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시장 긴급점검②]韓 수출 '텃밭' 중국이 예사롭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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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15-11-08 15:24|본문
[수출시장 긴급점검②]韓 수출 '텃밭' 중국이 예사롭지 않다
등록 일시 [2015-11-08 12:00:00]
등록 일시 [2015-11-08 12:00:00]
이인준 기자 = 최근 한국의 대중(對中) 수출 상황이 예사롭지가 않다.
올해 1~10월 우리의 대중 수출액은 1145억6800만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4.2% 감소했다.
대중 수출이 100억 달러를 돌파(1996년)한 이래,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단 3차례. 국제통화기금(IMF) 직후 1998년(-12.0%), 정보기술(IT) 거품이 2001년(-1.4%),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09년(-5.1%)뿐이다.
올해는 작년(-0.4%)에 이어 2년째 내리 감소세를 겪으면서 위기감은 한층 커진 상태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대중 수출 부진의 원인을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지난해 5월 처음 언급한 '신창타이(新常態·new normal)'로 중국 경제 성장 전략이 이동하고 있는 데서 찾는다.
중국은 '수출·투자 중심의 고속성장'에서 '내수와 신성장동력 개발 중심의 중속 성장'으로 성장 노정을 변경했고 이는 우리 기업들의 수출 부진으로 직결됐다. 중국은 더 이상 한국 수출기업의 '텃밭'이 아닌 셈이다.
◇대중 무역흑자 2년 연속 감소세…수출 쏠림 현상은 지속
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1~10월) 대중 무역흑자 규모는 394억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 438억 달러보다 10.0% 감소했다.
지난해 대중 무역 흑자가 628억 달러에서 552억 달러로 12.1% 감소한 데 이어, 올해도 수출 감소세가 지속되면서 무역수지 흑자폭이 2년 연속 줄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 수출의 중국쏠림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올해 1~10월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26.0%로 작년 같은 기간 25.1%보다 0.9%포인트 증가했다.
국제무역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대중 수출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10.7%에서 5년 만인 2006년에 21.3%로 처음 20%를 돌파했고, 지난 2010년에는 25%도 넘어섰다. 이미 중국은 우리 수출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제1교역국으로 발돋움한지 오래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최근 7% 성장률 목표를 공식 폐기하면서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우리 기업들의 수출 전략에도 빨간등이 켜졌다.
중국은 최근 폐막한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5중전회)에서 향후 5년간의 경제계획인 '제13차 5개년 계획(2016~2020)'을 처리하면서 성장률 목표를 사실상 연 6.5% 이상으로 하향 조정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중국 경제성장률 1%포인트 하락할 경우 한국의 총수출증가율은 1.7%포인트 하락 압력을 받게된다. 이는 한국 경제성장률을 0.4%포인트 떨어뜨리는 결과로 이어진다.
현재 대중 수출 감소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장기 추세에 올라탔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13대 수출 품목 중 8개 감소세 지속…'차이나 인사이드' 가속화
대중 수출 부진은 일부 품목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산업부 '13대 품목의 대중 수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9월 선박류(60.1%), 반도체(14.8%), 컴퓨터(11.9%), 무선통신기기(3.2%), 평판디스플레이(0.9%)를 제외한 나머지 8개 품목이 전년 대비 수출이 감소했다.
대중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반도체(20.4%), 평판디스플레이(16.4%)에 이어 3번째로 큰 석유제품(12.8%)이 35.7% 감소한 것을 비롯해 자동차(-50.8%), 석유화학(-21.0%), 철강제품(-16.8%), 가전(-15.0%), 섬유류(-13.9%), 자동차부품(-8.4%), 일반기계(-5.1%) 등이 줄줄이 감소세다.
이는 중국의 성장세 둔화가 주된 원인이지만 중국 부품·소재 산업이 성장하면서 한국의 주력 대중 수출품인 중간재를 대체하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른바 '차이나 인사이드(China Inside)' 현상이다.
중국이 중간재를 수입해 가공·조립한 뒤 판매하는 가공무역 수입 비중은 2000년 41.1%에서 2014년 26.8%로 하락했다.
