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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족, 이상한 한국 때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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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넷 작성일 :19-07-28 15:48 조회 :4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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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룡: 중국동포사회문제연구소 소장, 중국동포타운신문 주간. 다가치포럼 운영위원장. 칼럼집/소설집 다수 출간

 

불과 30년 전까지만 해도 많은 조선족이 남조선에 갈 수 있다는 것은 꿈도 꾸지 못했다. 그토록 너무도 굳게 닫쳐 있어 좀처럼 열리지 않을 것만 같던 양국의 문호가 ‘88서울올림픽’을 계기로 빠금히 열리더니 1992년 양국 수교를 통해 많은 조선족이 한국나들이를 할 수 있게 되었다. 2007년 한국정부의 방문취업비자(H-2) 실시에 의해 한국에 온 조선족이 30여 만으로 증가되었다. 이 30여 만에 이르는 조선족은 노무일군으로서 연변조선족자치주의 사례만 보아도 한국에서 번 돈을 중국에 송금한 액수가 연간 자치주 재정수입 2배가 넘는다는 통계가 있었다. 혹자는 3배였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정확한 수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한국이 아니었다면? 이런 질문이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되는 문제일 것이다. 2008년부터 시행된 재외동포비자(F-4)에 의해 한국에 온 조선족이 기하급수적으로 늘더니 지금은 국적취득자까지 포함해서 85만이 된다고 한다. 전체적으로 200만이 안 되는 조선족 중에 85만이 한국에 살고 있는 것에 대해 깊이 고민해볼 문제이다.

 

중국조선족은 한국에 떠날 때는 모두 ‘몇 년간 돈을 벌어 고향 중국에 돌아가 살겠다고 다짐한다.’ 그런데 그 굳센 다짐이 세월이 흐름에 따라 빛이 바래더니 급기야 한국에서 뿌리박을 태세이다. 나의 조카는 2008년 한국에 금방 와서 하는 소리가 ‘5년(H-2만기가 5년)이 되면 무조건 중국에 간다. 그저 가는 것이 아니라 여권을 쫙쫙 찢어버리고 갈 것이다.’ 뜻인즉 죽었다 깨도 다시 한국에 오지 않겠다는 의미다. 그 강철 같은 의지도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5년이 지날 즘에 나보고 한국에 장기체류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가? 묻더니 후에 영주권을 취득했고 지금은 국적신청까지 해놓은 상태이다. 한국에 온 조선족 다수가 나의 조카 같은 패턴이기 때문에 85만이나 한국에서 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왜? 고향에 돌아가지 않고 한국에서 장기체류하려고 하는가? 그 이유에 대해서 나는 이미 수년 전에 <연변여성>잡지에 기고했다.

 

혹자는 조선족이 한국에서 하층민 대우를 받으며 머물 이유가 없지 않느냐? 고 떠들지만 이유는 간단하다. 아무리 무시당하고 차별 받아도 한국이 좋으니까. 과거 돈벌이에만 치중하던 재한조선족사회는 이제는 삶의 질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접어들고 있는 추세이다. 한국이 좋다는 것은 삶의 질 측면에서 하는 말이다.

 

그런데 아주 웃기는 일이 있다.

한국이 좋아서 살면서도 불구하고 입으로 한국을 욕한다는 것이다. 이런 부류의 사람이 적지 않다. 10년 전 연길공항 흡연실에서 겪은 일인데 담배 태우는 조선족 중 반 넘는 사람이 한국나들이 경험자들이다. 이들은 거의 똑 같이 한국을 욕한다.

담배 끊은 지가 5년이 넘어 연길공한 흡연실에 들르지 못해 요즘은 어떤 상황인지 모르겠으나 그 전에 내가 받은 인상은 ‘연길공항 흡연실은 한국을 욕하는 성토장’이었다.

 

조선족 밀집지역인 가리봉이나 대림동 음식점을 비롯해 조선족이 모이는 곳은 흔히 한국을 욕하는 성토장이 되는 경우가 많다.

 

욕은 자유이다. 하지만 한국에서 살면서 한국을 욕한다면 다음과 같은 문제를 일으킨다. 누구를 욕한다는 것은 미움의 발로인데 남을 미워하려면 그만큼 나의 에너지를 소모해야 한다. 나는 이면에서 채널A <이만갑> 프로에 출연하는 탈북자들을 못마땅하게 생각한다. 그리고 한국에서 살면서 한국을 욕하는 사람들은 진정 한국시민으로 살아갈 자세가 안 된 사람들이다. 시민으로 살아갈 자세가 안 되면 의무감 책임감이 없다. 이런 사람들은 쓰레기처리, 노상방뇨, 무단횡단, 시끌벅적 떠들기, 길에서 가래침 뱉기 등등 공공질서를 지키지 않는다. 아직도 한국사회에서 조선족이 무시당하는 데는 이런 부류의 사람들이 크게 한몫을 차지하고 있다.

