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염 다스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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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백두넷 작성일22-05-28 22:27본문
한의학에서는 먹고 소화시키는 기능을 담당하는 기운을 위기(胃氣)라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위기를 우리 인체의 대사활동에 있어 가장 기초적인 기운으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아무리 중한 병에 걸렸어도 위기(胃氣)가 보존돼 있다면, 얼마든지 소생할 수 있지만, 반대로 위기가 손상돼 있다면 먼저 이 위기를 회복하는 데 총력을 다 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손상된 위기(胃氣)를 어떻게 하면 회복할 수 있을까요?
그것도 만성적인 위염같이 위벽세포가 손상되고 변형돼 정상적으로 분비돼야 할 위산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고, 심지어는 위 상피조직이 장 상피조직처럼 변하게 돼 조금만 먹어도 배가 더부룩하고 팽만감을 느끼게 되는 만성위축성 위염이라면 참으로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위축성 위염의 가장 큰 문제는 위 조직이 변형돼 위산을 제대로 분비해 내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나이가 들면서 조직의 기능이 점차 퇴화하면서 위산의 분비량도 점차 감소하게 되는데, 만성위염으로 위 조직의 변형이 진행된다면 위산 분비는 더욱 감소돼 소화기능은 더욱 떨어지게 되고, 근육에 힘을 조달하고 피로를 회복할 에너지원을 제대로 소화, 흡수해 내지 못하니 일할 의욕이 떨어지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저산성 위축성 위염을 치료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일차적으로 주의할 것은 위가 더 이상 혹사당하지 않도록, 위에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고 소식하는 것으로 위를 다스리는 것입니다. 맵고 짜거나 알코올 또는 카페인 등 위를 자극하는 음식은 위 점막의 재생을 방해합니다. 따라서 조급증을 버리고 위벽에 자극을 가하는 음식들을 가능한 한 멀리하고 과식이나 야식 또는 불필요한 간식을 피하면서 소식을 지속해 가며 세월을 기다리다보면 점차 위벽손상은 복구돼 갈 것입니다.
두 번째는 감이나 매실 같은 과일로 만든 식초를 식후에 복용해 주는 것입니다. 위산이 부족하게 되면 소화될 음식이 묽어져 분해가 잘 되지 못해 음식을 정체시킬 뿐만 아니라 각종 세균들이 제거되지 않아 위장에 좋지 않은 환경을 형성하게 됩니다. 저산증으로 식후 더부룩하고 팽만감을 느낄 땐 매실이나 감 등으로 만든 식초를 차 대신 복용하면 좋습니다.
세 번째는 위 점막 재생에 도움이 되는 음식과 약재를 복용하는 것입니다.
항염증작용을 하면서 소화를 돕는 음식들로 무나 양배추, 마늘, 양파 등 찾아보면 많이 있습니다. 또한 소화도 잘되고 위벽을 보호하는 물질들을 함유한 음식으로는 감자, 마, 다시마 등 점액질이 풍부한 음식들이 있습니다. 다시마 등 해조류에 풍부한 글루타민은 손상된 세포를 재생하는 능력이 뛰어 납니다.
또한 마는 한의학에서 산약(山藥)이라 하여 우리 몸의 소화기능을 담당하는 비장(脾腸)을 강화하는 약으로 이름나 있으며 위벽의 보호와 재생을 돕습니다.
또한 황기라는 약을 추천합니다. 황기는 탁창생기(托瘡生肌) 작용이 뛰어난데, 탁창(托瘡)이란 염증 같은 독소를 제거하는 것을 의미하고 생기(生肌)란 새살이 돋게 한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위벽의 손상을 치료하고 정상적인 위세포를 재생하는 것을 도울 것입니다. 한약재는 직접 구해 복용할 때 일반적인 기준은 말린 것으로 하루 10g이 보통입니다. 하지만 황기나 산약 등은 성질이 순한 약이기에 적당량 증가시켜 복용해도 큰 문제는 없습니다.
겨울이 오면 만물이 쉬면서 다음 봄을 준비하듯 우리 농부님들도 수확을 마친 후에는 적절한 휴식으로 몸의 질병을 치료하며 회복시키는 기간을 갖길 권고합니다. 누차 말씀드리지만 우리 몸의 모든 염증은 우리 몸이 휴식을 취할 때 치료능력이 최고조로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나현균(한의사, 김제더불어사는협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