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선한 바람과 따뜻한 햇살이 안성맞춤인 봄, 가을은 중국에서도 결혼하기 '특히' 좋은 시즌으로 꼽힌다. 약 1천만 쌍의 부부가 탄생하는 중국 예식 관련 산업 규모는 연간 약 300조원에 달한다.
더욱이 지난 2010년 이후 고공 성장한 중국 경제와 함께 결혼식 트렌드 역시 '초호화' 결혼식을 지향하는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베이징, 상하이 등 1선 대도시를 중심으로 한 중산층 자녀 평균 예식장 대관료 및 식대료를 포함한 당일 예식 비용으로 35만 위안(약 6천 500만원), 웨딩 사진 촬영 3만 위안(약 500만원) 등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베이징 대학이 집계한 4년대 대학 졸업생 초임 월급이 4천위안(약 73만원)을 밑돌았던 것과 비교해 적지 않은 금액이다.
예식전문업체 ‘핀라지에훈망(品啦结婚网)’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이렇게 성장한 예식 비용 관련 산업의 규모가 지난해 기준 6000억 위안(약 110조원)을 넘어섰으며, 전년도 대비 약 13% 성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수 천만 원에서 많게는 수 억 원이 소요되는 초호화 결혼식에 대해, '결혼식은 일생일대의 행사'라는 점을 들어 '사치'라는 의식을 가진 이들은 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해당 업체가 지난해 결혼한 신혼부부 1천 쌍을 대상으로 ‘초호화 결혼식'에 대한 의식을 조사한 결과, 이들 가운데 약 59%는 '사치가 아니다'라고 답변했으며, 약 19%에 달하는 응답자는
오히려 이 같은 현지 결혼식 문화는 지극히 '합리적'인 문화로 인식했다고 밝혔다. 더욱이 약 13%의 응답자는 결혼식 '비용은 한계를 두어서는 안 된다'고 답변했으며, 불과 약 10%에 해당하는 응답자만 현재 중국 결혼식 비용이 불필요하게 과하다는 의식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정부의 1자녀 출샌정책기간 태어난 결혼 적령기에 접어든 빠링허우(八零后, 80년대 출생자)와 지링허우(九零后, 90년대 출생자)의 경우, 지금껏 각 가정의 소황제로 성장해온 이들의 예식 문화는 향후 더욱 '고급화'를 지향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로 오는 5월 중순 결혼을 앞두고 있는 중국 베이징 거주하고 있는 28세 장(江)씨는 최근 본식 드레스 구입을 위해 한국의 청담동 모 웨딩드레스 업체를 방문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는 지난해 9월 이미 혼인신고를 마쳐, 법적으로는 이미 혼인한 상황이지만 '완벽한 예식'을 위해, 결혼식은 오는 5월로 미뤄 둔 상태다. 예식 당일 착장 할 본식 드레스와 메이크업 만큼은 한국인 전문가를 고집하고 싶다는 그는 지난해 말부터 중국 현지 업체를 통해 한국산 드레스 공수 방식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장 씨가 구입을 고려하고 있는 한국 청담동의 모 웨딩전문업체 드레스의 경우 대여를 전문으로 하고 있는 업체이지만, 베이징에서의 결혼식을 앞두고 있는 그는 해당 드레스를 구입하는 방식으로 공수해오겠다는 계획이다. 이때 소요되는 비용에 대해서는 “특별히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일관된 입장이다.
한편, 매년 봄, 가을 결혼 시즌을 앞두고 중국 전역에서는 대규모 ‘중국혼박회(中國婚博會)’가 진행된다. 1년에 두 차례 3월, 9월 경 성대하게 진행되는 해당 박람회는 그 규모 면에서도 중국 내 진행되는 웨딩 박람회 가운데 최고 규모로 꼽힌다. 올 봄, ‘톈진(天津)’을 시작으로 상하이, 베이징, 광저우(廣州), 우한(武漢) 등 5개 도시를 순회하는 올해 첫 혼인박람회에서는 드레스, 메이크업, 신혼여행 등 예식 관련 사항을 전문으로 컨설팅하는 700여곳의 업체가 참여했다. 올해에는 웨딩사진전문박람회도 동시 진행된다. 앞서, 박람회 개최 약 1개월 전부터 중국 전역에 방영되는tv광고와 모바일 광고를 통해 공신력 있는 박람회에 대한 많은 이들의 참여를 독려하며 기대를 모았다. 지난해 기준 해당 박람회에는 약 500만쌍 이상의 예비 신혼부부가 참석한 것으로 집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