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꿍음식의 비밀] 떡과 식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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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10-08-04 09:09본문
전통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떡과 식혜가 있다. 요즘 파는 떡을 보면 모양도 아기자기하고, 맛도 다양하다. 과자나 빵보다도 형형색색이다. 어른아이 할 것 없이 모두에게 사랑받는 전통음식이다.떡을 먹을 땐 식혜가 금상첨화다. 목이 메는 찰나, 살짝 언 식혜를 들이키면 깊은 단맛이 혀를 감싸고 촉촉한 밥알이 입 안에 남는다. 밥알을 으깨듯이 꼭꼭 삼키면 금세 또 식혜 한 모금이 그리워진다.
지금은 밥이 주식이지만, 밥이 없던 옛날엔 떡이 일상음식이었다. 청동기 시대 시루가 처음 등장하면서, 이 무렵부터 찐떡을 해먹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이것을 절구나 홧돌에 치면서 친떡으로 발전했을 것이다.떡에 관한 기록은 고려의 문인 정치가 김부식이 펴낸 '삼국사기(三國史記)'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신라본기' 유리왕 편에서 "떡을 물어 잇자국을 시험한즉 유리의 잇금이 많은지라 군신들이 유리를 받들어 왕으로 모셨다"는 이야기가 있다. 아마 이때 유리왕이 잇자국을 남긴 떡은 절편이나 인절미처럼 떡메로 쳐서 만든 것일 가능성이 높다.'가락국기'에는 "법민왕 때 해마다 술, 감주, 떡, 쌀밥, 차, 과로 제사를 지냈다"고 적혀있다.요즘 흔하게 먹는 떡은 대부분 쌀을 가루로 만들어, 수증기로 찌거나 떡메로 쳐서 만든다. 쌀 알갱이보다 조직이 치밀하다. 이 때문에 떡은 고열량 식품으로 꼽힌다. 손쉽게 먹을 수 있지만, 밥보다 소화되는 과정은 좀 더 길다.
식혜는 감주 혹은 단술이라고도 부른다. 알코올 성분이 들어있지 않지만, 얼핏 들으면 전통주로 오해할 만도 하다. 전문가들은 밥알을 띄워 먹는 것을 식혜, 밥알을 건져내고 물만 먹는 것을 감주로 구별하기도 한다.식혜는 조선시대 사대부가의 가정백과 '규합총서(閨閤叢書)'에서 처음 등장한다. 엿기름과 식혜밥을 만드는 방법이 나와 있다. '시의전서'에서는 "곡물과 엿기름으로 감주를 만들고, 여기에 유자를 넣어 신맛을 더한 것이 식혜"라고 적혀있다.
과거엔 명절이나 잔칫날, 생일을 맞았을 때 집에서 직접 식혜를 만들어 먹었다. 만드는 방법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따뜻한 물에 엿기름가루를 넣어 몇 시간동안 우려낸다. 엿기름을 걸러내고 남은 물에 고슬고슬하게 지은 밥을 넣고 버무린다. 이것을 50~60도 정도 따뜻한 온도로 중탕한다. 5시간 정도 지나면 밥알이 떠오른다. 모두 떠오르면 걸러내 냉수에 헹군다. 남은 물엔 설탕과 생강을 넣고 끓인다.
마지막으로 이 둘을 한데 담고, 유자청을 몇 방울 떨어뜨리면 유자향이 감도는 식혜가 완성된다.식혜의 주원료인 엿기름에는 소화를 촉진하는 아밀라아제가 풍부하다. 이 때문에 우리 선조들은 과식을 했을 때 반드시 후식으로 식혜를 즐겨 먹었다. 속이 더부룩하고 답답할 때 식혜를 마시면 도움이 된다. 또한 식혜는 모유의 분비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어, 젖을 끊을 때에도 유용하다.
떡이나 식혜는 기본적으로 당질이 높은 편이다. 이 때문에 고지혈증, 당뇨병이 있거나 지방간이 있는 사람은 적당히 먹는 것이 좋다. 떡을 먹을 땐 천천히 씹어 먹도록 해야 한다.급하게 먹어서 체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특히 나이든 어르신에겐 너무 찰진 떡을 권하는 일은 피하는 게 좋다. 씹기 힘들뿐만 아니라 삼킴이 원활치 않아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