지난 2013년에는 만성 적자를 기록하던 중국 소재부품 산업의 무역수지가 흑자로 돌아섰다. 중국의 중간재 제조업 경쟁력은 크게 강화되는 추세다.
그 결과 지난해 기준 한국의 대중국 수출에서 중간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73.2%로 지난 2000년 84.9%에서 11.7%포인트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부가가치가 낮은 가공무역에 대한 제한조치를 꾸준히 강화하고 있어 차이나 인사이드 현상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개방 확대하는 중국…"한·중 FTA 조속한 비준 필요"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산업 경쟁력을 강화한 중국은 개방 확대 정책을 통해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 실력 행사에 나섰다. 중국이 최근 우리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들과 잇따라 통상 협정에 나서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중국은 한·중 FTA를 전후해 개방 정책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과거 칠레, 아세안, 파키스탄 등 개발도상국 중심의 통상 전략을 추진해왔던 중국은 지난 2013년 스위스, 지난해 한국과 호주 등으로 FTA 경제 영토를 확대해나가는 추세다.
또 올해 5월 16개 소비품의 수입관세를 절반 수준으로 낮추고 미국에 투자·서비스 시장을 개방하는 '중·미 투자보장협정(BIT)'도 타결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점차 산업 경쟁력을 끌어올린 중국은 수출 시장에서도 우리 기업들의 설 자리를 좁히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수출 중심의 양적 성장에서 내수 중심의 질적 성장으로 전략을 선회함에 따라 경제성장률 둔화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우리측도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승관 국제무역연구원 무역동향분석실장은 "단기적으로는 한·중 FTA 발효를 하루라도 빨리 발효해서 관세 인하를 통한 시장 선점에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며 "일본처럼 고부가가치 소재부품을 만들어 중국기업에 수출하는 것도 방법도 있지만, 그보다 호흡을 길게 보고 중국이 따라올 수 없는 신산업 아이템을 발굴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연구원 조용원 부연구위원은 "석유화학, 석유제품 등 우리 주력 수출품들의 수출액이 다소 감소했지만 아직까지 수익성면에서는 좋은 상황"이라며 "하지만 우리 기업들의 가격경쟁력이 갈수록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연구개발(R&D) 투자 등에 박차를 가해 위기 상황을 타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ijoinon@newsis.com
올해 1~10월 우리의 대중 수출액은 1145억6800만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4.2% 감소했다.
대중 수출이 100억 달러를 돌파(1996년)한 이래,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단 3차례. 국제통화기금(IMF) 직후 1998년(-12.0%), 정보기술(IT) 거품이 2001년(-1.4%),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09년(-5.1%)뿐이다.
올해는 작년(-0.4%)에 이어 2년째 내리 감소세를 겪으면서 위기감은 한층 커진 상태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대중 수출 부진의 원인을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지난해 5월 처음 언급한 '신창타이(新常態·new normal)'로 중국 경제 성장 전략이 이동하고 있는 데서 찾는다.
중국은 '수출·투자 중심의 고속성장'에서 '내수와 신성장동력 개발 중심의 중속 성장'으로 성장 노정을 변경했고 이는 우리 기업들의 수출 부진으로 직결됐다. 중국은 더 이상 한국 수출기업의 '텃밭'이 아닌 셈이다.
◇대중 무역흑자 2년 연속 감소세…수출 쏠림 현상은 지속
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1~10월) 대중 무역흑자 규모는 394억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 438억 달러보다 10.0% 감소했다.
지난해 대중 무역 흑자가 628억 달러에서 552억 달러로 12.1% 감소한 데 이어, 올해도 수출 감소세가 지속되면서 무역수지 흑자폭이 2년 연속 줄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 수출의 중국쏠림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올해 1~10월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26.0%로 작년 같은 기간 25.1%보다 0.9%포인트 증가했다.
국제무역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대중 수출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10.7%에서 5년 만인 2006년에 21.3%로 처음 20%를 돌파했고, 지난 2010년에는 25%도 넘어섰다. 이미 중국은 우리 수출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제1교역국으로 발돋움한지 오래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최근 7% 성장률 목표를 공식 폐기하면서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우리 기업들의 수출 전략에도 빨간등이 켜졌다.