 

물론 한국에서 돈을 벌며 살아가는 과정에 스트레스가 심해 한국을 욕할 수는 있다. 이주민 생활이 만만치 않고 그만큼 힘들기 때문에, 이해가 간다. 그렇지만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면 그만이다. 떠나기는 싫고 자신이 몸담고 있는 곳을 욕한다면 삶이 괴롭다.

조선족 한국 때리기는 한국에서 장기체류하는 조선족이 있고 중국에서 살면서 한국을 때리는 현상이 있다. 전자는 그나마 이해가 가지만 후자에 대해서는 정말 불가사의다.

 

중국조선족엘리트에 속하는 일부 조선족을 만나면 한국의 이것도 저것도 못마땅하게 여기고 스스럼없이 비난하고 매도한다. 최근 몇 년래 조선족학자 중에 한국에 교환교수로 오거나 연구과제가 있어 한국에서 6개월 이상 체류하는 조선족엘리트들이 있다. 이분들 중에 중국관련 혹은 중국조선족 관련 주제로 세미나에 발제자나 토론자로 나서는 경우가 많다. 혹은 중국에서 초청받아 한국에 와서 세미나에 참석하는 경우도 있다. 

어떤 학자는 공개석상에서 “한반도는 남북으로 분단되고, 경상도와 전라도는 쪼개지고, 여당과 야당이 맞서 서로 무조건 상대를 부정하는 한국정치가 엉망이다.” 그래서 “한국은 문제가 많은 국가이고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식으로 공격적으로 비난한다.

남북분단은 조선족학자가 거론하지 않아도 민족의 최대 아픔으로 남아 있고 풀어야 할 가장 큰 과제이다. 만약 조선족학자 신분으로 남북분단을 거론하려면 한반도통일에 어떤 기여를 할 것인가에 포커스를 맞추는 것이 옳지 않을까?

 

경상도와 전라도 지역갈등도 어느 나라든지 모두 지역갈등이 있는 것처럼 그런 맥락에서 볼 문제이지 조선족학자가 떠들 일이 아니고 떠들어서 도움이 되는 일도 아니다. 중국도 땅덩이가 하도 커서 지역감정이 심각한 나라이다. 북경사람은 정치중심의 시민이라는 우월의식이 강하고, 상해사람은 중국 내 모든 타지방사람을 썅쌰런(鄕下人, 우리말로 촌놈)이라 비하하고, 남방 사람은 북방사람을 깔보고, 비동북지역 사람은 동북사람을 업신여기고, 하남성 사람은 타지방사람들로부터 왕따 당하고 있다.

 

한국정치에 있어서 여당과 야당 문제는 미국의 공화당과 민주당의 관계 그런 차원이 아니라 조금 비약적인 논리이기는 하지만 마치 1949년 전 공산당과 국민당이 도저히 공존 불가능했던 것처럼 문제가 심각하다. 그렇지만 한국 민주주의는 대통령을 탄핵할 만큼 국제적으로 부러워하는 정치로 발전했고 여야대치국면도 대한민국발전에 발목을 잡을 때도 있지만 큰 틀에서는 전반 사회시스템이 그럭저럭 돌아가게끔 되어 있다. 때문에 조선족학자 신분으로 깊은 관찰이 없이 함부로 한국정치에 ‘감 놔라, 밤 놔라’ 떠들 일이 아니다.

한국의 이런저런 문제에 대해 비공개석상에서는 얼마든지 담론할 수 있다. 하지만 공개석상에서 이런 문제를 거론한다면 그다지 현명하지 못한 처사라고 생각된다. 나의 뒷좌석에 앉은 한국인 왈, “조선족학자들이 이상하다. 본국에서는 입도 뻥끗하지 못하면서 왜 한국을 비난하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가네. 저 사람들이 대한민국에 무슨 기여를 했기에 저러지?”

조선족학자나 엘리트들이 한국 때리기는 고국에 대한 충정? 사랑? 내가 보기에는 다 아니다. 이분들의 행위는 자신들의 우월성의 발로인 것 같다.

 

물론 대한민국은 문제가 많은 나라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어느 나라나 다 마찬가지로 문제가 많다. 미국은? 이상한 대통령 때문에 미국 내도 그렇거니와 국제적으로도 가장 시끄러운 시기를 맞은 것 같다. 유럽나라들도 일본도 만찬가지. 세상에 문제가 없는 나라는 없다. 그런데도 마치 투명한 진공 속에서 온 것처럼 행동하는 것은 유치한 행위가 아닐까! 

거창하게 할아버지가 살던 고국이라는 명분을 들먹거리지 않더라도 현재 한국에 살고 있는 조선족 수가 85만이라면 중국에서 아무리 잘 나간다 해도 자신의 형제자매 혹은 조카, 혹은 사촌, 혹은 처가직계가 한국에 오지 않은 조선족엘리트는 없을 것이다. 자신의 ‘피붙이’가 먹고살아가는 나라를 비난하는 것은 누워서 침 뱉기가 아닐까!

 

내가 어릴 적에 해박한 마을 유지한테서 배운 말이 있다. “사람이 똑똑하다는 기준이 뭔지 알아? 앉을 자리 설 자리 아는 자가 똑똑한 사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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