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압 낮으면 낮을수록 심혈관 질환 위험도 '뚝'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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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백두넷 작성일20-03-25 13:45본문
혈압이 정상 범위에 있더라도 가능한한 낮추는 것이 심혈관 질환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국내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는 최적 혈압을 기준으로 혈압이 너무 낮은 것도 위험하다는 기존 가설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내용이다.
15일 분당서울대병원에 따르면 강시혁 순환기내과 교수와 최유정 전공의 등 연구팀은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40세 이상 성인 중 심혈관계 질환을 앓거나 고혈압약을 먹은 적이 없는 29만여명을 6년 7개월간 추적관찰해 이런 결론을 얻었다.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가장 낮은 ‘최적 혈압’은 수축기 90∼99㎜Hg, 이완기 40∼49㎜Hg로 나타났다. ‘고혈압 기준치만 넘지 않으면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착각이라는 것이다.
대한고혈압학회에 따르면 국내 고혈압 환자(수축기 140㎜Hg·이완기 90㎜Hg 이상)는 1,100만명에 이른다. 하지만 미국심장학회 권고기준(130/80mmHg)을 적용하면 고혈압 유병률은 50%에 이른다.
이번 연구에서 분석 대상자 중 최적혈압보다 혈압이 낮은 경우는 0.22%에 그쳤다. 강 교수는 “대부분의 성인이 최적혈압보다 혈압이 높은 상태”라며 “사실상 모든 사람이 현재보다 혈압을 더 떨어뜨릴수록 심혈관계 질환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 대부분이 소금 섭취를 줄이고, 담배를 끊고, 꾸준한 유산소 운동을 하는 등 건강한 생활습관을 통해 체중·혈압 관리 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게 이번 연구의 결론”이라며 “혈압을 낮추는 데는 하한선이 없다”고 말했다.
연구팀이 향후 10년 간의 심혈관계 질환 발생 위험도를 예측해보니 수축기 혈압이 높아질수록 심혈관계 질환 발생 위험도 비례해서 커졌다. 또 수축기 혈압이 같다면 이완기 혈압이 낮을수록 위험도가 증가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성별·연령에 따라 수축기·이완기 혈압이 심혈관 질환을 일으키는 영향이 달라지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예를 들어 고령의 고혈압 환자는 고혈압을 오래 앓아 혈관이 경직되고 수축기·이완기 혈압의 차이가 크게 벌어진다. 이런 변화는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인자로 작용한다. 반면 젊은층에서는 수축기 혈압은 높지 않고 이완기 혈압만 높은 경우도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인자로 작용한다.
강 교수는 “고령층은 수축기 혈압이 130㎜Hg 이상, 청년층은 수축기 혈압이 130㎜Hg 이상이고 이완기 혈압이 90㎜Hg 이상인 경우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다만 약물 등 고혈압 치료가 필요한지 여부는 다양한 변수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건강검진 후 상담 권고를 받았다면 전문의 진료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유럽심장학회지(European Heart Journal)’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