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의 여정이 시작될 수 있을까.
중국 주요 언론들이 제23회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해 상세하게 보도하며 남북한 대표단이 평창의 추위를 녹이는 따뜻함과 감동을 선사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와 함께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본격적으로 준비할 시간이 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 주요 언론은 '평화'를 내건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의 남북한 대표단 공동입장에 특히 깊은 관심을 보였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권이 들어서고 북한의 핵도발이 이어지면서 무력충돌 위기까지 치달았던 한반도에 평화의 신호가 감지됐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중국 관영언론 신화통신사는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앞서 "남북한 대표단의 공동입장은 올림픽에 있어 역사적인 순간이 될 것"이라고 밝힌 것을 언급하며 남북한 공동입장과 휘날리는 한반도기가 '꽁꽁' 얼어 붙을지도 모를 개막식 현장에 온기를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국무원 직속 통신사인 중국신문사도 이번 올림픽이 갖는 의미가 남다르다며 "평창동계올림픽이 한반도 위기를 대화로 해결하기 위한 귀중한 기회를 여는 창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한 대표단과 주요 인사, 각국 정상급 인사가 대거 참여해 한반도 등 문제를 논의하는 '외교의 장'이 되리라는 것이다.
이번 평창올림픽에는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 등 21개국 26명의 정상급 인사가 참석한다.
9일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등도 한국을 찾았다.
또 1988년 서울올림픽 개최 이후 30년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이며 20년만에 아시아에서 동계올림픽이 개최되는 스포츠 축제로 그 자체의 의미도 크다고 덧붙였다.
9일 신경보(新京報)는 개막식과 폐막식에 등장할 한국 가수들에 대해 자세히 보도했다.
개막식 무대에 오를 들국화의 전인권, 국카스텐의 하현우, 볼빨간 사춘기의 안지영 등을 소개하고 폐막식에는 인기 아이돌 엑소(EXO), 2NE1의 멤버였던 CL 등이 등장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평창에 이어 베이징동계올림픽을 향한 기대감도 내보였다. 신경보는 이날 사설을 통해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의 성공의 여정은 평창올림픽을 제대로 즐기는 데서 시작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뉴스포털 텐센트닷컴은 평창올림픽의 관전 포인트로 남북한 대표단 공동입장, 중국 유커, 러시아 대표단, 금메달 1위 국가 등과 함께 폐막식에서 공개될 '베이징 8분'을 꼽기도 했다.
해당 영상은 다음 동계올림픽 개최지인 베이징을 알리는 것으로 세계적인 명장인 장이머우(張藝謀) 감독이 제작했다.
베이징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도 시찰단을 파견하며 준비에 속도를 올렸다.
조직위는 이번 대회 기간 총 147명을 세 차례로 나눠 파견해 경기 운영, 관련 서비스, 경기장 관리, 도시 운영 등을 세세히 관찰하고 이를 올림픽 준비에 반영하게 된다.
최근 중국은 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스키장 등 인프라를 확충하고 동계 스포츠에 대한 전 국민적인 관심을 끌어 올리고자 노력하고 있다.
'2017 중국 동계스포츠 산업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스키장은 전년 대비 8.82% 늘어난 703곳으로 총 1750만명(연인원 기준)이 찾았다. 1인당 평균 스키장 방문횟수는 1.33회에서 1.44회로 늘었다.
중국은 동계올림픽 개최연도인 2022년까지 전국 스케이트장 650개, 스키장 800개 이상을 확보하기로 했다.
이 외에 중국 언론은 자국 대표단에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번 올림픽에 참가한 중국 대표단은 선수 82명을 포함해 총 181명이다.
신화사는 중국 여자 쇼트트랙 간판선수인 저우양(周洋)과 판커신(范可新), 올림픽에만 5회 연속 출전하는 노장 피겨 스케이팅 선수 장하오(張昊)와 그의 파트너인 위샤오위(于小雨) 등을 주목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저우양은 개막식 중국 대표단 기수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 이번 올림픽이 '추위'와의 싸움이 될 것으로 우려했다.
신문은 "평창에서 '둥런(動人, 운동선수)'이 '둥런(凍人, 얼음인간)'이 될까 걱정"이라며 "개막식 기자회견 당시 프레스석 책상에 얼음이 생겼고, 얼어붙은 의자는 앉기가 힘들 정도였다"고 전했다.
김근정 기자 kj0902@ajunews.com