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를 끊으면 살이 더 찌는 것 같아요 

그런 느낌적인 느낌 때문에 담배 끊기가 두려워져요.
 주욱 담배를 피워왔는데 이번 기회에 한 번 금연을 해볼까 생각중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담배를 피우던 사람이 금연을 하면 살이 더 찐다는 말이 있어서 자꾸 주저하게 되더라구요. 담배와 다이어트 사이엔 어떤 관계가 있는 걸까요? 속 시원히 알고 싶어요.

A 의지와 환경에 달린 문제!굉장히 많은 여성들이 호기심을 갖고 있고 또 궁금해하는 질문이다. 언젠가 마주치게 될거라고 기대하고 있었는데 드디어 올 것이 왔다. 담배를 피우면 살이 빠진다? 안 찐다? 혹은 담배를 끊으면 살이 더 찐다? 세 가지 질문은 비슷한 것 같으면서 분명 의미가 다르다. 일단 담배와 체중변화가 모종의 연관을 맺고 있는 것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95년에 발표된 "간호사 건강연구(Nurse Health Study)"라는 유명한 논문에는 BMI기준으로 "마른 여성들의 흡연률이 뚱뚱한 여성들보다 2배 가까이 높았다"라는 내용이 있다. 마른 사람들을 살펴봤더니 담배를 피우고 있을 확률이 더 높았다, 이것을 담배를 피우니까 말랐다, 라고 받아들이는 건 선후관계를 뒤바꾼 오류다. 담배를 피우면 무조건 날씬해진다는 소리가 아니다. 담배 피우는 사람들 가운데는 날씬한 사람들이 많다는 뜻이다.

이는 담배에 체지방을 분해하거나 신진대사를 촉진하는 신비의 물질이 있어서라기 보다 '구강 대체 행동'의 영향이다. 담배를 피우는 동안에는 '입'을 사용해야만 한다. 입을 사용하는 행위는 대부분 '먹고 마시는' 것이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는 사람들에 비해 군것질을 하거나 음료수를 마시는 빈도가 줄어들게 된다. 반대로 담배를 끊으면 말 그대로 '입이 심심해서' 사탕이나 과자 같은 '씹을 거리'를 전보다 자주 찾게 된다. 이것이 바로 구강대체 행동이다.

즉 담배를 끊는다고 무조건 살이 찌는 게 아니라 담배를 끊은 뒤에 생기는 '습관'이 살을 찌우는 법이다. 다이어트 걱정 말고 금연 하셔도 좋다. 단 담배를 끊은 뒤 무의식적으로 늘어나게 되는 군것질 습관을 잘 통제하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