 정의는 사실 상대적인 것이다. 범주부터 명확하게 정하고 나면, 그 범주 밖으로 향하는 경우 외부로, 그 내부를 향하는 것은 내부지향성으로 정의된다. 그리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생성의 마당에서는 공동체의 속성에 대한 고찰을 면밀히 할 필요가 있다. 조선족도 현재 200만 중 50만이 당분간이든, 지속적이든 중국영토의 외부에서 기거하고 있다. 범주를 잘 정해 논의를 정돈하는 것이 사고출발의 첫 수순으로 된다.
그 다음에야 발전을 논하는 쪽으로 가는 것, 그것이 순리이다. 모두가 같이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할 때가 지금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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