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냄새와 건강
페이지 정보
작성자 운영자 작성일09-09-01 08:57본문
영화배우 말론 브랜도(77)는 최근 출간된 그의 자서전에서 “여배우 소피아 로렌은 (남들이 그의 커다란 가슴에 감탄했지만) 입 냄새가 역겨울 정도로 지독했다”고 밝혔다. 또 비비안 리는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진다>의 촬영장에서 클라크 케이블의 입냄새 때문에 키스신 도중 졸도했다는 일화도 있다. 누구나 입냄새가 난다. 그러나 입냄새가 매우 심각해 주위 사람들에게 불쾌감을 줄 정도라면 원인을 찾아 치료해야 한다. 흔히 입냄새가 심하게 나면 충치 등 구강질환만을 의심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구강질환이 없는데도 계속 입냄새가 난다면 다른 질환이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회사원 이아무개(44)씨는 얼마 전 중학생인 딸로부터 “입냄새가 너무 심하다”는 충격적인 말을 들은 뒤로 늘 껌과 구강청정제를 챙기는 버릇이 생겼다. 그는 뚜렷한 충치나 잇몸질환이 없는데다 식사후에도 빠짐없이 양치를 하는데도 불구하고 기분나쁜 악취가 난다는 계속된 딸의 불평에 병원을 찾았더니 뜻밖에 간기능이 나쁘다는 진단을 받았다. 입 냄새는 이 사이에 끼어있는 음식 찌꺼기가 세균에 의해 분해되면서 생긴 휘발성 황화합물 때문에 발생한다. 또 공복 상태에서는 몸속의 지방이나 단백질이 분해돼 그 대사물질이 폐를 통해 배출되면서 불쾌한 입냄새가 나는 수도 있다. 여자들의 경우에는 월경 기간에 난소에서 분비되는 황체호르몬이 체내의 황화합물을 증가시켜 입냄새가 심해질 수 있다. 그러나 단순한 입냄새를 넘어선 악취는 90% 가량이 구강질환이 원인이다. 충치나 잇몸질환이 있으면 혐기성 세균에 의한 휘발성 황화합물의 생성이 촉진되므로 심한 악취가 생겨나기 때문이다. 만약 구강질환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악취가 나면 전신질환을 나타내는 징후일 수 있다. 곧 당뇨병이나 신부전증, 간 질환 등 내과질환이나 만성 축농증, 인후질환 등 이비인후과 질환에 의해서도 구취가 생길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 경우에는 입에서만 냄새가 나는 구강질환과는 달리 입을 다물고 코로 숨을 내쉴 때 특히 냄새가 많이 나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입을 다물고 콧바람을 불었을 때 냄새가 나면 입안이 아닌 호흡기나 소화기 계통의 질환일 가능성이 크다. 이럴 경우 입 냄새도 원인질환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보통 만성축농증이 있으면 코를 통해 치즈 냄새가 난다. 폐암이나 인후두암 환자의 경우 살이 썩는 냄새가 나며 기관지 확장증이 있으면 심한 기침을 하면서 누런 가래와 함께 는 냄새가 난다. 급성 간경변일 때는 달걀이나 버섯이 썩는 냄새 같은 구린내가 나고 당뇨 환자에게는 아세톤향이나 시큼하면서도 달콤한 냄새가 난다, 신부전증 환자는 콩팥에 오줌의 주성분인 요소의 농도가 높아져서 숨을 쉴 때마다 오줌냄새 같은 지린내나 생선비린내가 난다. 위장질환일 때는 흔히 식초냄새가 나는데 소화불량, 역류성 식도질환 등의 환자들은 위의 냄새가 올라오는 것을 식도가 막지 못하기 때문에 입에서 역한 냄새가 날 수 있다. 위암이나 소화흡수가 잘 안 되거나 장내 감염, 장폐색인 경우에도 냄새가 나며 위장관에 출혈이 있으면 부패한 피 냄새를 맡을 수 있다. 악취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확한 원인을 밝혀내는것이 중요한데 치과에서 핼리미터라는 구취측정기로 휘발성 황화합물을 측정하고 타액검사나 세균배양검사 등을 통해 입냄새의 원인을 찾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