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느 별의 무덤엔들 꽃이 피지 않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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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백두넷 작성일21-06-01 23:02본문
-제5회 한국 문학시선 윤동주문학상 대상작-
그 어느 별의 무덤엔들 꽃이 피지 않으랴 (외1편 )
재중동포 시인 김정권
저기 저 별은 무슨 꽃인가
별을 헤다 별에 간 꽃
보지 않아도 보이는 꽃,
눈을 감고 입술 한번 대여보라
아직 식지 않은 열망
네 몸은 타서 숯이 되여
다시 뜨거운 불길로 타오를 때
죽어도 죽은 게 아니다
아픈 가슴 아픈 무덤으로
피여난 천상의 꽃
새들이 노래하리라
저 하늘무덤 앞에 핏갈 번진
두견새 울음 한점 얹어놓으리라
북간도를 아십니까
혹 밤이 어두워 길을 모르시겠거든
별이 밝혀줄 겁니다
길을 걷다 발목이 뜨거우시면
두만강에 휘휘 적시시고
북으로 북으로 내처 오시다가
컬컬하면 용이 날아올랐다는
우물에 목을 추기시고
다시 고개 들어 하늘 보시면
거기에 동주의 눈동자같은 별이
있을 겁니다
별이 된 북간도의 눈동자
그 별에 스치우는 시
그 불멸의 시는 지금도 펄펄 살아
하늘을
부끄럼으로 물들이고 있을 겁니다
소년과 별
소년이 있었다
소년은 하늘의 별을 가지고 싶었다
소년은 매일 밤마다 민들레동산에
올라가 별을 따는 꿈을 꾸었다
어느 밤, 하늘에서
끝내 별똥별이 떨어지고 있었다
소년은 막 달려갔다
소년이 간 곳에 민들레소녀가 있었다
소년은 소녀에게 별을 달라고 했다
그 별은 자기의 별이라고 했다
소녀는 너의 별이 왜 나의 가슴에
들어왔냐 하며 시치미를 땄다
소녀는 민들레꽃을
꺽어 소년에게 주면서 별이라 했다
훗날 소년은 소녀의 가슴에서
자기의 별을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