중국은 최근 폐막한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5중전회)에서 향후 5년간의 경제계획인 '제13차 5개년 계획(2016~2020)'을 처리하면서 성장률 목표를 사실상 연 6.5% 이상으로 하향 조정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중국 경제성장률 1%포인트 하락할 경우 한국의 총수출증가율은 1.7%포인트 하락 압력을 받게된다. 이는 한국 경제성장률을 0.4%포인트 떨어뜨리는 결과로 이어진다.
현재 대중 수출 감소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장기 추세에 올라탔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13대 수출 품목 중 8개 감소세 지속…'차이나 인사이드' 가속화
대중 수출 부진은 일부 품목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산업부 '13대 품목의 대중 수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9월 선박류(60.1%), 반도체(14.8%), 컴퓨터(11.9%), 무선통신기기(3.2%), 평판디스플레이(0.9%)를 제외한 나머지 8개 품목이 전년 대비 수출이 감소했다.
대중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반도체(20.4%), 평판디스플레이(16.4%)에 이어 3번째로 큰 석유제품(12.8%)이 35.7% 감소한 것을 비롯해 자동차(-50.8%), 석유화학(-21.0%), 철강제품(-16.8%), 가전(-15.0%), 섬유류(-13.9%), 자동차부품(-8.4%), 일반기계(-5.1%) 등이 줄줄이 감소세다.
이는 중국의 성장세 둔화가 주된 원인이지만 중국 부품·소재 산업이 성장하면서 한국의 주력 대중 수출품인 중간재를 대체하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른바 '차이나 인사이드(China Inside)' 현상이다.
중국이 중간재를 수입해 가공·조립한 뒤 판매하는 가공무역 수입 비중은 2000년 41.1%에서 2014년 26.8%로 하락했다.
지난 2013년에는 만성 적자를 기록하던 중국 소재부품 산업의 무역수지가 흑자로 돌아섰다. 중국의 중간재 제조업 경쟁력은 크게 강화되는 추세다.
그 결과 지난해 기준 한국의 대중국 수출에서 중간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73.2%로 지난 2000년 84.9%에서 11.7%포인트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부가가치가 낮은 가공무역에 대한 제한조치를 꾸준히 강화하고 있어 차이나 인사이드 현상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개방 확대하는 중국…"한·중 FTA 조속한 비준 필요"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산업 경쟁력을 강화한 중국은 개방 확대 정책을 통해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 실력 행사에 나섰다. 중국이 최근 우리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들과 잇따라 통상 협정에 나서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중국은 한·중 FTA를 전후해 개방 정책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과거 칠레, 아세안, 파키스탄 등 개발도상국 중심의 통상 전략을 추진해왔던 중국은 지난 2013년 스위스, 지난해 한국과 호주 등으로 FTA 경제 영토를 확대해나가는 추세다.
또 올해 5월 16개 소비품의 수입관세를 절반 수준으로 낮추고 미국에 투자·서비스 시장을 개방하는 '중·미 투자보장협정(BIT)'도 타결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점차 산업 경쟁력을 끌어올린 중국은 수출 시장에서도 우리 기업들의 설 자리를 좁히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수출 중심의 양적 성장에서 내수 중심의 질적 성장으로 전략을 선회함에 따라 경제성장률 둔화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우리측도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승관 국제무역연구원 무역동향분석실장은 "단기적으로는 한·중 FTA 발효를 하루라도 빨리 발효해서 관세 인하를 통한 시장 선점에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며 "일본처럼 고부가가치 소재부품을 만들어 중국기업에 수출하는 것도 방법도 있지만, 그보다 호흡을 길게 보고 중국이 따라올 수 없는 신산업 아이템을 발굴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연구원 조용원 부연구위원은 "석유화학, 석유제품 등 우리 주력 수출품들의 수출액이 다소 감소했지만 아직까지 수익성면에서는 좋은 상황"이라며 "하지만 우리 기업들의 가격경쟁력이 갈수록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연구개발(R&D) 투자 등에 박차를 가해 위기 상황을 타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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