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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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을 얻는 수행방법중 선수행이라는 것이 있다.

가부좌를 틀고 앉아서 며칠동안 아무말도 하지 않고 벽만을 쳐다보며 자기 자신의 내면과 깊게 만나는 수행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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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지인의 소개를 받고 지난 며칠동안 선 수행이란 것을 해보았는데 그동안 바쁜 것들에 쫓겨 들떠 있던 마음이 한결 차분하게 되었고 복잡한 생각이 하나씩 정리되는 느낌을 갖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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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이 드문 깊은 산속에서 물소리, 바람소리, 풀벌레 소리 등 자연의 소리만을 들으면서 숨을 내쉬는 것과 들이 마쉬는 호흡에만 전념하게 되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 지고 맑아지게 되는데 그때 자신과의 깊은 대화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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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을 깊게 하면서 마음속으로 하나에서 열까지 숫자를 세다보면 그동안 머리에 꽉 차있던 복잡한 생각들이 하나씩 떨어져 나간다.  숫자 세기와 숨쉬는 것에만 집중하면 몸은 고요해 지고 숨결도 한결 부드럽고 차분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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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앞만 보고 달리던 나를 잠시 멈추게 하고 내세우고 싶어하던 나도 잠시 뒤로 물러나게 하고 머리속에 많이 담아야 한다는 욕망도 버리고 그렇게 나를 비우고 또 비우면 어떤 편견이나 선입견도, 누구를 판단하거나 평가하려는 것도 옳고 그른것의 시비도 필요치 않은 본래의 편안한 나를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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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서 왔는가 ?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 내가 가야 할 곳은 어디인가? 내가 진정 하고싶은 일은 무엇인가 ? 어떻게 그곳으로 가야 하는가 ? 하는 실존적인 물음들과도 만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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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를 운전하고 길을 달리다가 신호등에 빨간 불이 들어오면 브레이크를 밟아 차를 정지시켜야 하는것과 마찬가지로 우리의 인생길에도 열심히 앞으로 달려나가야 할 때가 있는가 하면 때로는 앞만보고 달려가던 길을 멈추고 주변을 둘러보아야 할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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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하는 일이 다른사람들에게 불편을 줄 때, 대인관계에서 어려운 일이 자주 일어날 때, 나 때문에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들이 힘들어 할 때, 너무 일이 많아 지치고 심신이  피곤할 때, 벌려 놓은 일은 많은데 뒷수습이 잘 안될 때,  계속 같은 방법으로 시도해 보았는데 성과가 전혀 일어나지 않을 때, 내가 생각하기에는 분명히 올바른 일 이지만 그것을 지지해 주는 사람들이 아무도 없을 때 그러한 시기가 바로 나에게 빨간 정지신호를 보내고 있는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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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는 가던 길을 잠시 멈추고 자신의 내면과 깊게 만나는 시간을 가져보아야 한다. 이 방법이 최선의 방법인지를 다시 생각해야 하고 더 나은 방법을 찾기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를 살펴 보아야  하고 자신의 내면 깊숙한 곳에서 나에게 들려주는 소리에 귀를 귀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